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문명과 인간의 삶

김형준 본지 편집 주간

학습 대상 : 고등학교 1 ~ 3년
학습 목표 : 1. 기계의 사용을 둘러싼 쟁점을 통해 과학기술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 본다.
2. 고전을 재해석해 현대 사회에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헐리웃에서 제작된 영화들을 보면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이들 영화 속에서 로봇은 종종 인간의 지위를 위협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영화와는 달리 현실 속에서는 로봇을 비롯한 최신 과학기술이 인간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화 속에서 예견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이 경제적 관점을 앞세운 긍정적인 견해로 인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입니다.
이렇듯 과학기술의 발전을 거부할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보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이 인간에게 끼친 영향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라면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획일적인 대답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견해가 널리 퍼져 있는 상식적인 견해일 뿐,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끼친 영향력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연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또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과학기술의 장점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인지, 또 환경을 파괴한 것이 과학 기술 자체인지, 아니면 과학 기술의 오용에 의한 것인지를 스스로 질문하고 이에 대해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끼친 영향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바로 이러한 이해에 기반하여 비로소 과학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과학기술에 대해 물어야할 질문은 한편으로는 과학기술의 성격과 구조와 같은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학기술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후자의 측면에서 보자면 인간이 지향해야할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동양의 고전들을 우리가 과학기술의 의미를 깊이 있게 검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고전을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다 지혜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지침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작업이라 믿습니다.
이런 점에서 수업은 2천년 전에 쓰여진 『장자』의 한 구절의 의미를 묻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