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별 수업 -

설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박형만 선생님에게 배웠던 실뜨기를 해보았는데 또 해도 재미있더군요. 선조들이 즐겼던 우리 나라 전통놀이인 고누 놀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기는 하는데 아이들이 실제로 놀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설날에 친척들과 고누 놀이를 해도 좋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재미있는 놀이였습니다. 우물고누는 가장 간단한 형태로 초보자용입니다. 좀더 복잡한 형태로는 호박고누, 곤질고누, 자전거고누가 있습니다. 바둑이나 오목처럼 머리를 열심히 굴려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더군요. 인터넷 사이트에 가면 여러 종류의 종이판과 놀이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종이판에 그림을 그릴 때는 크레파스로 그리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이는 아이들의 정서상 부드러운 선과 색감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본 수업에는 주제별 수업 계획안을 짜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두 조로 나뉘어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주제와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주제를 각각 생각해 오라고 하셨습니다. 숙제를 바탕으로 각자 10개씩 수업 주제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모아서 하나의 생각그물로 주제별 수업의 계열을 짜보았습니다. 공통된 주제들을 하나로 묶어 각 주제의 위계를 세우는 것이지요.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상위개념과 하위개념간의 관계입니다. 대주제에서 조금씩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주제간의 위계가 바로 잡혀야 체계적인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선생님은 여러 사람이 생각한 주제들을 모으니 주제의 범위나 다양성 면에서 이점이라는 점도 지적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수업 방법을 계획하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수업사례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강아지똥』을 가지고 아이들이 만든 연극대본을 가지고 역할극을 해보았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해보며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겠지요. 『철수는 철수다』란 책을 가지고 연극대본을 만들어 연극을 해볼 수 있는데 어떤 아이는 엄마의 앙칼진 목소리를 그대로 흉내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감정이 복받쳐 울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글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차원이 아니라 토론을 하며 생각을 나누고 교사의 지혜로운 발문으로 아이들을 얼마든지 자신의 삶과 텍스트를 연관시키는 깊은 세계로 나아가도록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논술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연장수업을 듣지 못해 수업일지에 싣지 못하는 것에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