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연마하여,
연마한 끝에 얻은 행복,
그 행복은 비로소 오래 간다.
의문과 믿음을 서로 참작하여,
참작한 끝에 이룬 지식,
그 지식이라야 비로소 참된 것이다. (채근담에서)
제가 보는 책 위의 글 아래 '해의'라는 부분에 다음과 같은 글도 있네요.
땀 흘려 농사를 지어 보지 못하고서는 쌀밥의 참맛을 알 수 없고,
배를 곯아 보지 않으면 남의 배고픔을 알 수 없다.
더 쉬이 와닿는 말인 듯합니다.
밥 한 끼를 먹더라도 그 쌀 한 톨이 어디에서 어떤 품과 정성으로 어떻게 자라 나온 것인지를 생각하고,
밥 한 끼를 먹더라도 지금 이 시간 이 때에 한 끼 밥을 먹을 수 없어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생각한다면
내가 오늘 아침에 먹는 밥 한 끼 정말 귀하고 고맙고 미안한 밥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내게로 옴은
그 다가온 것의 형태만이 내게로 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기운까지도 내게로 온 것이니
만일 내가 그 기운을 받을 마음만 갖추고 있으면
날마다 우린 기운발 받으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리 사는 것이
재미나게 사는 것이고, 복되게 사는 것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임을,
살아가는 일이 축복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2006. 12. 6. 물날 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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米(쌀 미)
쌀 한 톨이 나오기까지
농부의 손이 여든여덟 번이나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쌀 미자 모양이 그렇다네요.
2006. 5. 27.(흙날) 영동버섯찌개 식당에서 친구 무호가 옛날에 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면서 차돌에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자기는 그때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있어서 그 말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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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에는 우리 쌀!
누가 뭐라고 해도
배에는 밥이 들어가야 든든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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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밥상
서정홍
우리 집 밥상에 올라오는 밥은
황석산 우전 마을
성우 아재가 보낸 쌀로 지었다.
밥상에 하루라도 빠져서는 안되는 김치는
진해 바닷가 효원 농장
이영호 선생님이 가꾼 배추로 담갔다.
맛있는 무우말랭이는 황매산 깊은 골짝에서
머리와 수염을 길게 기르고
옛날 사람처럼 살아가는
상명이 아저씨가 만든 것이다.
매운 고추는 함양 월평마을
박경종 아저씨가 준 것이다
일 하다가 무릎을 다쳐서
절뚝거리며 딴 고추다
고마운 마음 잊지 않으려고
어머니는 냉동실에 넣어 두셨다가
된장찌개 할 때마다 넣는다
우리집 밥상 앞에 앉으면
흙냄새 풀냄새 땀냄새 가득하고
고마우신 분들 얼굴이 눈앞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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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듣고 있네
내 안에 들어와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한 톨의 쌀의 노래
그가 춤추는 소리를
쌀의 고운 웃음
가득히 흔들리는
우리의 겸허한 들판은
꿈에서도 잊을 수 없네
하얀 쌀을 씻어 밥을 안치는 엄마의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게
희망을 안쳐야지
적은 양의 쌀이 불어
많은 양의 밥이 되듯
적은 분량의 사랑으로도
나눌수록 넘쳐나는 사랑의 기쁨
갈수록 살기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아야지
밥을 뜸들이는 기다림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희망으로
내일의 식탁을 준비해야지
이해인 수녀의 <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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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
임길택
이따금 집 떠나
밥 사먹을 때
밥상 앞에 두곤
주인 다시 쳐다봐요.
날 위해
이처럼 차려 주시나
고마운 마음에
남김없이 먹고서
빈 그릇들 가득
마음 담아 두어요.
<똥 누고 가는 새>(실천문학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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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자식에게
이현주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을 비바람 땡볕으로 익어 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 버리면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
주님을 모시듯 밥을 먹어라.
햇빛과 물과 바람 농부까지 그 많은 생명
신령하게 깃들어 있는 밥인데
그렇게 남기고 버려 버리면
생명이신 주님을 버리는 것이니라.
사람이 소중히 밥을 대하면
그게 예수 잘 믿는 거여.
달마다 펴내는 < 작은 것이 아름답다 > 2003년 5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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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모두가 나누어 먹습니다.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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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을 자라게 해준 자연
곡식을 가꾸어준 농부
음식을 차려준 부모님
골고루 먹고 옳은 일 하며 살겠습니다.
(백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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