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공부·체험학습 -

체험학습에 대한 개념을 잡고 실제 사례에 대해 눈을 뜨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체험학습이라는 타이틀을 보면 거창한 무언가가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작은 풀꽃이나 물고기와 같은 자연을 만나고 아이들이 감성으로 느끼는 것이 우주와 만나는 체험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생각을 열어줄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시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른인 우리의 욕심이 지나쳐 아이를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름발이가 되게 하기보다 스스로 사고하고 자기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아이로 길러야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먹어서 죽는다」라는 텍스트와 몇몇 읽기 자료를 통해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는 추세를 알아보았습니다. 육식위주에 식생활이 채식위주로 바뀐다거나 패스트푸드에 대한 저항으로 슬로우푸드 운동이 일어나는 것 등을 볼 때에 현재 우리의 식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체험학습은 이처럼 내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으며, 내가 거주하는 공간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체험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과 우리가 입는 옷과 거주환경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몸을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체험학습을 이끌어 가는 것이지요. 옛날 할머니가 만드셨던 방법으로 「손두부 만들기」를 했던 수업사례를 얘기해 주셨습니다. 또 화학염료에 물들인 옷과 반대로 「천연염색」으로 옷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광목천에 천연염색을 하고 판화를 찍어 자기만의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 보는 수업도 있습니다. 나무토막을 가지고 실제로 주사위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놀이판, 연을 종류별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체험학습이 될 수 있습니다. 이같은 노작활동에서 염두해 두어야 할 점은 아이들이 결과물보다 만드는 과정에 정성을 쏟도록 하는 것입니다. "체험"이란 말 그대로 아이들이 오감을 사용해서 대상을 느끼고 이를 통해 사고가 깊어지는 게 중요하니까요. 특히 천연염색을 하는 동안에는 화학염료로 물들인 옷과 천연염색을 한 옷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주5일제 수업이 실시되면서 들공부, 체험학습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는데 논술교사인 우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을 다양하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문화원이나 각종 박물관 답사, 농협이나 농민회와 연결하여 농사체험하기, 관공서 견학 등이 있습니다. 농사체험학습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농작물을 함부로 다루는 경우를 미리 예방하고 동기유발이 충분히 된 상태에서 현장으로 가야합니다. 그리고 교사가 현장답사를 미리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미리 알아두어야 할 배경지식과 자료집도 준비해야 합니다. 교사의 주도면밀한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그냥 얘기만 들어도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고 싶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수업사례를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체험학습을 하기엔 교사가 져야 할 위험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어깨가 무거워지긴 했지만 갇혀있던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밖에서 뛰놀고 살아 숨쉬는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바램을 갖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