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없는 여행 그림책
 - 『세계여행』, 『이상한 박물관 여행』, 『시간상자』

구선옥 | 논술교사 9seunok@naver.com

 
대상 _ 초등 3학년
수업시간 _ 2차시 (90분씩)
함께 읽은 책 _  『노란풍선의 세계 여행』 (샤를로테 데마톤스 그림 / 도서출판 마루벌)
『빙글빙글 이상한 박물관 여행』 (바바라 리만 그림 / appletree tales)
『시간 상자』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 베틀북)
학습목표 __
1. 글자 없는 그림책들을 보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운다.
2. 그림책 속에 숨어있는 그림들을 찾아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본다.
3. 이야기 이어가기를 통해 생각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말하는 힘을 기른다.
4. 글자가 없는 그림책의 즐거움을 구체적으로 경험한다.


글자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그림책, 하지만 글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책들이 있다. 아이들이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는 힘,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데 이러한 그림책들은 한몫 한다. 글이 없는 그림책을 본다는 것은 그림을 읽어내고, 그 그림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또 나아가 저마다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수업에서는 글자 없는 그림책 중에서도 '여행'을 소재로 한 몇 가지의 책들을 골라 함께 읽어보고,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글을 써 보기도 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어른들의 그것을 뛰어넘을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속에 숨어 있는 상징들을 모두 찾아내라거나, 원래 의도된 줄거리를 모두 이야기하도록 부담을 주지만 않는다면 참 재미난 수업이 될 것이다.
 

1차시
 
마음열기


■ 가을이네요. 날씨도 좋고 하니 어디론가 신나게 여행가고 싶지 않나요?
- 저는 얼마 전에 발리 갔다 왔잖아요.
- 저는 작년에 중국 가서 만리장성 보고 왔는데요.
-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여행을 자주 가요. 부모님이 여행을 좋아하셔서요.

■ 그래요. 요즘은 꼭 방학이 아니어도 명절이나 연휴 때에 해외여행도 자주 가더라구요. 여러분도 해외여행 하고 싶지요? 멀리 여행을 떠나려면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지요. 길지 않는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재미나고 알찬 여행 한번 가볼까요? 그림책 속으로 특별한 여행한번 떠나보는 거예요. 세계여행도 하고, 이상한 박물관 여행도 하고, 과거로 미래로, 상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봅시다.


■ 오늘 우리가 만날 책은 글자 없이 그림만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여러분 혹시 글이 없이 그림만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을 갖고 있나요? 도서관에서 글이 없는 그림책을 자주 빌려보나요?
- 네 우리 집에는 글자 없는 책 두 권 있어요.
- 어! 저 이 책 도서관에서 본 적 있어요.
- 몇 번 본적은 있어요. 근데 제목이 기억 안나요.
- 저는 글자 있는 책보다 글 없는 그림책이 더 재미있어요.

■ 여러분은 그림책을 얼마나 꼼꼼히 살펴보나요? 우리들이 그림책을 볼 때 무심히 지나치고 마는 부분에서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재미가 있는지 알아요?
책을 대충대충 읽거나 책장을 빠르게 넘기는 것은 줄거리만 읽기 때문에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험을 할 수 없고, 감동도 그만큼 줄어 들게 마련이지요. 여러분이 여행을 가서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여기저기 관심을 가지고 여유 있게 둘러보았을 때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고 즐거움도 두 배가 되지요.
- 저는 꼼꼼히 잘 봐요.
- 저두요.
- 저는 많이는 안보는 데 집중해서 봐요.
- 나는 책 많이 잘 보고, 집중도 잘하는데…….

■ 먼저 노란풍선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 봅시다. 이렇게 즐겁고 신나는 그림책은 집중이 잘되죠. 여기서 노란 풍선은 시대를 넘어서고, 국경을 넘어, 현실과 환상을 초월하여 곳곳을 여행합니다.
노란 풍선을 따라가 봅시다. 또한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샅샅이 살펴보자구요. 책 뒤표지에 보면 교도소에서 탈출한 줄무늬 죄수복 차림의 남자, 파란 자동차, 하늘을 나는 마법 양탄자를 탄 아저씨가 노란 풍선을 뒤쫓습니다. 이 네 가지를 기본으로 찾아가며, 세계의 곳곳에 재미나고 환상적인 그림들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보자구요.

■ 첫 장을 넘겨봐요. 풍경 정말 멋지죠. 그림이 어떤가요?
- 와, 멋있어요.
- 복잡해요.
- 하늘에 다 모인 것 같아요.
- 멋진 풍경이에요.

■ 공통점이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로켓, 제트기, UFO 탈것들이 모두 모였어요.
- 진짜로는 탈 수 없는 빗자루 탄 마녀들도 있어요. 그리고 새 등에 탄 소년도요.
- 아주 옛날에 만든 것부터 요즘 만든 것들이 같이 있어요.
-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도 있어요. 현실적이지 않죠. UFO요.
- 새도 날고, 사람이 만든 탈것들도 날아요. 모험을 떠나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요.

■ 더 자세히 들여다 봅시다.
- 줄무늬 아저씨가 잡혀가요. 파란 차랑 아저씨도 보이네요.
- 마녀들이 빗자루 타고 가요.
- 황새가 아기를 물고 가요. 대포를 안고 나는 신사도 있어요.
- 천사들이 있네요. 종이비행기도 날고. 파란색 멋진 기구에 어떤 아저씨가 매달려 가요.

■ 가운데 파란색의 멋진 기구 혹시 본적 있나요? 이 기구는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기구예요. 이 아저씨는 필리어스 포그씨구요. 포그씨가 떨어질뻔 했다가 하인이 구해줘 간신히 기구에 올라타는 중이군요. 손에 땀을 쥐게 하죠.

■ 기구 위로 날아가는 새 보이죠. 맨 앞에 날아가는 거위를 타고 있는 건 『닐스의 신기한 모험』에 나오는 닐스랍니다. 어쩌다가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진 닐스도 거위를 타고 스웨덴 방방곡곡을 여행하게 된다는 얘기의 책이랍니다.

■ 대포알을 탄 아저씨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주인공이랍니다. 대단하죠.
- 저도 닐스 알아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읽어 주셨어요.
- 저도 읽어봤어요.

■ 이 멋진 그림으로 말 풍선 놀이를 해봅시다.
- 마술사 아저씨: 오! 내 풍선 기다려라. 내가 빨리 양탄자를 타고 쫓아가마.
- 닐스: 역시 모험은 신난다. 멋진 세상이야. 좀 어지럽기도 하군. 아래를 안 봐야지.
- 거위들: 대장님! 목적지가 어디죠?
- 외계인: 삐릭삐릭 놀라운 세상이군. 인간 세상은 왜이리 복잡해. 별 게 다 날아다니네. 지구인들은 역시 우리랑은 다르군.
- 황새가 물고가는 아기: 으앙! 무서워, 살려주세요.
- 황새: 내 아기 넘보지마. 아가야 가만히 있으면 떨어지지 않을거야. 울지 말고 날 믿어.
- 대포알 타고 나는 아저씨: 부딪치면 다쳐. 비켜라. 끼약! 너무 빨라. 역시 대포답군.
-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오는 기구에 매달린 포그씨가 하인에게: 얼른 잡아 끌어당겨!
- 죄수: 한번만 봐 주세요.
- 경찰: 죄를 지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 로켓안의 우주인: 드디어 우주로 날아간다. 헉! 여기에 웬 UFO람.
- 마녀들: 서두르자. 파티장으로 가자꾸나. 고양이 얌전히 있어.
- 천사: 다함께 신나게 노래를 불러보자. 천국의 노래를. 우리는 천국의 착한 천사
- 천사2: 어! 웬 노란풍선이야. 갖고 싶다.
- 천사3: 종이비행기는 누가 만들어 날린 걸까?

■ 보면 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네요. 다음 장으로 넘어가 볼까요? 아주 재미난 그림들이 기대되네요.
- 왜이리 복잡해요.
- 죄수가 탈옥하고 있어요. 어떤 여자아이가 노란풍선을 들고 있어요.
- 파란 자동차가 교도소 옆에 있어요.
- 토마토를 실은 차가 넘어져 있어요.
- 어! 배트맨이다. 푸하하.

■ 그 와중에 토마토를 한 아름 훔쳐 달아나는 아저씨도 보이죠?
이 곳의 건물 중 가장 큰 저 건물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틀담 성당이래요. 그 앞에 있는 빨강 건물은 뭐하는 곳일까요?
- 피카소라고 써있어요.
- 아! 피카소 박물관요.
- 이쪽엔 불이 났네요.

■ 그럼 소방차가 어디서 오는지 찾아보세요.
불난 곳 옆에 유니폼 입은 유치원생들과 선생님이 있네요. 『씩씩한 마들린느』 알죠? 마들린느가 친구들과 산책을 나가는 군요.
- 아! 마들린느!

■ 다음 장으로 가볼까요. 언뜻 보기에 한가롭고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군요. 무엇이 보이나요?
- 인디언들이 말 타고 있어요. 한쪽엔 옛날 사람들이 전쟁 하면서 사람이 죽고 난리났어요.
- 꽃밭 옆에 양탄자 위에 아저씨가 서있네요.
- 여기 빨간 모자와 늑대가 있어요.
- 아까 그 토마토 차가 다시 공장에 와서 토마토를 실어가요.
- 죄수가 공동묘지 근처에서 뭘하고 있는건지?

■ 한 장 넘겨 보죠.
- 와! 한쪽에선 스키타고 뒤쪽에서는 화산이 폭발하고, 가운데 산은 초록이고요.
- 죄수 아저씨는 뻔뻔하게 스키타고 있어요.
- 이거 혹시 만리장성 아니에요?
- 양치기도 보이고 곰에게 쫓기는 사람도 있고 마술사가 양탄자를 타고 구름 위를 날아가고 있어요.

■ 화산 옆 쪽에 있는 건물은 티벳에 라싸에 있는 포탈라궁전이에요. 계단 아래 스님들이 둥첸 나팔을 불고 있네요. 포탈라 궁전 사진 준비했는 데 한번 보세요. 똑같죠?
 
■ 다음 노란 풍선이 날아간 곳이 어딜까 따라가 보죠. 사막이네요.
- 피라미드가 있어요. 아라비안 나이트 옷을 입은 사람들이 칼싸움을 하고 있어요.
- 그 앞에 미라인가? 아직 미라는 아니지.
- 이건 사막의 오아시스인가요? 낙타들이 많아요.
- 낙타들도 있고, 차가 쓰러져 있네요. 여기는 사막이라서 차도도 없나 봐요.

■ 양탄자를 타고 나는 마술사 아저씨 뒤를 좀 보세요. 이곳은 요르단 페트라랍니다.
며칠 전에 요르단에 대해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페트라를 소개하더군요.
페트라는 유적지인데 사막의 거대한 바위벽에 건물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건물 전체가 돌 한 덩어리인 거죠. 그 안에 들어가 보면 네모난 방 하나밖에 없대요. 앞면만 있는 건물이죠.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배경이 되기도 했어요.
- 저도 그 프로 봤어요.

■ 다음 장으로 넘어가죠. 사막을 거치니 초원이 나오네요.
- 흑인들이 많아요. 사자에 쫓기는 남자, 그 옆엔 사자들이 피투성이 생고기를 뜯고 있어요.
- 얼룩말 속에 죄수가 있어요. 코끼리를 찍는 사진사는 뒤에서 악어가 노리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어요.
- 흑인들이 해변가에서 악어도 잡고, 큰 물고기도 잡아서 말리고 있어요. 분홍색 새는 홍학인가봐요.
- 기린 키가 진짜 크다. 높은 나무위의 나뭇잎을 먹고 있네요.

■ 초원을 지나니 바다가 나오는군요.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를 찾아 볼래요? <인어공주>도 찾구요.
- 무인도에 로빈슨 크루소 있어요. 근데 섬이 너무 작아요.
- 두 해적선이 싸움이 났어요. 사람들이 빠져 죽고, 그런데 죄수아저씨가 그 배에 타고 있어요.
- 여객선도 있네요. 배 안에 수영장도 있고 좋겠다. 어! 용이다. 왜 이리 길지? 괴물인가.
- 인어공주도 보여요. 그 옆에 삼지창 든 사람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인가?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봤어요.
- 뗏목 타고 여행하는 아저씨도 있어요. 저기 훌라춤을 추는 아가씨들 있는 곳이 하와이인가요?

■ 다음은 어디인가요?
- 남극도 있고 북극도 있어요. 펭귄보니까 남극이고 북극곰을 보니까 북극도 되네요. 빨간 색 옷 입은 사람들 맘모스를 구해주려나 봐요. 맘모스가 물에 빠졌어요.
- 이글루다. 썰매 끄는 개들도 있어요. 얼음낚시 하는 사람도 있네.
- 이 배는 빙산에 부딪쳐서 침몰중이에요. 타이타닉호라구요?
- 산타할아버지도 있어요. 사슴과 함께.

■ 저 위쪽 눈밭에 갇힌 배는 남극 탐험을 떠났던 새클턴 경의 인듀어런스호라는 배에요. 1915년 남극점을 향해 떠난 인듀어런스호는 부빙에 갇혀 실패했어요. 실패한 이 탐험이 유명해진 이유는 18개월 동안 저 상태로 눈밭에서 버티면서도 단 한명의 사상자도 생기지 않고 무사히 구조되었다는 점이에요. 기적의 탐험대죠. 그 기적은 새클턴 경의 리더쉽 덕분이랍니다. 이 다음에 책으로 만나보길 바래요.

■ 또 다른 곳으로 여행가죠. 이곳이 어디일까요?
- 정글이요.
- 밀림이요. 죄수아저씨 밀림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아요.
■ 이곳은 남아메리카에 있는 아마존 강이랍니다. 타잔과 제인이 어디 있나 찾아보세요.
- 와! 여기 있다. 어 저기는 비행기가 추락해서 불이 나고 있어요.
-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뱀들도 여기저기 있어요.
-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아마존을 살리고 나무도 베면 안 되죠.

■ 고릴라들은 혼자 살지 않고 꼭 가족과 같이 산다고 하네요. 모여 있는 고릴라 찾기.
- 저기 있어요. 강에서 카약 타고 가는 아저씨 멋있다. 나도 타고 싶다.
- 난 뱀 때문에 싫어. 악어도 있어.

■ 다음으로 도착한 여행지는 해변가입니다.
- 죄수 아저씨가 빌딩 옆으로 급하게 가는 것 같아요. 마법의 양탄자 타고 가는 마술사 아저씨는 좋겠다.
- 갈매기섬도 있고 원주민 마을도 보여요.

■ 해변가에 알몸으로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와! 진짜 이런 곳이 있어요? 바위 뒤에서 몰래 훔쳐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 재밌겠다. 진짜 웃기다.
- (눈을 가리며)으윽.

■ 여기 바위 위에서 노래하는 여인은 싸이렌이라는 아가씨에요. 싸이렌이 노래를 잘해서 뱃사람들이 그 노랫소리를 듣느라 배에서 떨어지고 바다에 빠져 죽기도 했대요.
- 삐요삐요 싸이렌 소리라고 하는데 그럼 이 여자 이름에서 따온 건가요?
- 저도 싸이렌 얘기 아는데 그리스로마신화 책에서 봤어요.
 
■ 한 장 넘길까요? 밤이 되가는걸 보니 노란 풍선의 여행도 막바지인가 봐요. 항구네요. 왼쪽아래 가난한 판자촌 마을이 보이는군요. 어때 보이나요?
- 가난해 보여요. 정답게 보여요.
-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아요. 캠프파이어도 하네요.
- 놀이공원도 있어요. 디즈니랜드인가?
- 이 사람들 좋겠다. 옆에 놀이공원 있으니까.

■ 마지막 여행지군요. 이 여행지에도 숨은 그림이 꽤 많네요.
- 죄수아저씨가 자기 집에 왔어요. 엄마와 껴안고 있어요.

■ 맨 앞장에서 기구, 비행기들이 있던 낮의 집과 밤의 풍경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도 있고, 로빈 훗도 있어요. 브레맨 음악대도 있고, 신텔렐라도 있어요. 잘 찾아보세요.
- 어! 여기 유령 집이에요. 여긴 마녀들이 다 모였어요.
- 와 진짜 재밌다. 난 모두 찾았어요.
- 밤이라서 올빼미도 활개치네.
- 마술사 아저씨는 양탄자에 풍선을 묶고 파란차 타고 집에 가나 봐요.
- 파란차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풍선만 가지고 집에 가네요. 굿바이 하면서.

■ 멋진 풍경들을 보니 정말 여행가고 싶어지지 않나요?
- (모두) 네.
- 집을 떠나서 어디론가 가고 싶어요.
- 여기 진짜로 가보고 싶다.


2차시



■ 우리는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죠? 그러나 평범한 일상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면 하루가 새롭고 다르답니다. 마치 집을 떠나서 여행을 하듯 말이죠. 여러분은 익숙한 곳이든, 낯선 곳에서든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갖기를 바래요. 오늘은 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그런데 그곳은 빙글빙글 이상한 박물관이래요.

■ 여러분은 박물관 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 별로 재미없어요.
- 그냥 그래요.
- 오래된 물건들이 전시된 곳이요.
- 옛날 물건들이 생각나요.

■ 이 책을 보면 좀 어렵게 느껴지는 박물관이 재미있고 호기심 생기는 곳으로 바뀔 거예요. 첫 장을 넘기니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군요. 어디인가요?
- 박물관이요
- 뮤지움이라고 영어로 써있어요.

■ 한 장씩 넘겨가며 그림을 보고 한사람씩 돌아가며 이야기 이어가기를 해 봅시다.
내가 이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글 없이 보는 그림책의 묘미를 즐겨봅시다. 글의 도움을 받아 읽어가며 보는 것에서 벗어나 글이 없이 그림만으로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며 상상세계로 들어가 보는 거예요.

△  빨간 윗옷을 입은 주인공 남자아이가 신발끈을 묶고 있고, 다른 친구들은 뭔가를 열심히 설명 듣고 있어요.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 이 남자애 이름이 바울이라고 책 뒷 표지에 써있던데요. 바울이가 신발끈을 매는 사이 선생님과 친구들이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어! 고흐 그림이 걸려있어요. 연꽃그림도 있고, 큰 동상의 발이 보여요.
- 그거 고흐의 자화상이야!

△ 선생님과 친구를 잃어버렸어요. 바울이가 놀라서 손을 입에 대고 있어요. 친구들을 찾아 헤매고 있어요.

△ 바울이가 늑대 박제가 세워져 있는 곳 옆 문을 보고 들어갈까 망설이고 있어요. 바울이가 들어가려고 문을 빼꼼이 열어보고 있어요.

△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웬 미로 그림들이 전시돼 있는 곳이에요. 큰 탁자 유리 속에 미로 그림이 6개 전시되어 있어요.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는 바울이.

△ 바울이가 첫 번째 미로를 만져보고 있어요. 미로를 뚫어져라 보네요.

△ 어! 바울이가 미로 속으로 들어갔어요. 몸이 콩알만하게 작아진 채로요. 미로 시작 문에서 두 팔을 벌리고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 바울이가 목표인 나무는 보이는데 길을 잘 몰라 당황하고 있어요. 바울이는 당황하거나 놀라면 입에 손을 대는 버릇이 있나봐요. 그래도 꿋꿋한 바울이 목표지점 도착지에 골인했네요.

△ 목적지에 도착한 바울이가 기분 좋게 나무를 만져보네요. 다시 출입문을 빠져 나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어요. 건너편의 다음 미로를 쳐다보고 있어요. 그러더니 힘차게 뛰어갑니다.

△ 네모 모양의 미로그림 입구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손에 턱을 대고 생각해봅니다. 드디어 목표지점에 신나게 뛰어 들어가요. 또다시 다음 그림으로 건너갑니다.

△ 둥근 미로를 그냥 담담히 걸어가요. 또 다음 네모모양을 향해 가는데 더 복잡한 미로예요. 미로를 향해 뛰지 않고 차분히 걸어가는 것 같아요.

△ 헉! 더 복잡한 미로에요. 파란색의 네모 모양의 미로. 과연 잘 찾아갈까. 임무를 완성했나봐요. 마지막인 동그란 미로의 목표지점을 향해 뛰어가고 있어요.

△ 그런데 지금까지 5개의 미로의 목표지점에는 나무가 있었는데 여기는 탑 같은 게 있어요. 탑에 문도 있네요. 바울이가 문을 살짝 열어 보더니 들어가요. 문이 닫혔어요. 바울이는 어떻게 된 거예요? 아무도 없어요.

△ 목표지점의 문만 집중적으로 점점 크게 보여주네요. 크게 보니 손잡이 밑에 열쇠구멍도 있네요. 열쇠구멍을 아주 크게 확대해서 보니 그 안에서 누군가 바울에게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어요.

△ 그러자 바울이가 그림 밖으로 나와서 마지막 미로그림을 만지며 있어요.

△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네요. 선생님과 친구들을 찾아보겠죠.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와서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고 있네요.

△ 야! 드디어 반 친구들을 찾았다. 날아갈듯이 뛰어가는 바울이. 기뻐보여요.
벽에 피카소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있네요. 여기는 다 추상화 같은데.

△ 드디어 집에 갈 시간. 친구들과 바울이가 박물관을 나섭니다. 바울이가 목에 걸린 금메달을 자랑스럽게 만지작거리며 계단을 내려가요. 그런데 뒤에 있는 아저씨도 목에 금메달이 걸려있어요. 아저씨도 흐뭇하게 메달을 만지고 있어요. 아까 바울이 목에 메달을 걸어준 게 저 아저씨였나? 옷소매가 다른 걸 보니까 아니네요. 저 아저씨에게는 누가 메달을 걸어줬지?

■ 글 없는 그림책 여행 마지막 코스입니다. 『시간 상자』라는 책인데요. 바닷가 풍경으로 시작되는 이 책에서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진들을 보게 됩니다. 시간상자는 소년의 눈에서 카메라의 눈으로, 더 나아가 물고기의 눈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가요. 표지부터 색다르죠. 표지가 어떻게 와 닿나요?
- 눈에 확 띄어요.
- 작가의 아이디어가 훌륭한 것 같아요.
- 저는 이 책 도서관에서 봤는데 신기해요.
- 표지가 세련됐어요.

■ 표지 한 가운데 있는 게 뭘까요?
- 바닷속이요.
- 구멍이요.
- 렌즈요.
- 물고기 눈이요.

■ 자! 여러분의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해보는 시간을 가집시다.
여러분도 '상상의 눈'을 갖고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글로 써봅시다. 옆 사람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쓰면 될 것 같아요.


아이글



어, 한 소년이 바닷가에서 집게를 관찰하고 있네요. 우와, 현미경 망원경 별거 다 가져왔네요. 호기심이 만은 소년 같아요. 소년이 양동이와 삽을 들고 한발짝씩 걸어가요. 그러다 뒤에서 파도가 밀려와요. 겁먹은 얼굴이네요. 그래도 아이는 용감한 것 같아요. 양동이와 삽이 소년 옆에 놓여져 있네요. 게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파도에 떠밀려 수중카메라가 왔어요. 수중카메라? 쓸모있겠는걸. 얘들아 수중카메라 좀 봐 아저씨 이것좀 보세요. 어! 다들 수중카메라에 별 관심이 없군. 그럼 내가 필름 꺼내서 사진을 뽑아 봐야지.
어떤 사진이 나올까? 너무 궁금해. 드디어 사진이 나왔어요. 물고기가 찍혔네요. 스탠드에 물고기가 달려있어요. 이상한 물고기네요. 문어사진도 있고, 물고기들이 복어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고, 거북등에 소라성도 있어요. 바닷 속엔 해마에 외계인도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정말 놀라워요.

이번엔 사람이 찍혔어요. 수중카메라 전 주인인 것 같아요. 누구지? 자세히 봐야지. 돋보기도 자세히 보니 그 전 전 주인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이번엔 현미경으로 봐야지. 점점 작아지면서 더 작은 사진들이 여러장 들어있어요. 계속 보고 또 보고 또 보다가 마지막 한 소년이 나올 때까지 봐요. 그 소년은 사진을 들고 있지 않네요. 나도 한 장 찍어야지 지금 이 사진을 들고. 찰칵. 멋진 풍경이죠.

수중카메라를 메기도 하고, 입에 물기도 하며 바닷속 물고기들이 옮겨줘요. 해마들은 수중카메라를 끌다가 놓쳐버렸네요. 수중카메라는 바다 위에 떠다니고 있어요. 인어공주들이 오징어에 타고 있네요. 정말 환상적이예요. 바다에서 남극, 북극을 지나 바다에 떨어졌네요. 어! 한 소녀가 수중카메라를 주웠습니다.
(정보경)


한 아이가 바닷가에서 조개나 꽃게를 관찰하고 있어요. 그리고 돋보기로 집게를 관찰하고 있어요.옆에 현미경과 삽들과 망원경이 있어요. 또 게를 발견해서 관찰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 뒤에서 큰 파도가 와서 아이들 덮쳤어요. 그래서 아이는 파도에 휩쓸렸어요. 너무 놀란 표정이지요. 아이가 파도에 휩쓸려 양동이와 삽과 수중카메라가 떠내려오고 꽃게는 도망쳐요.

아이는 수중카메라를 들고 어른들한테 물어보고 필름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빨리 사진 뽑는 사진관에 가서 한참을 기다리며 사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놀라 눈이 휘둥그렇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진에는 많은 여러 종류의 물고기와 로봇물고기도 같이 헤엄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진에는 이삿짐이 바닷속에 가라 앉아 여러 물고기들이 거기서 놀고 있었습니다. 저 문어좀 보세요. 사람처럼 책을 읽고 있네요. 다음 사진은 복어가 기구가 되어 물고기를 태우고 가고, 거북의 등에는 작은 사람들의 마음이 있네요. 또 어떤 작은 외계인들이 바닷속에서 여러 생물을 가지고 놀고 있어요.
그런데 저 해마한테는 먹이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큰 불가사리는 섬이 되어 다른 불가사리 섬들과 놀고 있어요. 그 아래 고래는 깔릴뻔 하네요.

이제부터는 사람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에는 어떤 아이의 사진, 또 다른 아이의 사진이 계속 반복해서 사진이 이어져 있어요. 이젠 보기에도 너무 작아서 안보여 돋보기와 현미경을 이용해 보아요. 그 안에 사진이 또 계속 연결되어 있어요. 다음 사진에 어떤 남자아이가 사진을 들고 있지 않고 찍은 사진이네요. 이 사진이 마지막이군요. 오래전 한 100년전 쯤에 찍은 사진 같아요. 사진을 보던 아이는 자신의 사진을 찍어요. 지금까지 관찰한 사진을 들고요. 그리고 던져서 여러 물고기들이 가져다 어디다 또 떨어뜨렸어요. 그래서 지구 반대편 아이가 받았어요. 그 아이도 수중카메라를 보고 자신의 사진을 찍을까요. (3학년 최시원)



글이 없이 그림만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로 할말도 더 많아지고 그림에 더 몰입하게 되어 그림 보는 재미도 두 배였던 것 같다.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으며 발견하는 즐거움에 '글자 없는 그림책'에 얽힌 행복한 추억을 만들게 된 것이다. 한쪽 구석의 작은 그림 하나에도 감탄하며, "신기하다, 재미있다"며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에게 맞장구치느라 힘이 달리기도 했지만 색다른 수업, 즐거운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감동이 풍부한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고,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기도 했다. 책에 글이 없는 대신 현실을 초월한 상상의 세계가 그 자리를 채워줬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 속에서 더 신나게 즐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하면서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때로는 혼자서 웃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궁리도 하며 발상의 전환을 경험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