해오름

2003/04/09-춘당리 금평 분교에 나무 심고 왔습니다

조회 수 5583 추천 수 0 2004.07.08 10:04:04
식목일과 한식, 연휴까지 겹칩 황금의 날에 아침 일찍 영등포 구청역에서 출발했건만 차 정말 엄청 밀리데요.
6시간이나 걸려 도착했지만 그래도 우리의 금평분교에 닿으니 저절로 힘이 솟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
늦은 점심이라 가뜩이나 맛있는 청일농원 유기농 식사가 더 꿀맛같이 느껴졌지요. (청일농원 - 겨울학교 때면 우리 살림학교 아이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지어주시고 흙벽돌로 지은 집 잠자리를 제공해 주시는 분들입니다.흑미로 빚은 술도 곁들이로. 그 맛 예술입니다.)

먼저 도착한 잠실팀들이 운동장 한 구석에 흙구덩이를 파놓고 계셔서 우리는 제일 먼저 운동장 입구엔 목련 심고 잣나무 80수 심고 운동장 건너편엔 산수유도 심고 학교 화장실쪽엔 호두나무 감나무도 심었습니다.
땅이 퍽퍽하여 아이들이 삽질하기 여간일이 아니었는데 저마다 삽과 모종삽, 호미들을 하나씩 들고 온몸에 흙 범벅이 되어가며 열심히들 심었습니다.
도시에서 삽질 한 번 하기 힘든 아이들 뒷날 몸살나지 않을까 걱정일 정도로 열심히 일했는데 마니 샘 말씀이 흙에서 놀면 흙의 정기를 받아 병 나지 않는다나요. 어쨌거나 병난 아이 있다는 말 못 들었습니다.
학교 옆으로 바로 누운 듯한 산 자락이 있는데 그곳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옥수수도 지금 심으면 얼어서 조금 있다가 심어야 한대요.
세상에! 감자 심는 일이 그리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제가 재미있다고 하면 농사지으시는 분들이 "그래 너 어디 만날 와서 해 봐라"하고 호통치시겠지만 그래도 도시것이 처음 감자 심어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대학생들과 아빠들이 흙고랑을 이루어 놓고 그 위를 검은 비닐을 쭉 덮습니다. (잡초 올라오지 말라고요) 그런 다음 심을 감자를 준비합니다. 겨우내 저장한 감자를 감자싹이 있는 부분으로 하나씩 자르면 됩니다. 감자 심는 기계로 돋아진 흙에 푹 박고 벌린 다음 그 속에 싹난 감자를 하나씩 넣고 다시 흙으로 ㄷ덮어주면 됩니다.
백창우 선생님의 "감자"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이들 힘들 줄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날의 으뜸 일꾼은 "우명진"군으로 금평청년회에 심고, 박예림 양도 금평 부녀회에 심고 오자고 농담할 정도로 즐겁고 기쁘게 일하고 왔습니다.
산자락 타고 올라가면 계곡이 있다고 하는데 뒷정리하느라 못 올라가봐서 정말 아쉽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경치가 끝내준다고 했는데 다음번에 가면 꼭 올라가 봐야지요.
벌써 어둑어둑 한낮에 덥기만 했는데 저녁 바람이 으슬으슬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이름과 심은 나무, 나무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써서 학교 담자락에 쭉 걸어놓고 왔습니다.
어린 나무에 푯말 달아놓으면 자라지 못 하니까 내 나무, 네 나무 할 것 없이 다 잘 자라라는 소망 붙여놓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도 만만하진 않았지만 우리 마음 한 자락을 금평분교 산 자락에 심어놓고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라날 곳에 우리 해오름이 거름될 것입니다.
그날 같이 가셨던 선생님들.특히 대표 가족 박형만 선생님댁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제건 우리 해오름 한 가족이지요. 그날 부득이 가지 못하셨던 가족들도 마찬가지로요.
다음에 꼭 같이 하게 되길 바랍니다.

(구석구석 산괴불 꽃이 한 아름 피었는데 직접 보니 참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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