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여우사랑  첨부파일

Subject  안정희 선생님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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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아, 어서 일어나. 응?"
"......"
"어서 일어나, 엄마 오늘도 또 지각하겠다."
아무런 대답없이 엉덩이만 하늘로 쳐들고 있는 작은아이를 깨우는 것만큼 힘든일이 또 있을까요?
안정희 선생님. 안녕하세요.
언제나 늦게서야 강의실 문을 여는 지각생입니다. 늘 삐걱거리고 문을 열때마다 어찌나 죄송하던지 고개를 들기가 민망해 지더군요.
오늘은 강의실 문밖에서 수업에 사용할 교재며 공책을 펴고, 필 필기도구를 꺼내 문을 열어봅니다.
여전히 열강을 하시는 선생님, 칠판가득 무엇인가가 벌써 지나갔나봅니다. 에궁 너무 아까워......
초등학생 16명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몇명은 안되지만, 글쓰기를 할땐 왜그리 자신이 없는지, 늘 교사의 자질에 대한 질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요즈음 자신감이 생겼어요.
1학년 아이들에겐 모둠일기장이 주어졌구요. 2학년 아이들과 3학년 아이들에겐 새로운 글쓰기 공책이 주어졌답니다.
그런데요. 정말 뜻밖의 일이 생기더군요.
글쓰기에 "글"자도 반기지 않던 아이들이 어찌나 숙제를 열심히 해오던지, 제가 감동에 감동을 한답니다.
어젠 학교에서 "창의력 논술대회"가 있었거든요.
저마다 주어진 주제로 글을 썼대요. 어찌나 자랑을 하는지, 제가 다 뿌듯해졌답니다.
선생님께 강의를 들은 후로 제가 아이들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의 글을 바로 보는 눈이 생겼답니다.
글쓰기 책을 몇번이나 읽었어도 어떻게 해야 할까 몹시 두려웠었는데, 이젠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이들이 글쓰는 것을 즐깁니다. 저또한 그런 아이들을 보며 행복하답니다.
조근조근 말씀을 해주시며 활짝 웃으시는 모습, 그 모습을 하루라도 놓치기 싫어 늦은 시간이지만 늘 강의를 문을 열것입니다.
양해해 주실거죠?
한주간 행복한 하루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