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결혼은 꼭 해야 할까
- 고등학생 대상 토론 수업 사례

김혜진 | 해오름 사회교육 아카데미 전임강사

대상: 고등학교 1학년 이상
학습목표
1. ‘결혼’이라는 주제를 통해 가족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한다.
2. 현대사회 가족을 이루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기능과 문제를 이해한다.

결혼에 대한 관심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다. 이성친구가 생기기도 하고, 설령 이성친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여자 아이들이 많은 반면에 남자 아이들은 당연하게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자는 한 친구의 제안에 남학생들은 ‘뭘 그런 걸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일단 참고자료를 제공하지는 않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와서 토론하기로 했다. 다음 토론 주제는 사회를 보는 학생이 준비해온 것도 있고, 중간에 선생님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토론 주제가 된 것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의 의미

- 사회: ‘결혼을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니까 할 말이 많지 않은 것 같네. 일단 자기가 생각하는 결혼의 의미를 먼저 이야기해보면 할 얘기가 생기지 않을까?
- 결혼을 해야 사회인이 되는 것 같아. 결혼을 하지 않아도 성인이지만 그래도 가정을 꾸려야 다른 사람에 대해 책임을 질 수도 있고 인격적인 존재가 되는 게 아닐까? 그리고 결혼을 통해서 정서적인 안정감이 생기지. 혼자인 사람들은 가족이 있어야 의지가 되는 것 같아.
- 사회: 결혼을 해야 사회적으로 인정을 해준다는 말인데, 결혼은 서로 사랑하니까 하는 게 아니라는 건가?
- 물론 사랑하니까 하겠지.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하면 같이 있고 싶은 욕구가 있잖아. 사람은 소유욕이 있어. 내가 누구를 좋아해서 결혼을 하면 특별한 관계가 성립되니까 그 사람을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혼하는 것 같아.
- 혼자 있으면 자유롭지만 내가 살인을 저지를 일이 생기더라도 내 가족을 위해서 자제할 것 같아. 가족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족을 위해서 무슨 짓을 안 하기도 하거든. 선생님들도 우리가 공부를 못하면 ‘네 엄마를 생각하라’고 얘기하잖아. 결국 결혼을 하고 가족을 만드는 건 한 사람을 그 가족과 묶어 두어서 뭔가를 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