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

사과나무 살리기에 함께 할 150분의 봉사자를 찾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서 만 4년 동안 낮밤 없이 농사를 지은 한 친구가 있습니다. 모처럼 만나 술 한잔 하는 날에도 바람이 안 부니 약을 쳐야 한다면서 밤을 꼴딱 새워 약을 치는 친구입니다. 그 덕에 동네 사람들은 잠 못 이루기도 하지만, 그 동네에서는 아주 호가 났습니다.

미생물 약제 만든다고 동해 바닷가에 가서 바닷물 2톤을 1톤 트럭에 싣고 오다가 큰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고, 미역을 가져와 흑설탕에 재우지를 않나, 당가루(쌀겨)를 정미소에서 사와서 미생물과 섞어서 뿌리지를 않나, 아무튼 4년 동안 그 친구가 애쓴 노력은 초보 농군답지 않은 노력이었습니다.

그랬던 밭인데 올봄에 사과꽃이 활짝 폈을 때만 해도 아무 걱정이 없던 밭이었는데, 요 며칠 사이에 사과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으니 그 친구 속 타는 심정을 어느 누가 알겠습니까?

기술센터와 원예연구소 등 여러 기관의 의견과 경험 있는 농군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뿌리가 양분과 물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그럼 왜 뿌리가 양분과 물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했는가? 여기에는 여러 원인들이 많이 연관이 되더군요. 흙이 마사토여서 물이 잘 빠져나가고 유기물이 부족해서 그렇다. 사과 농사를 오래 지은 밭을 사서 새로 묘목을 심어서 키웠기에, 오랫동안 농사지은 땅이라 땅의 양분이 없는 곳이어서 그렇다. 지난해 겨울에 가뭄과 추위가 심해서 그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올봄에도 가물에서 제대로 물을 빨아들이지 못했다. 꽃눈이 많이 왔을 때 굵은 가지를 빼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나무의 세력이 너무 커지다 보니 저장 양분을 모두 써 버렸고, 새로 받을 양분은 없고 해서 그렇다. 둔덕을 만들고 그 위에 사과나무를 심어서 마사토 토양에서 나무가 물을 잘 빨아들이지 못했다. 위에만 거름층이 있을 뿐 아래에는 마사토 그대로여서 아래쪽 뿌리에는 잔뿌리가 생기지 않았다. 그나마 무성하게 자란 쑥과 풀들이 양분과 물을 다 빨아들이니 나무는 더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양분과 물을 따라 뿌리가 자라는데 아래쪽에 잔뿌리가 없다는 얘기는 땅 아래쪽에는 물과 양분이 모자란다는 얘기다. 가지도 너무 많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물과 양분인데 그럼 이것을 어떻게 나무에게 줄 것인가? 나무는 지금 단단히 삐쳐서(왜 나를 미리 돌보아 주지 않았냐고 화내는 것 같습니다.) 화가 엄청나 있는데.

일단은 영양제를 7-10일 간격으로 두세 번 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물을 주는 것은 지금 있는 관수 시설 말고 작은 스프링클러를 달아서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쑥과 풀들은 뿌리채 뽑아서 그대로 덮어 놓을 것입니다. 그리 하면 또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막아 줍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엄청나게 화가 나 있는 나무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주냐겠죠. 아마도 나무는 주인에게 계속해서 신호를 보냈을 것인데, 주인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화가 나서 토라져 있는 나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마도 주인이 더 겸허한 마음으로 나무들을 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과꽃농원지기는(오래된 제 친구이기도 합니다.) 넋이 나가 있어 생각의 정리를 잘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과꽃농원의 사과나무를 살리기 위해 150명의 봉사자를 찾습니다.

기간은 빨리 쑥과 풀을 뽑아야 하기에
5월 13일(흙날) - 5월 21일(해날)로 잡았습니다.
좋은 일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넉넉히 잡았습니다.

제가 혼자서 계산을 해 보니
한 분이 한 너다섯 시간을 일하면
한 스무 그루 아래에 있는 쑥과 풀들은 다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실 때는 일할 수 있는 옷과 낮밥(점심), 마실 물, 수건을 준비해 오시면 됩니다.
목장갑과 호미는 제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과꽃농원지기는 낮밥(점심밥은 마음에 점을 찍는 것처럼 아주 조금 먹는 것을 뜻하고 낮밥은 제대로 푸짐히 먹는 것을 뜻한다고 어느 잡지에서 보았기에 이리 써 봅니다.)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하기에 제가 말렸습니다.

앞으로 사과밭에 들어가야 할 돈도 늘어만 날 터인데(작은 스프링클러도 설치해야 하고, 영양제도 주어야 합니다. 가을에 작황도 신통치 않을 것이고요) 그리 하지 말라고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사과나무가 올 가을 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그때 도움 주신 분들에게 작은 정성을 표하는 것이 나으리라 말했답니다.

자기 밥 먹고 누군가를 오롯하게 돕는 일도
참 뜻있는 일이 될 거라고 믿는 150분을 찾습니다!

어쩌면 온가족이 소풍 오듯 오셔셔
일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사과나무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왜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일이 놀이요 놀이가 일이다라는.)
꿈같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함께 해 주실 분들은 전자우편으로(fiveston@chol.com)
꼭! 이름과 주소, 연락처 알려 주신 뒤에
아무 때나 오셔서 일손 거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사과꽃농원 오시는 길 ###
사과꽃농원은 경상북도 영주시 봉현면 유전1리에 있습니다!

# 기차로 : 중앙선 풍기역에 내립니다.
# 버스로 : 영주버스터미널까지 오셔서 풍기(풍기역) 오는 버스를 타고 풍기역에 내립니다.
# 자동차로 : 중앙고속도록 풍기IC에서 나와 첫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오면 됩니다. 한 10분 쯤 쭉 오시면 됩니다.(초등학교 하나 지나고 고개 하나 넘습니다.) 고개 다 내려갈 즈음에 왼편에 유전 1리 들어가는 길과 간이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유전 1리 들어가는 길로 한 300미터 올라오시면 왼편에 큰 느티나무가 있고 그 맞은편이 사과꽃농원입니다.

## 기차와 버스 : 풍기역에서 노좌 가는 버스(한 시간에 한 대씩 있고 시간은 한 15분쯤 걸립니다) 타고 고개 하나 넘어서 고개 다 내려갈 즈음에 왼편에 유전 1리 들어가는 길과 간이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유전 1리 들어가는 길로 한 300미터 올라오시면 왼편에 큰 느티나무가 있고 그 맞은편이 사과꽃농원입니다.

### 정 못 찾으시는 분들은 제게 전화주시면(019-268-9436) 안내하거나 마중 나가겠습니다.

위의 글을 아래의 아홉 군데에 똑같이 올립니다.
귀농운동본부, 해오름, 작은것이아름답다, (사)어린이와도서관, 학교 밖 글쓰기, 마이아파트, 칠보산도토리교실, 오마이뉴스, 어린이교육문고 작은나무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크기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책 구합니다~!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 현대경제연구원 [1] 마니샘 2011-12-18 159067
390 다음 개강일 알고싶어요 김수민 2006-09-05 13383
389 지방출강 가능하신가요? 신은수 2006-08-30 4698
388 독서 논술 지도 선생님을 모십니다(일산) 들꽃 2006-08-24 12696
387 34기 초등논술 선생님들필독!! 김영란 2006-08-24 4230
386 분당/강남 국어독서논술전문학원강사모십니다 열정 2006-08-22 14340
385 2006년 가을 우리교육 아카데미 일정입니다. 조지연 2006-08-18 11801
384 부천공립문고 사랑나무가족도서관 독서교실 강사 모십니다!!! [급] 임상은 2006-08-17 11881
383 아이사랑 초등 논술 선생님을 모십니다. 정진일 2006-08-12 13005
382 김형준 선생님, 17일 심층독해 수업 강행하는지 강선옥 2006-07-17 13654
381 중학생이 볼 과학잡지 소개부탁드립니다. 하정숙 2006-07-08 18697
380 초등논술 박수진 선생님!!! 이명원 2006-07-05 13797
379 2006년 여름 우리교육 아카데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조지연 2006-06-29 13351
378 분당-선생님 모십니다. 장인선 2006-06-28 14843
377 선생님을 구합니다. 유미정 2006-06-27 14202
376 뭐라 말할 수 없는 날 권오석 2006-06-27 13469
375 논술강사모집 - 생각의 힘TPL 논술전문학원 이희성 2006-06-22 13775
374 배움의 숲 통전학림 여름방학 강좌 김은복 2006-06-20 13453
373 나는 학생을 절대 야단치지 않는다 권오석 2006-06-20 14053
372 교통편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똘망똘망 2006-06-09 14260
371 하루 내내 마음이 어수선하여 안정희 2006-05-31 13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