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황정희  첨부파일

Subject  초등논술26기 1차시를 마치고 없음


--------------------------------------------------------------------------------
지난주 금요일에 초등논술 1차시에 들어갔습니다.글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까마득한 옛날에 한 회원
가입에 차질이 생겨서 주말까지 그냥 보내고, 또 어찌어찌
하여 몇밤을 더 보내고 어렵게 이 글을 올립니다.
죄송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막연하게 이럴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논술수업 하고는
색깔이 많이 다른 첫수업이었습니다.
머리로 느끼는 공부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워야만 뭔가가 될 것 같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도록 파고들어야만 근사한 뭔가를
해냈다고 뿌듯해 할 것 같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건 꽃만 있는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무이름표를 갈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맨질맨질해지도록 사포로 문지르고 닦으면서 발견한, 한올 한올
살아나는 나무결이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날마다 바쁘게 뛰어가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어쩌면 맨들맨들한 글솜씨 늘여주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바람 좋은 곳에 섰다가 헐레벌떡 지나가는 아이 뒷덜미 잡아서
숨 갈아 앉힌 뒤, 풀섶에 숨어 있는 개미집을 함께 찾아보는
그런 일들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채우는 것들은 거의 모두 사소한 것들입니다.
크고 대단한 일은 그리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소한 일상들을 십원짜리 취급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는 크고 대단한 일을 목표로 두고, 그
먼 거리를 목표로 두고 헐레벌떡 가지요.

어쩌면, 정말 어쩌면 저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들과의
만남 목적이 일부 변경될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확연하게 드러날것 같아서 사실, 가슴도
뜁니다.

사람다워지는 공부를 정말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