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 수업을 듣고, 그 떨림을 혹여 어떤 분이 쓰지 않으셨을까 기대를 하고 들어왔는데 아직 없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어제 까만색 외투를 입고, 앞쪽에 앉았던 서혜정이라고 합니다.
이름도 거룩한 "글쓰기"라는 강좌를 들으며 "글"을 쓰려고 하니 이것저것 뒤돌아봐지는 것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어제 첫 수업 들은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평소에 저는 소위 강사나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아주 기(氣)가 세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아이들을 지도할 때도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려고 무던히도 욕심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어제 안정희 선생님을 처음 뵙고, 참 조용한 분이시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렇게 다소곳한 분이 과연 수업을 잘 하실까 의심스러웠구요. ^^;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봤지만 안정희 선생님만큼 차분하고 편안한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참 기가 약한 사람이에요."라고 말씀하셨을 땐 적잖게 충격까지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었습니다.
차분한 강의라고 열정이 없는 것이 아니고, 그런 조용하고 평온함이 선생님 수업의 매력인 것 같다구요.

글쓰기 수업이 어땠는지 묻는 전화 몇 통에, 듣고 나면 무언가 길이 보일 것 같다는 적당한 평가를 내렸지만
사실 처음 수강 신청을 할 때보다 훨씬 더 기대가 커집니다.
단지 "안정희" 선생님을 열두 번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가르침을 받을 것 같아서요.


항상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훌륭한 가르침을 꼭꼭 씹어 완전히 내것으로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를 만나는 아이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멋진 선생님이 되렵니다.

프로가 되기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분들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수업 내용의 언급이 전혀 없으면 안 되겠지요?
간단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바로 보아야 바로 쓴다.
- 글이란 무엇이고, 글은 왜 쓰나?
- 글은 어떻게 써야 하나?
- 아이들 글을 어떻게 봐야 하나?

여기까지입니다.
적고 보니, 어제 우리가 정말 중요한 것은 다 배워버린 것 같네요?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를 절반쯤 읽고 감상문이나 서평 등 어떤 형식으로든 써오라고 하셨는데
제가 과연 어떻게 써가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