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도반 선생님들의 1인칭 인물소개를 들으면서 비로소 구조적 독해 방법의 깊이를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일단 지난 번 과제를 마치고도 또 다시 책을 펴들고 읽으시면서 각자 맡으신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신 노력에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한 번 읽고 제가 기억나는대로 그리고 그 인물을 가장 잘 나타내준다고 생각한 부분만 읽고 썼거든요. 다시 읽을 생각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쓰신 글들을 들으니 앵무새죽이기가 입체적으로 다가왔어요. 지난번 강의 소감에도 썼지만 저는 대개 책을 읽을때면 서사흐름에 따라 줄거리와 사건을 위주로 읽었거든요. 제가 읽어왔던 방식이 책을 점과 선으로 본 것이라면 오늘 발표를 들음으로써 다각도로 바라본 면의 집합체를 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입체와 구조가 드러나는 것 같았달까요. 

역시 아무리 훌륭한 건물도 유명하다는 말만 듣고 가서 보는 것과 그 구조와 각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보는 것과 천지차이가 난다는 말이 조금은 실감나는 시간이었어요. '아, 책도 이렇게 읽어야 하는구나...'라고 깨닫게 된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깨닫게 해주신 각 선생님들의 시간과 노력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길잡이 선생님께서 중간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소개하시면서 독서를 소유의 방식으로 하는 것을 경계하셨는데, 저는 지금까지 소유의 방식으로 읽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잃으니 실제로 제 것이 되는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한 선생님께서 작가와 감독이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 어떤 대사나 동작이나 인물도 우연히 등장시키진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앵무새 죽이기를 쓴 하퍼 리도 그랬겠지요. 각 인물이 작품에서 담당해야 하는 역할, 조연이나 엑스트라라 할지라도 그 인물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점, 독자가 생각해주길 바랐던 점 등이 있었을텐데 무심코 지나친 것이 참 많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독서 방식이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과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였습니다. 인도하는 선생님도 과제를 해오는 학생도 한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담을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담을 잘 받아들일까라는 걱정이요. 일단 저부터도 이것이 부담스러운 작업이니 말이죠. 그리고 이 과목, 저 과목 다 해야하는 학생들이 한 작품을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고 고민을 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것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선생님의 몫일까요. 하... 우리에게 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이 있으면 좋겠고 작가와 작품을 존중하는 태도가 있으면 좋겠고 그런 독서 방식이 수용되는 현실이 되면 좋겠네요.  -김현*

 

오늘 선생님께서 소유냐 존재냐를 말씀하시면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 하지 못한다면 읽었다라고 말하지 말라라고 하셨을 때... 뜨끔했습니다. 바쁜 시간 쪼개서 책을 읽은 게 어디냐라며 단순히 읽었다는 데 의미를 두었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반 선생님들이 나눠 주신 등장인물소개 덕분에 시간이 흘러 누군가가 앵무새 죽이기를 읽어봤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업 후기를 쓰면서 오늘 이야기 나눈 ‘조각을 찾는 동그라미’의 의미를 수업 활동과 연관 지어 봅니다. 저는 동그라미가 삶의 의미를 찾아 어찌됐든 구르고 구르는 그 에너지가 좋아보였는데요, 아이들을 지도한다면서 정작 저는 얼마나 써보고 생각해 봤는지... 아이들한테는 구르라고 하고서는 나는 멈춰있지 않았는지... 급 반성이 되네요. 수업을 통해 책을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게 얼마나 고된 작업인지 구르고 구르면서 깨닫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생님 수업을 듣고 모둠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에너지를 얻어갑니다. -국진*

 

오늘은 책을 읽을 때 전투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말씀이 가장 큰 자극이 됩니다. 그동안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저도 욕망에 휩쓸린 어설픈 책 읽기로 뭇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기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표현하는 여러 선생님들을 보면서 아, 책은 혼자서 소유하듯 읽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생각을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구나 싶습니다. 매 수업이 힘이 좀 드는 고됨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기 걸음마 같은 걸음마라도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 이 들면서 보람도 느껴지네요. ㅎㅎ 추석 명절 무사히 잘 보내시고 9월 28일날 뵙겠습니다. -이명*

 

인물들의 자기소개서를 들으면서 책 내용이 다시 들어왔습니다. 처음 수업을 듣기위해 책을 한번 읽었을때 느낌과, 자기소개서를 쓰기위해 읽고 또읽고 그 과정을 통해 작가가  한단어 한구절 그냥쓰지않고 그 안에 의미가 있고 다 연결지어 나에게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아이들이 이걸 할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좀 쉽게쓸수 있는방법을 고민했는데 박형만선생님께서 부담을 가지고 읽어야하고 3번읽기를 하라는 말이라고 하셨을때 내가 그 과정을 통해 많은걸 느끼고 배운만큼 아이들도 한권의 책을 깊이 읽게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개별 과제. 한것을 조별로 모으는 과정을 통해서는 늘 새로운걸 배우고 깨닫게. 되는것 같습니다. 입시로 바쁜 우리아이들이 천천히. 한권의 책을 읽어가며 즐거움을. 찾을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미*

 

읽기에 부담을 줘야한다....는 말씀이 아이들을  글 속으로 데려가야한다. 또 글을 낳게한 세계를 돌아보도록 이끌어야한다. 글과 세계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는 체험을 하는 데까지 가야한다...는 말씀으로 이해가되었었습니다....이게 되겠나...싶으면서도 저도 뜨겁게 읽었던 책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는 그 순간을 만나보고 싶네요! 그런 날이 올까요? ^^ 그런 날이 오길바라며 성실히 배우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명절 보내시길요! -이영*

 

지난주에 함께 나누었던 앵무새 죽이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반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등장인물 소개는 한편의 낭독극을 만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각 인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새롭게 듣다보니 “그렇지, 인생에 조연이란 없지. 모두 단 한번 뿐인 자기 인생의 주연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마음도 상황도 어지러운 이 때 매 주 모여 책과 지혜를 나누는 이 시간도 나중에 돌아보면 참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되겠구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지난 번 수업 이후 모둠 선생님들과 '할 수록 더욱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부족함을 깨닫는 부끄러운 시간이 배움의 디딤돌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희도 수업과 나눔을 통해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라는 애티커스 핀치의 가르침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네요.  몸의 덩치 대신 마음을 키우도록 이끄시는 길잡이 선생님과 귀한 도반 선생님들께 매 시간 감사드립니다. -심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만큼 중요한 것이 '나는 누구여야 하는가'이다. /'소유적 존재성 추구는 소유하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에 존재성을 확장하는데 기여하지 못한다.'  지난 시간, 이번 시간 제 목에 가시처럼 박힌 말입니다. 소화하지 못한 것들이 쌓일수록 첫 마음이 흔들립니다. 논술로 아이들과 만나본 적이 없기에 무식하고 용감하게 뛰어들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과연 내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를 의심하게 됩니다. '논술이란 다양한 해석에 대한 논리적 타당성을 기술하는 과정이다'란 이전의 생각이 너무 안일하게 느껴지고요.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을 만날 때 무엇을 중시하고, 어떤 마음으로 만나시나요? 언젠가 시간이 허락된다면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예출판사의 <앵무새죽이기>를 읽으며 번역에 대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같은 문장을 몇 번씩 읽기도 했고요.혹 잘된 번역본을 기본서로 소개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 생각을 해봤습니다.(이건 제 이해력 부족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인물 소개글을 들으며 제가 상상했던 인물을 만나기도 했고, 상상 밖의 인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의 글을 들을 때는 젬이 된 기분이었고, 제 글을 발표할 때는 딜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과제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을 때는 분석적으로 읽었다가, 인물을 소개하려니 그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더군요. 제게 인물 소개는 가슴으로 읽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림책이라 좋아라 하며 후루룩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질문에 답 하려니 술술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다시 들여다보고 다시 질문 앞에 섰는데, 여전히 명확치 않더군요. 압축된 글의 농밀함에 놀라고, 글의 길이로 무게를 판단했던 제 섣부름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래도 다른 선생님들께 의지하며, 배우며 갈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쌤들~" - 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