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김승희  첨부파일

Subject  아들에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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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김승희


지난 화요일
죽산 성지에 피정 갔을 때
묘비명엔
네 나이에 순교한 성인도 있더구나

십자가의 길을 돌며
주님상처 새겨볼 때
행여 내가 너에게도
무거운 십자가를 지운 적은 없었나
생각하게 되더구나

태권도 학원 관장이 되고싶다던 네게
의사로 돈을 벌어
태권도 학원은 취미로 차리라고
강압을 주던 나

학교에서
네 꿈을 발표할 때
넌 모기소리만 했다지

아들아
네가 벌써 십자가의 무게를 느낀다면
이젠 내려놓으렴

오늘 네가 알뜰 바자회에서 사온
오백 원짜리 귀걸이 하나로도
엄마는 충분히 행복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