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에 가기 좋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김태빈 선생님이 배남 5월호에 쓰신 <윤동주 시인의 자취를 찾아서> 탐방루트입니다.


윤동주루트.jpg



쉽게 씨워진 詩

_ 윤동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남의나라、

詩人이란 슬픈天命인줄알면서도
한줄詩를 적어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그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받어

大學노―트를 끼고
늙은敎授의 講義 들으려간다。

생각해보면 어린때동무를
하나、둘、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홀로 沈澱하는것일가?

人生은 살기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나라.
窓밖에 밤비가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잡는 最初의 握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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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야
  _ 문익환
                      
너는 스물 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나한테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 가는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 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쿠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 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 몸 짓뭉개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 버릴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다.
그 앞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습작기 작품이 된단들 그게 어떻단 말이냐
넌 영원한 젊음으로 우리의 핏줄 속에 살아있으면 되는 거니까
예수보다 더 젊은 영원으로
동주야 난 결코 널 형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