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선희  첨부파일

Subject  "아이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 에 대하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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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희 선생님께서 정리하신 것 잘 보았습니다.
애쓰셨네요.

저희가 그린 그림에 대해서는 이번에 해오름에서 나온 "아이들과 함께 그림 그리기"라는 책을 꼭 참고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젖은 도화지에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같이 해 보았는데요. 사실 한 차시의 수업 안에 녹여내기엔 너무 큰 내용이 들어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하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서 조심스러운 접근이란 그림을 그리는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놀라운 색의 경험을 합니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새벽은 짙은 파랑에서 파랑, 어슴프레한 파랑으로 점점 옅어져 가고, 해도 처음부터 빨강이 아니라 어슴프레한 파랑이 점점 노랑과 겹쳐가며 주황이 나타나서로 춤추다가 아주 조금씩 빨강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라고 하지만 그 색들이 딱딱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이 자기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그것을 바로바로 드러내는 존재들입니다. 어른들에게 말을 배울 때도 의미를 알든 모르든 그냥 따라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행동도 무의식에 각인이 되어 유사한 상황이 되면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모방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주변의 세상을 서서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며 그것을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두 세 살 짜리 아이들이 말도 안 되는 그림을 가지고 와서 "이건 엄마야 "하면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하물며 좀 더 큰 아이들라도 이 자기 나름대로 그린 그림에 대해 우리는 판단을 할 여지를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림책은 서둘러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그림으로 나타내려고 하면 많은 제약을 가합니다. 그리고 집에서 좀 서툴더라도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전문 미술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술학원에 보냅니다. 아이들은 미술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배우지만 자기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은 잃어버립니다. 전문미술 교육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림이 또 하나의 자기 소통 방식이므로 자유로운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림이 자기 소통 방식이라 할 때 중요한 것은 색의 느낌을 갖는 일입니다. 젖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때 그림 그리는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색이 아니라 빨강, 노랑, 파랑이 젖은 도화지와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색을 만들어 가는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이런 색의 경험은 아이들의 내면에 깊이 인식되어 세상을 향해 자기를 열어가는 과정이 되게 합니다.
빛칠하기(젖은 도화지에 수채물감 그리기)는 선생님이 먼저 많이 연습을 해보셔야 합니다. 빨강의 느낌, 노랑의 느낌, 파랑의 느낌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 또 두 가지 색이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두 색이 만나 어떻게 어울리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지 충분히 경험을 해 보시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