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민숙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 17기 16차시 수업일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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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를 통한 삶 읽기 - 논술과 읽기(이선희 선생님) ***

이번 시간은 "논술과 읽기" 첫 시간이었습니다. 초등논술 과정에서는 16번째 시간으로 계획된 24차시 수업에서 벌써 중반기가 지났습니다. 선생님은 앞과 같은 운을 떼시면서 논술이 무엇인지 한 번 짚어 볼 때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논술이란 무엇일까요? 선생님들은 "동굴, 무지개, 망원경, 렌즈, 음식" 등 비유적으로 멋진 정의를 해 주셨는데요. 사실 선생님이 이런 비유적인 정의를 원하셨는지는 몰랐기 때문에 제가 시작을 아주 거창하면서도 직설적으로 대답해서 다음 몇몇 선생님들이 이런 멋진 대답을 하실 기회를 잃기도 하셨죠.
"논술"하면 우리는 보통 논리, 지식, 이론 따위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런 자못 정연하면서도 딱딱한 단어를 떠올리기 전에 논술이란 감성이나 몸이 먼저 전제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협의의 논술이란 문제를 발견하고, 발견한 문제를 구체화하여 해결하기 위한 주장을 내세우고, 주장의 근거를 모색하는 과정을 언어로 서술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논술의 진정한 의미는 아닙니다. 논술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실천적 능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쳐 말하면 논술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의사 소통 능력을 넓히고, 자신의 삶 전반과 연관된 실천적 능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리나 지식, 이론만을 가지고서는 행동할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몸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야 이런 거창한 것들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이 움직일 수 있으려면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하죠.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논술을 통해 실천적 능력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그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낄 것이고 방황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을 숨이 차 오르더라도 꾸역꾸역 해 나간다면 우리는 우리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해결 방안을 찾고 이미 실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논술과 언어교육에 있어서 듣기와 읽기는 수용적 언어, 말하기와 쓰기는 표현적 언어라고 하는데, 이들 모든 언어 활동은 공통적인 사고로 통합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언어 교육 가운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에서 어느 영역이 가장 부족할까요? 우리 선생님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십니다. 바로 "듣기"죠. 주의해서 듣지를 잘 못 한다고 하는데요. 그것도 그럴 것이, 요즘 아이들은 너무 바쁘죠. 어두워질 때까지, 심지어는 어두워져서도 그 아이들은 학원을 돕니다. 즉,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야 할 뿐, 쌍방적 듣기를 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학교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죠. 늘 자기의 의견을 요하는 대답이 필요 없는 지시적 언어를 듣고 생활하니, 아이들은 "예"만 하면 될 뿐 그 내용을 구태여 새겨들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야기 들려주기는 참 중요합니다. 영, 유아기 때에는 엄마와의 교감이 강조되고, 아동기에 들어서면서는 이와 더불어 듣는 내용이 중요해지죠. 그와 함께 상상력도 발달합니다.
논술을 꼭 문학 텍스트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그 제기된 언어를 형상화한 것이 문학이라면 문학은 논술과 가장 가까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논술과 문학이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서" 중 / 우한용 서울대 사대 교수) 전에는 보통 책을 "본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텍스트가 거대 담론이 되어 "읽는다"는 표현을 합니다. 더욱 적극적인 표현을 써서 "읽어 낸다"고도 합니다. 여기에는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자마다 선택적 기준이 있을 뿐이죠.
작가는 자기의 경험과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반영하는 시대정신 등을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텍스트를 창조해 냅니다. 따라서 거기에는 작가의 자기반영적 모습이 투영되어 있고, 의도하는 바가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창조된 텍스트를 독자는 자신들의 지능과 언어능력, 독해기능, 배경지식 등을 가지고 상상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면서 읽게 되죠. 그리고 마침내는 그 의미를 수정하거나 확대, 재생산하거나 심지어는 전복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작가는 텍스트에 대해서 당초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까지도 의미를 재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쓰기와 관련해서, 논술을 가르치거나 공부하는 선생님들은 글쓰기와 글짓기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계신 걸로 압니다. 글짓기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참 익숙한 말입니다. 그러나 "쓰기"와 "짓기"는 참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오덕 선생님 같은 분은 "짓기"라는 표현에 대해서 아주 질색해 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차이를 보면, 글쓰기란 자신의 삶의 경험 속에서 정직하게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글짓기는 머리로 글을 지어 거짓 글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글짓기는 아이들의 삶을 병들게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과제 ***

1. "멋진 판타지(굴렁쇠)", "판타지 동화 세계(사계절)" 두 권을 읽으시고 4강까지 에세이를 작성하여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서평과 함께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셔야 합니다.)
2. 50년 후에도 살아남을 국내 서적을 한 권 선정하시고 이유를 밝혀 다음 수업(2강) 시간에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 공지사항 ***

1. 박미영 선생님이 어깨가 많이 아파 매주 11시쯤 수업에 들어오게 되셔서, 선생님들의 양해를 구하셨습니다.(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2. 웅진출판에서 나온 "비주얼 박물관"을 현금으로는 40%, 카드로는 30% 싸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권승희 선생님이 www.book7979.co.kr에 아시는 분이 계셔서요. 권승희 선생님 앞으로 구입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으니, 구입하고자 하시는 분은 권승희 선생님께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3. 이번 시간에 선생님들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거나 좋았다고 생각되는 그림책 한 권씩 가져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