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다
- 논술 글쓰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김혜진 | 누리하제 논술학원 전임강사

왜 논술이라는 형식의 글을 써야 하는가?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쓰기 싫은 일기를 억지로 써서 검사를 받아야 하고, 학교에서 하는 글쓰기 대회에서는 잘 쓴 사람과 못 쓴 사람을 나눈다. 그러다 보니 글은 '그냥 써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잘 써야만 한다'는 압박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논술을 대하면 그런 공포감은 더욱 심해진다. 시험이다 보니 띄어쓰기와 문법, 그리고 그럴듯한 어구들에 집착하고, 그래서 계속 글을 지어낸다. 하지만 글은 쓰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로 풀어내듯이 글도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특히 논술은 아이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글쓰기이다. 논술은 인간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텍스트를 읽고, 그 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는 글이다. 아이들은 텍스트를 통해서 자기 생각을 성장시킨다. 사물과 사회를 직접 대면하기도 하지만 텔레비전 광고, 수많은 책들, 영화, 음반,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대화 등 무수히 많은 텍스트를 통해서 세상을 다시 보게 된다. 이렇게 자신을 둘러싼 텍스트를 독해하고, 그 텍스트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한 번 더 음미하면서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논술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글쓰기이다.
논술에 대해 '시험'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주장'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만 버린다면 우리 주변의 다양한 텍스트들과 더불어 이야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무수히 많은 논제들과 이야깃거리들을 대면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 글쓰기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주변의 사소한 문제들에서도 관심을 놓지 않고, 그와 연관된 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꿰뚫어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글쓰기는 바로 이런 것이다.

논술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는가?
논술의 글쓰기는 자기를 나타내는 행위이다. 많은 아이들이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지만 쓸 것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아이들의 경우 생각이 아직 애매하고, 명료하게 분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낼 방법을 모를 뿐이다. 글쓰기 훈련을 많이 하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느낌의 덩어리들을 '생각'이라는 단위로 정리하고 풀어내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글로 쓰지 않으면 그런 막연함은 구체성을 갖지 못한다.
또한 논술의 글쓰기는 자기 입장을 정리하도록 도와준다. 말을 하거나 생각을 할 때에는 이런 요소, 저런 요소들을 다양하게 고려한다. 인간과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독해하고, 그것에 대해서 여러 측면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글로 옮길 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견해로,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해야 한다. 설령 내가 51%의 확신만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글로 옮기면서, 왜 그런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분명한 내 입장을 갖게 된다. 분명한 입장이 있어서 그것을 글로 옮기기도 하지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명료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또한 논술 쓰기를 통해서 내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할 때에는 내 표정과 어조를 보고 다른 이들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다. 하지만 글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형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다른 이들에게 글의 핵심을 이해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논술 쓰기를 통해서 자기 생각의 모순을 발견하고 성찰할 수 있기도 하다. 말로 뱉은 내용은 지나가 버리면 주제만 기억에 남기 때문에 내 생각의 허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 남긴 것은 내가 가진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가 된다. 글에는 생각의 과정 또한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지난 후에 보면 글을 쓰던 당시에 내면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돌아보게 되고, 이런 반성을 통하여 더 깊이 있는 내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어떤 글이 잘 쓴 글인가?
잘 쓴 논술문은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쓴 글이다. 논술은 우리에게 문제를 던진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우리는 어떤 현상에 대해 울거나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불안이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자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주장이 아무리 뚜렷하고 글이 유려해도 잘 쓴 글이 아니다. 논술은 출제자와의 대화이자 제시문으로 나온 좋은 글들과의 대화이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대답을 해야 좋은 글이 된다. 그러므로 제시문과 문제가 먼저 던져지는 논술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나에게 묻고 있는 것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는 글쓰기가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잘 쓴 글이란 내 주장이 분명한 글이다. 하지만 내 주장이 분명하다고 해서 결론이나 선언만 나와있는 글은 설득력이 없다. 그러므로 내 주장의 근거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논술 수업에서 하는 많은 훈련은 거의 이 과정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훈련이 자주 피상적이고 구태의연한 기술 습득에 머무르고 마는 것은 논술 글쓰기에 대한 몇 가지 편견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논술에서 주장의 근거는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객관적이기만 한 논거는 공감이나 울림을 주지 못한다. 우리는 객관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어떤 주제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이므로 이유가 일관성 있게 다루어지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주장은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부터 나온 것이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떠나있는 글은 절대로 좋은 글일 수 없다.
학생들의 글쓰기는 때로는 레퍼토리로 가득 차 있다. 현대사회의 문제만 나오면 '산업혁명 이후'라는 글귀가 어김없이 등장하고 '인간소외'니 '황금만능주의'니 하는 논술형 관용구들이 원고지를 채운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어김없이 '제도적 보완책'과 '교육을 통한 의식개혁'이라는 단골 해결책이 등장한다.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볼 틈도 없이 머릿속을 채워버린 글귀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은 질식당한다. 상식으로 가득한 글쓰기는 아무리 많이 쓴다 하더라도 종이 낭비에 불과하다.
아이들의 글쓰기는 상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문제제기로 충만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강요되는 많은 상식들을 전제로 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전제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살아있어야 한다. 그것이 각 대학에서 논술을 보는 목적이고 학생들에게 묻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레퍼토리와 상식에서 벗어나 문제의식을 갖는다면 설령 맞춤법도 엉망이고 그럴듯한 인용구 하나 없더라도 그 글은 오히려 훌륭한 글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많이 쓰게 해야 한다. 강요하는 듯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말이지만, 실제 글쓰기의 훈련에 있어 많이 쓰고, 많이 깨져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아무리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도 쓰지 않고는 절대로 좋은 글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없다. 물론 아무런 의미 없이 서론-본론-결론을 반복하는 글쓰기는 많이 쓰면 쓸수록 틀에 갇히게 하는 효과를 낳겠지만, 상식에서 벗어나 나의 방식으로 쓰려고 애를 쓴다면,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글쓰기 실력을 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논술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라는 것이다.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질문한 것에 대한 내 대답이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과연 나에게 주어진 질문의 요지는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읽고 있는 텍스트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에 대한 답변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출제자의 의도와 제시문을 충분히 읽고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글쓰기는 시작된다.
또 내 글을 읽고 스스로 고치는 연습을 하고, 다른 이들의 글을 평가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 봐야 한다. 한번 쓰고 나서 먼지 속에 쌓아두지 말고, 내 생각의 모순은 무엇인지 어떤 근거가 부족한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글을 대할 때에도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는지 검토하고, 나라면 어떻게 썼을 것인가 생각하면서 읽어야한다. 내 글과 다른 이들의 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서 글의 논리적 구성을 훈련할 수 있다. 주장을 명료하게 하고 그것의 근거를 만드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한다. 이러한 훈련의 가장 좋은 예로, 먼저 자기 생각을 단 한 줄로 표현해보는 연습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표현한 한 줄의 근거를 찾아내어 정리해볼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표현된 주장과 근거를 한 단락으로 구성하여 중심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쓸 말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모든 종류의 상식에서 벗어나 의문을 던지고 좋은 텍스트에 귀를 기울여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가슴에 담긴 울림을 글로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할 때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술에서는 글쓰는 재주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치관과 사고력, 이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말이 글을 쓰는 체계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논술은 일정한 형식을 가진 글쓰기이기 때문에 생각의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 논제에 접근할 때만 출제의도에 부합하는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생각의 절차란 ‘서론-본론-결론’을 생각해내는 과정이 아니라, 제시된 논제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연관시키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 함께 글쓰기의 과정을 생각해보면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연습을 하자.

*참고자료
논술문, 어떻게 쓸까?

1. 논제를 잘 분석하자.
논술을 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논제를 분석하는 것이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알아야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논제의 요구는 곧 시대적 요구이다.
→ 모든 논술문제는 현재라고 하는 시기 및 시대적 배경, 즉 역사적 문제의식의 발현을 요구한다. 또한 논술문제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공간, 지역적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제기한다. 단지 어떤 소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의 가치와 생활의 여러 양상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을 추려내는 것이다. 논술은 우리 삶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자, 동시에 시대의 과제를 우리에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기억하자.

논제의 요구사항을 잘 읽어야 한다.
→ 우리는 ‘논술시험’을 본다. 이것이 시험인 이상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논제가 “이기주의가 현대인에게 갖는 의미와 한계에 대해 논술하라”라는 것이었다면 우리는 이 논제에서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발견한다. 첫째는 ‘이기주의와 현대인’을 연결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이기주의의 의미를 밝히는 것, 셋째는 이기주의의 한계를 짚을 수 있는 혜안이다. 이기주의의 의미와 한계를 단지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현대인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대인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통찰이 있어야 한다. 논제를 건성으로 읽지 말고 반드시 논제의 요구사항을 정식화하여 내가 이야기할 바를 생각하자.

2. 제시문을 잘 읽자.
장식이나 선입견에 의존해서 제시문을 대강 이해하는 습관을 버리고, 꼼꼼하게 읽도록 노력하자.

요구조건과 제시문의 관련성을 찾자.
→ 먼저 각 단락에서 중요한 구절들을 찾아보자. 그렇게 찾아낸 구절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 그것이 바로 요약이 되는데, 요약을 하는 순간 요구조건과의 관련성이 보인다. 물론 최근의 제시문은 요구조건과의 관련성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한 제시문에서 바로 요구조건과의 연관성을 찾으려하지 말고 전체 제시문들을 연결시켜서 살펴보자.

제시문들을 연결시켜 논지를 정하자.
→ 제시문들은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상반된 논지들을 나열해서 학생들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돕기도 하고, 한가지 주제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주기도 한다. 각각의 제시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논지를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제시문들이 곧바로 자신의 논지로 연결되지 않고 다만 ‘참고’의 역할만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기 위한 참고자료로 생각하고, 그 분야에 대한 자기 생각을 더 많이 펼쳐보아야 할 것이다.

제시문을 깊이 생각하자.
→ 제시문에서 요약한 내용을 요구조건과 관련지어서 질문형으로 만들어보자. 앞에서 ‘이기주의가 현대인에게 갖는 의미와 한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만약 제시문으로 “이기주의는 인간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내용과 “사회적 관습과 윤리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이기주의와 인간의 행복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이기주의와 공공의 이익을 대립시키고, 공공의 이익을 우위에 두는 것일까?' 등 생각해볼 주제를 다양한 방식의 질문으로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나름대로 만들어보자. 그럴 때 제시문과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이 가능해진다.

3. 주제문을 세우고 전체 짜임을 만들자.
제시문을 모두 분석했다면 이제 주제문을 만들고, 그 주제문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체 짜임을 잡아가야 한다.

주제문 만들기
→ 주제문은 반드시 문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문장으로 만들지 않으면 주제문에 담아야 할 과제만 나열될 수 있다. 주제문을 쓸 때는 아주 솔직해야 한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단지 글쓰기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상식적인 생각을 주제문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글이 일관성을 잃는다. 주제문 안에는 요구조건이 모두 담겨있어야 한다. 앞에서 제기한 논제를 생각해보면 “이기주의는 개인이 사회의 부당한 압력에 대항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이기주의를 통해서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정도가 주제문이 될 수 있다. 즉, 요구조건 세 가지(현대사회라는 규정 내에서 이기주의와의 관계, 이기주의의 의미, 이기주의의 한계)가 모두 담겨야 하는 것이다.

문단 구성하기
→ 문단 구성에서 주의할 점은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논술은 장르로 보면 중수필에 해당한다. 그러기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주제문이 잘 부각되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는 주제문장을 풀어 가는 방식으로 문단을 구성한다.
①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모습, 또는 현대사회에서 이기주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②이기주의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③이기주의는 어떤 한계를 갖고 있는지
④그렇다면 진정한 행복 속에서 이기주의는 어떤 위상을 점하는지
즉 주제문을 풀어놓고, 위치를 잘 배열하면 그것이 곧 문단의 구성이 된다.

개요 만들고 검토하기
→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개요를 잘 짜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문단을 구성한다는 것은 그 문단 안에 들어갈 핵심내용들을 모두 정리했다는 것이다. 개요는 그렇게 핵심내용을 정리한 것에 살을 더 붙이는 것이다. 인용할 것은 없는지, 사례는 없는지,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는지, 묘사가 필요한지 등 세부사항들을 부지런히 채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 글이 풍성해질 수 있다. 일단 개요가 만들어지면 그 개요를 놓고 손을 봐야 한다. 순서도 바꾸고 사례나 인용 등도 고쳐가면서 개요를 완성해야 한다. 완벽한 개요가 있으면 글을 쓰는데 힘이 덜 든다.

4. 글쓰고 고치기
글쓰고 고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개요가 훌륭하다면 글을 쓰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된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문장은 가능하면 짧게 쓰자.
→ 문장이 길면 반드시 문법적 실수를 하게 된다. 문장을 짧게 쓰면서도 접속사를 남발하면 긴 문장으로 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중언부언하지 않도록 중심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정확하게 구별해주자.
→ 칸을 채우지 못해서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면 매우 지겨운 글이 된다. 각 문단의 주제가 정해졌다면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자료들을 첨부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사례나 인용은 오히려 글의 핵심을 흐린다.
→ 식상한 사례는 글을 관성적으로 만들고, 정확하지 않은 인용은 글의 주제를 바꿔버린다. 정확하게 떠오르는 사례가 없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그 문단의 주제 자체를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택하자.

조화론을 경계하자.
→ 글의 마지막에 ‘조화를 이루자’거나 ‘발전하기 위해’라거나 ‘노력하자’는 말은 되도록 쓰지 말자. 아니, 좋은 논술문을 쓰기 위해서는 차라리 금기사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단어를 쓰게 되는 이유는, 여태까지 한가지 주장을 줄기차게 해오다가 마지막에 가면 왠지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 때문이다. 결론에 가면 자신의 주장을 뒤엎고 일명 '조화론'으로 흐르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발전이나 노력이라는 말은 매우 추상적이고 관성적이어서, 글에 심혈을 기울여놓고도 글의 격을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