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업을 위한 책

문상이 | 논술교사

아이들이 역사 공부를 하는데 있어 풍부한 자료를 접하게 하고 싶다면 참고도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 출간되는 역사책들은 자료를 충분히 모으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잘 배치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역사책에도 미시사가 등장한다는 것 또한 주목할 점입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들을 잡다하게 주입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역사적 체계를 마련해주는 서적은 많지 않습니다. 이 지면에서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역사의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은 책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1-8권) / 박시백 / 휴머니스트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472년에 걸친 조선시대 25대 임금들의 실록 28종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다. 총 1,893권 888책인 조선왕조실록은 한글로 번역할 경우 320쪽 짜리 책 413권에 이른다고 하니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책을 다 읽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겨레신문사에서 박시백의 그림세상이라는 이야기 만화를 연재하시던 박시백 선생이 2001년 돌연 신문사를 그만두고 잠적하셨다. 이유인 즉 조선정치사를 철저히 실록에 기록된 정사를 바탕으로 그려보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신문사를 그만 둘만큼 조선왕조실록에 매료되었기 때문일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5년여의 세월동안 대하역사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제 8권까지 완성되었다. 20권 완성이 목표라고 하니 아직 절반도 못한 셈이다. 만화를 그리며 작가가 나름대로 세운 원칙이 있었다는데 첫 번째 원칙은, 정치사를 위주로 하면서 주요 사건과 그에 관련된 핵심인물들의 생각과 처신을 중심으로 할 것, 두 번째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기본 뼈대로 하면서 학계의 최근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반영하고 필자 스스로도 해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원칙은 성인 독자들을 주된 대상으로 하되, 청소년들과 역사에 관심이 남다른 어린이가 보아도 무방하게 그린다는 것이었다.
8권까지 나온 책들을 천천히 살펴보면 작가가 처음 세운 원칙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새롭게 쓰여지는 것이기에 학계의 최근 연구 성과를 반영한다거나, 작가 스스로 해석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단순히 기록된 역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작가의 이러한 창작 태도는, 책을 읽는 독자들도 역사해석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학습만화의 유행이 식을 줄 모르는 현실에서 학습만화에 대한 폐단을 지적하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그동안 줄지어 나왔던, 내용은 빈약하기 짝이 없고 인물의 캐릭터나 화려한 색감으로 눈이 시리기만 했던 학습만화에 비해『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내용 면에서 무척 충실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학습만화의 상업적인 폐단은 가리고,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어렵고 방대한 자료를 이처럼 재미있고 깊이 있게 그려낸 책은 드물 것이다.
국보 제 151호이자 유네스코 등록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47책이, 일본으로 강제 반출된 지 93년 만에 서울대학교 규장각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이제라도 해외로 반출되거나 약탈당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숨결이 스며있는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이러한 행렬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우리의 바람이 역사를 바로 알고 세우려는 실천들로 연결되기를 소망한다.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이해되는 우리 역사 이야기』 / 장콩 / 살림

현직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17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장콩 선생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이 붙여준 별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설명을 읽기 전엔 이름이 유별나서 중국계 저자의 책을 번역했나 싶은 착각을 일으킨다.
요즘 교사들 사이에서 설명이 어렵거나 딱딱한 교과서가 아이들의 학습동기를 방해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를 개선해보고자 교과서를 새롭게 만드는 움직임들이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책들은 아직까지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 자극 때문이었을까? 장콩 선생도 교과서가 학생들이 보기에 너무 심각하고 어렵게 서술되어 있어 역사와 친해지기는커녕 웬수가 되는 것이 늘 안타까워,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 이야기책을 만들자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문헌과 자료를 기초로 하기도 했지만 직접 답사를 다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책 속에 많이 담았다.
책을 읽다보면 장콩 선생의 수업을 직접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재미있게 설명한다. 아이들과 코드를 맞추려는 노력도 느껴진다. 또, 사진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그린 듯한 어수룩한 그림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내용 면에서도 빽빽한 역사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이야기로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였고, 역사란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문제 혹은 화석화된 이야기가 아님을 현실의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해보게 한다. 또 단순한 시험 대비용 지식이 아닌 '왜 그런 일이 있었을까?' 에 초점을 두고 있어 아이들이 외우기 이전에 의문을 품고 사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알고 진저리를 치는 아이들에게 권장할 만한 대목이다. 형식적으로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 소제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짤막하게 구성한 후, 좀 더 깊이 다뤄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뒷 부분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양적인 면에서 내용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의 목적이 우리 역사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학생 혹은 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또 고학년이지만 역사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우선 읽히고, 본격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단계의 책을 찾아 읽히는 방법도 좋다.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 / 송용진 / 두리미디어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코앞에 다가왔다. 요즘 방학은 예전 같지 않고 빡빡한 학원 시간표 때문에 차라리 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낫다는 원성이 높지만 그래도 방학은 여전히 아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그동안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을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지루하게 반복했다면, 방학 기간동안 일상 밖의 장소로 멀리 떠나보는 건 어떨지.
바쁜 학업 일정 때문에 멀리 나가는 게 무리라면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으로 간소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아름드리 나무들과 곤충들 그리고 여기저기 이름 모를 들꽃이 있는 고즈넉한 궁궐나들이가 될 것이다. 가까이 있지만 그 소중함을 모르고, 높다란 빌딩 숲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는, 아픈 우리 역사를 그 안에 품고 있어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는 우리의 궁궐. 그곳을 쏭내관이 안내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미친쏭이라 부른다. 이유인즉 무언가에 한 번 빠지면 끝을 보기 때문이란다. 저자의 꿈은 우리 궁궐을 바로 알리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조선의 궁궐을 완전하게 복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의 첫 번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간 초등학생을 위한 고궁답사기 이상의 궁궐기행 책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왕실 구석구석을 책임졌던 그 옛날 내관처럼, 궁궐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부터 건물의 역사적 의미, 그에 얽힌 사건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궁궐을 안내한다. 저자는 이 책을 들고 궁궐 여기저기를 누비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궁궐은 조선의 수난 많았던 역사를 그대로 함축하는 하나의 역사책이다. 또 조선의 역사에서부터 건축 양식, 당시의 제도, 사회상 등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이 책을 들고 우리 청소년들이 모처럼 맞는 자유로운 시간에 궁궐 여기저기를 누비는 상상을 해본다.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 / 신병주·노대환 / 돌베개

일선 교육현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되고 있는 논술고사는 지금까지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 그 원성에 가려져 논술고사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면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논술시험 제도가 독서시장을 활성화했고 인류 문화의 유산인 고전을 다시 읽게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그 활성화라는 것이 결국 입시 때문이며, 입시생들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 때문에 고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은 사실이다.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은 이런 사회적 배경 때문에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책이다. 통합논술이라는 이름 하에 과학과 철학의 만남, 미술과 철학의 만남 등을 주제로 한 서적들이 출판되고 있는데 이 책 역시 통합교과의 흐름이 반영된 서적이다. 고전 문학작품을 차용한 논술고사는 이미 여러 차례 시행되었지만, 고전문학으로 역사를 설명하려는 책은 아직 별로 없다. 아마도 고전문학 자체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고전문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일반 독자가 고전 소설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고전소설은 대부분 어려운 한자어휘로 구성되어 있고,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가 쉽게 와 닿지 않는 맹점이 있다. 이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또 아이들에게 다양한 텍스트를 제공하기 위해서 고전소설 읽기에 도전하는 선생님들이 많다. 이 책은 그러한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우리가 잘 몰랐던 고전작품을 통하여 새로운 역사적 사실에 눈을 뜨게 한다. 「전우치전」,「홍길동전」등의 영웅담에서는 계급사회의 모순가운데 피어나는 민중의 희망을 엿볼 수 있고, 「한중록」·「계축일기」등의 사적인 궁중기록은 권력에 따라 역사가 기록되는 방식의 차이를 반영한다. 권선징악의 주제로 알려져 있는 「옹고집전」은, 당시 소수종교였던 불교가 유교사회와 일으키는 마찰을 그린 이야기로 재발견된다. 「흥부전」역시 교훈적 의의에서 벗어나 조선 후기 빈농과 부농의 갈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사회소설로 보여진다. 「채봉감별곡」과 「허생전」또한, 조선 후기 서민들의 상업적 성공과 계급적 욕망을 묘사한 소설로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고전소설의 전문을 싣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설명과 실제 사건들, 소설의 중요한 대목을 따라 자세하게 설명하는 형식이어서 책을 읽어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 제대로 고전문학을 접하고 싶다면 고전소설 원문을 보는 것이 좋겠지만, 이 책은 그런 수고를 덜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고전작품 감상이 아닌, 고전문학 속에서 역사를 발견하고 그 작품이 세상을 묘사하는 시선을 체험하게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중학교 3학년이면 읽어낼 수 있는 난이도이며, 저자가 어려운 어휘나 내용에 대해서는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본래 고전소설은 어휘가 어려워서 그렇지, 단순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 줄거리는 무척이나 재미있다. 역사라는 기록 자체가 사실들을 이야기로 구성한 것이므로,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설명하는 역사적 사실과 소설 속 허구가 묘하게 섞이는 느낌을 받는다.

『미래를 여는 역사』 /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 / 한겨레출판
중국은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하고, 독립운동 유적지를 고의적으로 훼손하는 등 자국 역사 만들기 작업에 열을 올린다. 또 일본은 대외적인 발언을 통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오던 수준을 넘어서, 얼마 전에는 독도에 탐사선을 띄우며 군사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에 비하면 그 수위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에서는 이를 반박할 만한 역사적 자료들과 이론을 구성하는 중이다.
역사적 사건은 하나이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관점이 저마다 달라서, 국가적 차원에서는 자국에 이익이 되는 관점을 주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느 한 국가의 견해가 '객관적'사실인지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역사왜곡이나 관점의 차이를 좁혀보고자 한중일 삼국이 공동으로 기획·집필하고 출판한 최초의 동아시아 공통 역사교재가 나왔다. 『미래를 여는 역사』는 4년 동안 3국의 학자들이 준비한 기획이다. 19세기 중반 이후 침략과 전쟁으로 얼룩졌던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고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동아시아를 지향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우리 아이들은 진보적이라 평가받는 역사 수업에서도 어느 정도 편협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역사관이란, 지금까지 빼앗긴 민족의 역사를 되찾고 정체성을 회복하는 민족주의 사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독도 영유권 분쟁이나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동안 의문을 갖게 된다.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면 우리 땅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어디에서 찾을까?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증명하는 자료와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주장하는 자료가 제각각인데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고구려사 자료들은 전부 한자로 쓰여졌는데, 중국 역사가들의 주장대로 고구려 인들이 지금의 한국어를 쓰지 않았다면? 또, 중국과 일본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역사인식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을까?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한중일 세 나라가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전제아래 쓰여졌다. 이러한 고민이 담긴 역사 교육은 주입식 역사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역사를 통해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국가를 초월하여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미래 지향적 역사의식이란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개항 이전의 삼국관계에서부터 최근 '욘사마' 등의 한류열풍 현상까지 돌이켜보면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니다. 어떤 면으로는 세 나라도 마음을 여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이 책에는 각자의 입장에서 균형을 잃지 안 되, 전쟁으로 얼룩진 과거의 역사를 바로 보려하는 노력들이 엿보인다. 특히, 기존의 역사서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진자료들이 다양하게 실려있고, 동시대 3국의 역사를 나란히 비교해 볼 수 있다. 각 나라가 처했던 당시의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세 나라의 아픈 역사인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서는, 전쟁이란 가해국과 피해국 모두에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공통으로 주장한다. 19세기 이후 3국의 역사는 전쟁뿐이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책 내용의 대부분이 전쟁의 기록이다. 전쟁을 통해 이익을 보는 집단과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집단은 있기 마련이지만, 가장 큰 불행을 맞는 건 언제나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그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 죄 없이 죽어간 민중들의 아픔도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수업에 적용한다면 아이들은 분명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이 보이는 일본 혹은 중국에 대한 이유 없는 적개심을 보면, 이제 시작하기에도 늦은 감이 있다. 또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역사교육 논의이지만, 이런 방식의 역사교육을 연구·도입하는 선생님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에서도, 일본의 역사왜곡을 아이들에게 바로 알려주려는 교사가 해임되는 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복잡한 감정으로 얽혀있는, 비슷하면서 너무 다른 세 나라. 경쟁국가로서 서로에 대한 견제는 불가피하지만, 경쟁과 배척은 무척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서로의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합의된 공통된 인식과 반성이 존재해야 가능한 일이다. 기성 세대에게는 세 나라의 공동역사라는 것이 개척해야 할 영역이었지만, 아이들은 이 책과 같은 토양이 있어 좀 더 진보한 역사인식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