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보다는 조금 일찍 와서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을 조금이나마 가져야 하는데, 아이들 등교 준비를 해주다 보면 해오름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초읽기에 들어간다. 다섯번째 수업 시간 10분지각...다음 시간에는 아이들 등교 준비라는 변명은 하지 말아야지 이런 다짐을 해보며 다섯번째 수업에 임했다.

빨강,파랑,노랑 세 개의 모듬으로 나누어 독립된 세 개의 원을 만들었다. 옆사람의 손을 잡고서 그사람의 체온을 느끼면서 "딩동벨" 이라는 제목의 짧지만 리듬감이 있는 동요를 돌림 노래로 불렀다. 왼발부터 왼쪽으로 박자에 맞추어 한소절이 끝날때까지 움직이고, 다음소절에는 오른쪽으로,그다음에는 왼쪽으로 다른 모듬이 노래를 마칠 때까지 처음 시작한 모듬은 정신을 집중하고 불러야 한다. 발을 움직인다음 무릎을 살짝 굽혀주라는
박형만 선생님의 말씀에 쑥스럽지만 어린아이들 처럼 그렇게 하는 선생님들의 표정이 참 해맑다고 느꼈다.
다음에는 세 개의 원을 겹쳐서 돌림 노래를 불렀는데, 이렇게 부르니까 좀 더 부르기 힘들었다. 자꾸 다른 모듬의 노래를 따라 하게 되어 좀더 노래에 집중을 하여야 실수를 하지 않을듯 싶었다.
돌림 노래는 어린이들과 함께 3인 이상만 모이면 할 수있는 간단한 놀이이다. 생활 속에서 몸에 자연스럽게 음감을 익히게 할 수 있고, 음의 신비로운 조화를 느낌으로 협동심이나,사회성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 시절에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여러가지 사물에 대한 열린 마음을 키워주고, 감정을 받아들일 수있는 존재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슈타이너 선생님은 "교육은 예술이다" 라고 하셨다. 교육이란 단지 지식을 천편일률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속에서 생활속에서 느끼고 깨우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노작교육을 중시하는 것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보고 힘든 노동 과정을 체험함으로서
예술과 교육은 같은 맥락이란 것을 느께게 해준다.

장서인 만들기를 하기 위해 앞치마를 하고 고무를 나무단면에 맞추어 자른 후, 일단 종합장에 각자 디자인을 했다.
그리고 고무에 그림을 그리고 조각도로 볼록이나 오목중에 하나 선택해서 조심스럽게 모양을 만들어 갔다.
흘러 나오는 음악 소리와 조각도가 작품(?)을 만들어 가는 소리,선생님들의 손놀림들 속에 드디어 각자의 도장이 만들어지고
잉크를 묻혀 꾹 눌렀을 때,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한가지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내 도장이 제일 못 만든 것 같았다. 장서인은 자기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데, 조금 도 신중하게 만들 것을....
고무를 조각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 줄은 정말 몰랐다. 작은 작품 하나 만들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정말 무엇이든 아껴써야 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서인을 만든 나무는 나이테를 보니 한 십 년 정도 된 나무 같았고, 한쪽 면에 깊은 상처가 있었다.
이 나무가 어느 곳 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어 작은 축하를 해주고 싶다.
끝으로, 어린이는 모방의 단계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방으로 부터 충분히 대상에 대한 실체를 익혀야 창조도 할 수 있다는 이 말을 깊이 새기며 다섯번째 수업 내용을 마무리 해야할 것 같다.

*숙제- 1.주제가 있는 놀이판 만들기:주제 설정하고 여러가지

갈래의 길을 만들고,지름
길,함정등을 만든다. 화면
을 아름답게 꾸민다.
2. 주사위 :만들지 않은 선생님들은 필히 만들 것
만드신 선생님들도 더 정교하고 창의적으로
다듬어서 가져오실 것
3. 이름표 다시 만들어 오기(만지고 싶고 가지
고 싶도록)

*다음 시간에는 흙피리를 만드러 가므로 숙제는 한 주 후
에 가지고 오셔도 될 것 같네요.
31일 금요일 이른 아침에 모두들 건강한 얼굴로 만나길 바랍
니다. 8시 50분까지 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 앞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