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빛을 더 깊게 하려는 듯

아침 나절에 잠깐 비가 흩뿌려졌다.

걱정이 되었다.

집을 나서면서 오늘 공개강의에 비가 기여하는 바를

무시하고 싶었다.

비가 오면 사람들이 집 나서기 귀찮아 하거나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경험이

현실로 드러나지 않길 바라면서....

공개강의에 많은 선생님들이 오셔야

강의를 맡은 이로써 신나는 일이지만

사람 수에 따라 기분이 좌우지 되는 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는 여전히 문제가 많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섯 분이 오셨다.

멀리 잠원동에서 오셨다는 분과

더 멀리 봉천동에서 오셨다는 선생님의 자기소개를 들으며

해오름이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불끈 용기가 솟아 올랐다.


자료집을 나눠드리고 차근차근 해오름 논술교육의 방향성과

이 시대에 왜 논술교육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소견을 피력했다.

이번 10기에도 씩씩한 남자분이 오셔서

무척 반가웠는데

오늘 오신 분들이 6개월 과정을 모두 열심히

공부하시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미리 숙제가 많으냐고 긴장하시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숙제가 절대로 많지 않다.

다만 내가 스스로 공부해야 할 과제가

수업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발견하시길 바랄 뿐이다.


어차피 공부는 자기 스스로 몫으로 해결해야 하므로...

한가위 명절이 끝나고

26일 개강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늘 새로운 이들을 만날 때마다

새 힘이 돋아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가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