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이와 수일이"를 읽고
20기 공유선

이 책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 아이가 환타지 모험을 통해 진짜 자기를 찾는
성장동화 이다.
여러 각도에서 많은 문제의식을 이야기 속에 담고 있지만 결국 자기 삶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소중한 것이며 껍데기만 남은 내가 아닌 진짜 "나" (참나)로
살아야 주인된 삶을 살수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주인공 수일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아이이다. 엄마의 잔소리와 학원
공부로 지친.... 그래서 탈출하고 싶다. 그때 자기네 집 강아지가 사람처럼 말을 한다.
여기가 환타지의 시작이다. 특이한 것은 전래동화 구도와 환타지의 만남이다. 저자는
한국적인 환타지동화를 시도했던 것 같다.
어쨌든 수일이는 쥐를 둔갑시켜 자기를 다신 할 가짜 수일이를 만든다. 그리곤 실컷
놀아본다. 가짜 수일이는 처음엔 쥐로 돌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수일이로 사는 것에 나름
대로 재미를 붙이면서 진짜 수일이와 맞서게 된다.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복실이 말고는 아무도 수일이와 소통하지 않는다. 수일이가 마음을 나누는 유일한 대상은
복실이다. 다행히 윗층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옛이야기속의 신령님같은 지혜를 수일이에게 알려주시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들고양이를 찾아 가짜 앞에 데려오면 쥐로 돌아갈거라고..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가짜 수일이의 꾐에 빠져 복실이와 수일이는 쥐로 변해버리고 들고양이를 찾기 위한 고난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야기가 점점 꼬이면서 재미를 더해간다.
들고양이를 만나 겨우 자기 모습을 되찾은 둘에게 들고양이는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 남을 함부로 길들이려고 하면 안 돼. 무턱대고 남한테 길이 들어서도 안 되고....네 엄마가
너를 먼저 길들였어. 너는 쥐를 길들이고, 그런데 이제는 그 쥐가 거꾸로 너를 길들이려고 하고, 덕실이를 길들이려고 하고 네 엄마랑 아버지까지 길들이려고 한단 말이지? "
들고양이와 함께 가짜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수일이는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수일이와 수일이는 어린이책의 흔한 구도......몰지각한 어른과 성숙한 아이, 갈등을 겪는 아이에게 손잡아주는 훌륭한 어른........가 없다. 그래서 가르치거나 훈시한다는 느낌이 적다.
하지만 환타지 속 동물들의 캐릭터는 그럴듯해 현실감도 적당히 느껴진다.
직접적인 표현인 "길들인다, 길들여진다" 는 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으니 마음이 뜨끔해진다. 생각할수록 서로가 먹이사슬처럼 얽혀져 있다. 그런데 내가 가장 불편해지는 부분을 찾아보니 교육이란 단어였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인데- 길들여지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 우리네 교육은 사람들을 잘 길들이려고만 하고 있으니......
그래서 "길들이려고 하지 말아라~ "하는 목소리보다 "무턱대고 길들여지지 않도록 내가 아닌 것 앞에서 용감해져라! 남 핑계 대지말고." 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멋지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