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

이해진 선생님께서 보내온 글입니다.

배남 인사에 실으려 했는데, 축하글 꼭지가 빠지는 바람에 싣지 못해 너무 아쉬워서 이곳에 올립니다.

항상 생각하면 애틋한 선생님.. 저의 풋풋한 시절(?) 늘 함께 했던 선생님~ 보고싶어요

 

 

 

인생을 바꾸는 인연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저에겐 해오름이 바로 그런 인연이었어요.

꼭 십년전이었네요. 선릉역에 내려서 헉헉거리며 걸어 올라갔던 해오름 강의실에서 도사 같으신(^^)마니쌤을 처음 만났지요. 쌤의 강의는 그때까지 들었던 어떤 강의보다도 강력하고 또한 섬세하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당연하던 것들을 바꾸어 버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어설픈 편견과 선입견들이 뒤집히고 나의 의식이 사람과 진정성을 향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배워서 남주자>라고하는 도발적(?)인 제목의 월간지를 보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게 답이구나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고 발표를 하는 동안, 또 세월이 지나 배남에 글도 쓰고 강의도 하러 다니는 동안 무엇이 옳고 그른지 또 내가 가진 것을 왜 나누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차근차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꼭 하고 싶은 것은 우리 아이에 대한 이야기예요. 학교를 거부하고 자기 방에만 틀어박혔던 아이, 제도권 교육 속에서 상처를 받았던 아이, 살인적인 경쟁시스템에 진저리를 내며 물러앉았던 아이를 지금처럼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말로 해오름과 배남의 도움 없인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아이와 소통하고 교감하고 기다려 주는 방법, 마음속 쓴뿌리를 없애고 자유롭고 책임감있는 정신을 불어넣어주는 말들을 배웠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지요.

해오름과 배남으로부터 이런 도움을 받은 것이 어디 저 하나뿐이겠어요. 오랜 세월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모습으로 거기에 있어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가 보지는 못해도 마음은 항상 해오름에 있습니다. 감사한 사람들,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저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던 멋진 분들. 모두 너무나 보고 싶어요. 마음 같아선 맑은 가을하늘을 이 글 속에 모두 담아 보내고 싶네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해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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