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한파에 겨울학교를 잘 해 낼 수 있을까?
전라도에 이어진 폭설이 강원도에도 들이 닥치는 것은 아닐까?
작년 여름에 이어 겨울에는 처음 열리는 횡성 학교에서 춥지는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다행히 겨울학교가 시작되면서 날씨가 풀려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가 올 수 있었습니다.
영하 20도의 추위에서 눈발이 비로 변한 포근한 날씨는 아이들의 마음도 녹여 주었습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축복의 인사로 시작한 겨울학교는 내내 훈훈한 마음들이 모이고 서로를 다독여주었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아름다운 별만큼이나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이 났습니다.
환하게 자신을 태우며 빛을 발하는 초를 만들며 아이들 마음에 저마다의 꿈을 키워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 정성스럽게 소망을 빌면서 솟대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어색한 몸짓이지만 한걸음씩 내딛으며 나와 내 주위의 공간을 느끼고 같이 음악에 맞춰 뛰니 강당 안이 아이들의 열기로 꽉 채워졌습니다.
또 같이 움직이는 친구들의 몸짓이 하나 되어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 낼 때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종일 뛰어다니며 노니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잡니다.
아이들은 뛰고 놀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때론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다가 다투기도 하지만 금방 화해하고 다시 잘 놉니다.
멧돼지 발자국을 따라 멧돼지를 잡으러 가기 전 아이들의 심각하고 치밀한 회의는 선생님들을 다 넘어가게 했지만 대단한 용기에 감탄을 했습니다.
몇몇 아픈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잘 놀고 잘 어울리고 가서 고맙습니다.
밤새워 재미있는 얘기를 준비했는데 선생님 맘도 모르고 마냥 들떠 있기만 한 아이들 때문에 속을 쓸어내리기도 하고 아이들과 웃고 훈훈한 얘기를 나누었던 모둠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밀랍을 녹이고 썰매를 만들어 끌어주고 논에 물을 대고 오뎅도 껴주고 무거운 밥상을 들어 나르고 멋진 사진도 찍어주신 진행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횡성의 살림학교를 아름답게 꾸며주시고 생활하는데 불편함 없이 항상 신경 써 주신 박형필선생님과 윤귀섭 선생님 고맙습니다.
5일 동안 정말 맛있는 밥에 또 푸근한 웃음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신 횡성 아줌마들 고맙습니다.
아니 무슨 수상소감 같네요...
한 번의 계절학교를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듭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꿈을 키워주는 계절학교를 통해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한 뼘 성장을 하겠지요.
다음 여름학교에서 또 기쁜 마음으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