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무 곁에 아름다운 세상, 나무 곁에 아름다운 우리마음

김나현 해오름 살림학교 교사 tmbp22@naver.com

대상 _ 초등 3∼4학년
수업시간 _ 4차시 (90분씩)
함께 읽은 책 _ 『아낌없이 주는 나무』 (쉘 실버스타인 / 시공주니어)
참고도서 _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케테레하이스 / 푸른그림책)
학습목표 _
1. 세상에는 아낌없이 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낌없는 존재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3.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극으로 만들어 본다.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 모습을 생각할 때면 가끔 마음이 측은해집니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심했던 나였기에 누군가의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간절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내 손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었다면 나는 아마 정말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찾기 어려웠겠지만 ‘아낌없이 주는 책’은 만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짧은그림동화책이지만 나무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존재론적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런 책을 아이들이 읽고 나면 ‘나무가 불쌍해요’, ‘소년이 나빠요’ 라는 말을 합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내 것을 주는데 인색한 요즘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반응이겠지요. 이런 아이들에게 수업을 통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는 존재들이 있어 우리가 자라고, 세상이 아름다워 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세계를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고 행동한다고 합니다. 이 수업이 마칠 때 즈음 아이들이 마음을 주는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자신의 주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차시별 수업 계획

1차시

마음열기

아름다운 이야기로 수업열기

-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들려주기

- 아낌없이 주는 나무 들려주기

- 초만들기

밀랍, 실, 칼

2차시

마음 느끼기

공동작업 : 리코더 불기

우리가 그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천 1마, 유성파스텔

3차시

마음 모으기

아름다운 색의 조화로 자연에서 성장하고 나누어주는 나무그리기, 대본짜기

머메이드지, 왁스크레용

4차시

마음 나누기

공연 만들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위한 축제”

공연에 필요한 소품들


1차시 _ 마음열기

나무의 노래

아이들아 내게 안기렴
내 너른 품안에 안겨 보렴
편안한 마음을 내게 줄게
내 품에 안겨 보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책으로도 많이 읽혀진 이야기라 아이들이 이야기의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인디언부족의 이야기로 수업을 열었습니다. 참고도서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에 나오는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줄거리

오랜 옛날 인디언들의 땅에 말이 없던 시절, 모든 사람에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귀머거리 고아 소년 “화살소년”은 자신을 거두어 준 “저녁구름”추장을 위해 먼 길을 떠나 신비의 개(말)를 구해 오게 된다.

★ 얘들아 이야기 어때? 재미있지?
- 네, 화살소년이 너무 대단해요
- 맞아요.

★ 왜?
- 귀도 들리지 않는데 마을 사람들을 끝까지 찾아 갔잖아요.
-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신비의 개를 찾으러 떠났어요.
- 나 같으면 뒤돌아 보지 말라고 해도 뒤돌아 보았을것 같아요.

★ 맞아. 선생님도 궁금해서 아마 뒤돌아 보았을 거야. 그런데 얘들아, 선생님이 왜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
- 재미있으라구요.
- 오늘 수업 하려구요.
- 아, 오늘 수업과 연관이 있어서요.
-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관련이 있죠?

★ 그래, 어떤 연관이 있는 것 같니?
- 자연요, 두 이야기 다 자연이 나와요.
- 소년이 등장해요.
- 점점 나이가 들어가요.

★ 잘 모르겠지? 자 그럼 다 아는 내용이지만 선생님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다시 들려 줄 테니 어떤 점이 연관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봐. 선생님이 너희들 그냥 이야기 해주면 재미 없을까봐 이렇게 그림으로 다시 그렸어. 어때 멋지지.

→ 이야기의 관심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 위해

-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5∼6장면으로 나누어 4절지 머메이드지에 왁스 크레용으로 나무의 변화되는 그림을 그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5∼6장면으로 나누어 검은 머메이드 용지에 소년과 나무 모양을 파서 트레싱지 위에 붙인다. 방안을 캄캄하게 한 뒤 촛불을 켜고 촛불 앞에 장면을 비추며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다.

★ 「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이야기와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의 연관성을 알 수 있겠니?
- 주는 거요? 뭔가를 주는 것 같아요.
- 화살소년이 할아버지를 위해 신비의 개를 찾아 드리고, 나무가 소년에게 다 줘요.
- 소년이 항상 도움을 받아요.

★ 맞아. 두 이야기 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무엇인가를 주는 이야기가 담겨있어. 우리도 무엇인가를 받으며 자라잖아. 우린 누구에게 무엇을 받으며 자랄까?
- 부모님께 사랑을 받아요.
- 난 엄마한테 잔소리를 받는데,,
- 경찰관의 보호도 받아요.

★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것이 사람만 해당될까?
- 아니요. 자연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줘요.
- 나무, 태양, 공기…….

★ 여기 방을 한번 둘러볼래? 이 공간에서 아낌없이 주는 것을 한번 찾아보렴.
- 컴퓨터요.
- 시계요.
- 종이와 연필요.
- 전기불이요. 아, 초도 불 밝혀 줘요.

★ 그래 맞아. 이 초도 우리에게 빛과 따뜻함을 주지. 어떻게?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우리 그럼 빛을 주는 이 초를 우리가 직접 한번 만들어 볼까?

★ 아이들과 직접 초를 만들어 불을 밝혀 초를 태워 봅니다. 초가 타들어 가는 모습을 함께 느껴 봅니다.

초 만들기
① 냄비에 물을 붓고 깡통에 밀랍을 넣고 중탕으로 밀랍을 녹인다.
② 실을 20센티미터 정도로 잘라 놓는다. (만들고 싶은 초길이 정도)
③ 녹여진 밀랍에 실을 7초간 넣었다 빼서 굳힌다. (처음만 7초, 이후는 3초)
④ 밀랍에 넣고 굳히고를 6∼7초 정도 하면 초의 형태가 갖추어진다.
→ 자신이 만든 초를 켜서 초가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보며 자신을 몸을 태워 불을 밝히는 초의 느낌을 이야기 나눕니다. 아이들은 초가 타들어 가는 느낌보다는 자신이 직접 초를 만든→ 과정을 신기해 하지만, 초를 만들고 밝힌 그 자체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2차시 _ 마음 느끼기 (공동작업 : 우리가 그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친구에게

너를 보면
어두운 마음을 밀어내고
밝은 빛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너를 보면
성냄도 미움도 잠시 잊어버리고
즐거움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너를 보면
가까이 다가가
고요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싶다.

네가 함께 하므로
세상이
너무너무 아름답다고

→ 시를 읽고 리코더로 마음을 모아 봅니다. 집에 리코더가 하나씩은 있고, 학교에서 리코더 를 배우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잘못 부르는 아이가 있어도 레, 미, 솔, 라, 시 5음만 가지고 음을 연결하여 소리를 내면 어렵지도 않고, 굳이 정해진 음악이 아니어도 부를 수 있습니다. 리코더 연주는 마지막 날 공연할 때 배경음악으로 깔아 줄 수도 있고, 장면과 장면사이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 지난 시간에 초를 만들어 밝혔던 마음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마음을 모아 공동작업을 합니다. 약간 두꺼운 광목천에 아이들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느낌을 살려 그림을 그립니다. 나무를 그려도 좋고, 나무에게 필요한 것, 나무에게 주고 싶은 것 등 아낌없이 주는 자연을 그립니다.

처음부터 아이들 모두 한꺼번에 달려들어 그리게 하지말고, 한사람씩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을 하나씩 그린 후 아이들끼리 의논하여 조금씩 채워가며 그림을 완성하면 좋습니다.이 천은 마지막 4차시에 연극할 때 무대 배경으로 써도 좋고 무대 가림막으로 써도 좋습니다. 자신들이그린 그림을 무대 장치로 사용하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뿌듯해 합니다. 그리기 전 아이들에게 미리 무대에 활용하자고 하면 더 성의 있게 그립니다.

 

3차시 _ 마음 모으기 (아름다운 색의 조화로 자연에서 성장하고 나누어 주는 나무그리기 대본짜기)

산은 숲을 품고
숲은 나무를 품고
나무는 새둥지를 품고
새둥지는 새를 품고
새는 노래로 온 산을 품는다.
<나무 그리기>

처음부터 아낌없이 주는 존재는 없는 듯 합니다.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햇빛과 공기와 물 그리고 흙으로부터 영양분을 아낌없이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으면서 성장하는 나무를 그려보면 좋겠습니다.

연한 아이보리 색 머에이드지 위에 노란 햇빛을 받아 성장하는 나무 형태를 그립니다. 형태가 있는 나무가 파란 물을 흠뻑 끌어 올려 성장하고 순환합니다. 그리고 빨간 기운의 흙의 영양분으로 나무 뿌리는 힘있게 뻗어 갑니다. 이처럼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한없는 자연의 기운과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도 성장하기 위해서 아낌없이 사랑을 받습니다. 그리고 또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나무를 그리며 받고 주는 존재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의 색이 섞이며 보여주는 색깔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성된 나무 그림은 공연할 때 소품이나 장식으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가져갈 때는 종이로 액자틀을 만들어 끼워 주면 소중히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공연 대본 짜기>

다음 주 우리가 활동하며 느낀 마음을 모아 공연으로 표현하기 위해 아이들과 대본 짜기를 합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공연으로 표현할 때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개그를 좋아하여 보여주는 공연에만 심취하다 보면 공연에 개그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개그적인 요소보다는 이야기 자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볼 수 있도록 합니다.

대본을 짤 때는 이야기 전체를 몇 장면으로 나누어 짤 수도 있고, 한 장면만을 의미 있게 표현해도 됩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할지 상의하여 아이들 입말로 대본을 쓸 수 있도록 합니다.

→ 짜여진 대본을 바탕으로 공연을 어떻게 할지, 소품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다음 주에 올 때 아이들이 미리 생각해 오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소품을 하나씩 가져오도록 합니다. (나뭇가지, 왕관, 나뭇잎,,,)

4차시 _ 마음 나누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위한 축제” 공연)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
- 오순택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
혼자 서서
생각하는 나무

새가 날아와
가지에 똥을 누고 가도
바람이 잎을 마구 흔들어도
말없이 서서
하늘 향해 기도하는
나무

나무의 몸에
가만히 등을 기대면
따스한 체온이 묻어나는 것 같고
잎을 만지면
손은 온통
초록물이 드는 것 같은
나무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해 온 공연을 아이들 입을 통해 모두 펼쳐 놓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각자가 생각해 온 장면을 한번씩 직접 해 봅니다. 그런 후 아이들이 생각해 온 좋은 장면들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상의 합니다. 아이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하면서 어색한 부분이나 꼭 넣어야 할 부분을 선생님이 얘기해 줍니다.

→ 공연할 때 시간을 정해 친한 친구나 동생들을 초대해도 좋겠습니다.선생님은 아이들이 공연하는 모습을사진으로 담아 추억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공연 안 예시1>>

① 시와 리코더로 공연의 문을 연다.
② 아이들이 몸으로 나무 모양을 만든다.
③ 해설하는 어린이가 m이자에 앉아 책을 펼쳐 해설 부분을 읽어 준다.
④ 소년이 나무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연을 진행한다.
⑤ 장면이 모두 끝나면 시와 리코더로 공연을 마무리 한다.

<<공연 안 예시 2>>

① 해설을 시작으로 시와 리코더로 공연의 문을 연다
② 해설자가 소녀와 나무를 소개하며 공연의 흐름을 소개한다.
③ 공동그림에 그려진 나무를 이용해 소년과 장면을 만든다.
④ 장면이 모두 끝나면 아이들 모두 몸으로 자신만의 한그루 나무를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한다.

 

사람은 늘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기에 자연과 주고 받으며 서로를 살리는 관계여야 합니다. 하지만 자연은 사람 없이도 살 수 있고, 사람을 살리지만, 사람은 자연 없이 살지 못하면서도 자연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래서 자연은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기만 하고 바라는 것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 지금 같은 자연환경에서는 더 이상 자신들을 헤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3월, 우리 곁에서 겨울잠을 자던 나무들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노란 개나리꽃이, 하얀 목련나무가 반가이 얼굴을 내밀겠지요. 새봄이 되니 웅크렸던 몸을 펴서 조금 더 큰 가지로, 조금 더 큰 나무로 우리와 만나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새봄에는 조금 더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몸보다는 마음이 말입니다. 그렇게 나무처럼 튼튼히 서서 친구에게 성장한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예시 대본>>

1막

해설 : 옛날 소년 집에 나무 한그루가 있었습니다. 소년과 나무는 서로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소년 : (나무를 바라보며) 안녕 나무야, 오늘은 우리 무슨 놀이를 할까?
나무 : 내가 나뭇잎을 떨어뜨려 줄테니 바닥에 떨어뜨리지 말구 받아봐
소년 : 그래! 떨어뜨려 봐 내가 하나도 안 놓치고 받아 볼게. (나뭇잎을 받으며) 하나, 둘, 셋!
나무 : 와, 진짜 잘 받는다. 자 그럼 그 나뭇잎으로 나뭇잎 왕관을 만들어 볼래.
소년 : 어, 나 나뭇잎 왕관 만들 줄 모르는데?
나무 : 내가 설명해 줄테니 잘 듣고 따라해 봐.
(나무는 나뭇잎 왕관 만드는 것을 설명한다. 소년은 열심히 만든다.)
소년 : 야, 내가 만들었어. 멋있다. (나뭇잎 왕관을 쓰고 나무를 바라보며) 내 모습 어때?
나무 : 당연히 멋있지. 자 이제 나의 위로 올라와 봐. 멋진 타잔 왕이 되어 보렴.
소년 : 좋았어! (나뭇가지에 매달려 나무그네를 타고 야호! 소리를 지른다.)
나무 : 이제 배고프지 않아? 나에게 달려 있는 사과를 먹어봐, 아주 맛있어!
소년 : 나무야 너는 어떻게 내 마음을 그리 잘 아니? (사과를 먹으며) 정말 맛있다.

해설 : 나무와 소년은 그 후로도 숨바꼭질도 하고 피곤하면 서로 기대어 잠도 잤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이렇게 서로를 무척 사랑했지요. 시간이 흘러 소년은 청년이 되었습니다. 나무는 쉘이 소년일 때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소년이 다시 찾아 왔습니다.

2막
나무 : 소년 정말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니? 자, 내 줄기를 타고 올라와 봐.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소년 : 난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너무 커버렸어. 난 지금은 물건도 사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어. 그래서 돈이 필요해, 내게 돈 좀 줄 수 없겠니?
나무 : (침울한 표정으로) 미안하지만, 내겐 돈이 없는 걸. (밝아지며) 아, 내겐 나뭇잎과 사과가 있어. 내 사과를 따다가 시장에 팔아. 그러면 넌 돈이 생겨 행복해 질거야.
소년 : (허겁지겁 나무를 오르며) 야, 사과 진짜 많다. 이거 팔아서 내가 사고 싶은 것 사야지.

해설 : 소년은 사과를 따서 허겁지겁 사라져버렸어요. 그리고 또 오래도록 소식이 없었죠. 나무는 너무 슬펐지만 소년을 계속 기다렸어요. 아, 발자국 소리가 들리네요. 소년인가 봐요? (급히 사라진다)

3막
나무 (기뻐서 몸을 흔들며) 소년아, 다시 날 찾아와 주었구나! 어서 내 줄기를 타고 매달려보렴.
소년 : 난 나무에 올라갈 만큼 한가롭지 않아. 난 따뜻하게 지낼 집이 필요해. 나에게 집 한채 마련해줄 수 없겠니?
나무 : 소년 나에게는 이 숲이 나의집이야. 네가 원하는 집은 줄 수 없어. 내 가지를 베어다가 집을 지으면 어때? 그럼 네가 행복해 지지 않을까?
소년 :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4막
해설 : 소년은 집을 짓기 위해 나무의 가지를 베어서 가지고 갔어요. 그래도 나무는 소년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또 오래도록 나무를 찾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 한 분이 나무를 향해 걸어왔어요.

나무 : (소년을 금방 알아보고) 이제야 왔구나. 어서 와 나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소년 : 난 이제 나이가 너무 들어 놀 수가 없어. 배가 한 척 있었으면 좋겠어. 배를 타고 멀리 여행가고 싶거든. 혹시 나에게 배 한 척을 마련해 줄수 없겠니?
나무 :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렴. 그럼 너는 멀리 여행갈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해설 :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내어 배를 만들어 멀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제 나무는 밑동만 남게 되었지요. 그래도 나무는 행복했어요. 소년만 행복하다면……. 또다시 오랜 세월이 흐르고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5막
나무 : 소년 이제 오니. 그런데 미안하구나. 이제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무언가 너에게 주고 싶은데,, 내겐 남은 것이라곤 그저 늙어버린 나무 밑동 뿐이야. 미안해.
소년 : 이젠 나도 별로 필요한 게 없어. 그저 편안히 앉아 쉴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 난 몹시 피곤하거든.
나무 : 아, 그래 (밑동을 곧게 피려 하며) 자, 여기 앉아. 쉬기에는 나무 밑동이 그만이야. 앉아서 푹 쉬도록 해.

해설 : 소년은 천천히 나무 밑동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먼 산을 바라보았죠. 나무는 그런 소년을 바라보며 행복해 했어요. 그렇게 둘은 오래도록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