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 읽기 -
제 1 강 현대 사회의 문화와 대중 매체

수업일지를 제때에 올리지 않고 너무 늦어지게 돼서 죄송합니다. 지난해 연말로 오면서 너무 바쁜 나머지 논지사 강의에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매체 읽기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가 가는 분야였으며 영상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봅니다.

매체에 대한 이해와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매체를 왜 다루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살펴보았습니다. 현대 사회와 매체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매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현재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지배하고 있는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한 발짝 물러나 현실을 객관적·과학적 시각으로 조명해 봐야 하듯이 대중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체의 영향력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중 매체는 숲에 비유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중 매체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그 매체를 이성적·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나의 관점을 잡는 것이지요. 관점이라는 체를 가지고 잡다한 정보와 자극을 걸러내어 받아들어야 합니다. 결국 매체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에게 매체를 조망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지요. 현대 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여러 가지로 답할 수 있겠지만 선생님은 다중 지향적이며 대중 지향적인 문화를 가진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다중 지향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는다는 의미이고 대중 지향적이라는 것은 대중적인 것이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예전엔 서구의 가치관, 남성의 가치관, 백인의 가치관만이 인정되던 데서 동양·여성·유색인종의 가치관도 인정되고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현대사조의 한 흐름이기도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는 모더니즘사회가 갖는 가치, 중심, 기준을 모두 뒤엎고 거스릅니다. 이는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모더니즘적 세대의 판단기준은 옳으냐, 그르냐를 묻는 선악의 기준, 흑과 백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반면 요즘 아이들은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없습니다. 그냥 자기가 느끼기에 좋다 혹은 나쁘다로 판가름합니다. 이는 "아버지 죽이기"란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기성세대의 권위와 굳은 의식을 거부하고 반박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내가 있기까지의 역사, 과거는 무시하고 현재의 나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내가 현재 누리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래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아이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소유를 중시 →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소비, 사용에 가치를 둠
* 동질지향적 가치 → 튀는 것을 좋아함. (ex) TTL 광고, 이질성, 차별화 강조
* 논리적 사고 중심 → 감각적인 판단이 더 중요.

이처럼 다중 지향적인 문화, 다양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대중 문화가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문화란 동시대의 한 집단에서 공유되는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중 문화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장미를 생각할 때 사랑을 떠올리는 것과 같이 공동체 안에서 은연중에 인정되고 있는 상징체계를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합니다. 즉, 대중 문화는 지배층이나 피지배층의 이데올로기 그 어느 하나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부딪히는 과정을 반복하며 문화의 재생산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TV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들의 경우 가요계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더그라운드 가수로서 성공한 윤도현을 보면 하위 이데올로기가 상위 이데올로기를 뒤집고 대중 문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늘에 가려져 있던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가 매스컴에 나오는 것도 헤게모니를 잡으려는 투쟁의 예입니다.

다음으로 매체가 주는 영향력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책을 통해 접하게 되는 활자와 다르게 언어는 한번 뇌리에 박히면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감각적인 인상을 남깁니다. 책을 읽을 경우에는 그 내용을 잊으려고 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잊게 됩니다. 그러나 눈의 자극을 통해 들어온 영상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영화의 주인공, 혹은 충격적인 장면은 지우려 해도 잘 지워지지 않지요. 그래서 수업을 하기에 앞서 좋은 매체는 선택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에 관련해 선생님은 "의사사건"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 의사사건 :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의 일부분을 진실의 전체인 것처럼 보도.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 폭파장면만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방송사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만을 방영했고 시청자는 그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사람들을 생각하기 보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스릴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카메라에 의해 현실이 왜곡되고 시청자는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것만 보게 됩니다. 즉, 카메라는 사건이나 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같은 동성애자이면서도 남성에게 섹시함으로 어필할 수 있는 하리수는 매스컴을 타고 홍석천은 남성의 경계를 허무는 모호함으로 매장되는 경우도 남성중심의 권력이 매스컴을 지배하는 한 예입니다. 매스컴에 숨어 있는 정치논리, 자본논리를 파악하지 못하면 대중 문화 속에 함몰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론 아이들이 매스컴을 올바른 판단력과 객관성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매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디어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 즉, 매체의 제작과정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주체로서 미디어를 비판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있던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되는 시간이어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대중 문화를 통해서 우리의 의식 세계와 생활 방식을 통제하고 있는 매스컴의 힘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정치세력과 자본주의의 논리를 주입시키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신문을 보면서 밑바탕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가 뚫어지게 캐보기도 하고 광고 문고와 이미지 속에 담긴 의미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TV와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영상세대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서 TV나 영화, 그 외 대중매체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다음 차시부터는 매체를 텍스트로 한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강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