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선생님과 첫 수업

하남에서 당산까지 먼 길을 오셨다.

해오름 약도가 길을 찾는데 힘든 모양이다.

조금 늦으셨다.

가방에는 뭘 그리도 많이 넣고 오셨는지. 도저히 아픈 분이셨다고는 믿기지 않았다.

솔직히 어제 저녁부터 너무 긴장을 했었다. 이상했다. 개강 하루이틀 해보는 것도 아니고 벌써 해오름 9년 아카

데미 일을 하고 있는데 유난히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나무에 대한 기억 하나씩을 떠올리며 자기 소개를 했다.

중간 중간 선생님 말씀

강의를 저렇게 편안하게 할 수도 있는거구나 하고 혼자서  감탄사. "아~~아"

강의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 듣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게 다들 함께 하고 있었다.

한참을 자기 소개하고

슬라이드 보고 나서야 새 한 마리 만들려고 나무를 들었다.

새 머리를 만드는데 칼이 나가지 않았다.

나를 본다

일단 모든 일이든 지르고 보는 편인데 그것이 얼마나 소심해서 나오는 행동인지

나무에 칼을 댈 수가 없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혹시나 잘못될까 보다는

그 나무가 새가 되어야 하는 과정이 너무도 힘들게 다가왔다.

죽은 나무로 장식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만드는 느낌.

욕심은 나지만 이 과정을 어떻게 헤치고 나갈지 잘 모르겠다.

손과 마음이 하나 되는 그날은 오겠지.

수업을 듣기전에 나도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일까?

하고 되물었는데 하루 하고나니 글쎄다. 그저 해 보고 싶다는 생각!~



어느 목공의 귀재가 나무로 새를 깍아 하늘에 날렸는데 사흘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정교를 극한 솜씨가 생활에 보태는 도움에 있어서는 수레의 바퀴를 짜는 평범한 목수를 따르지 못합니다-신영복

컴퓨터 앞에 놓인 달력에 있는 글귀.

이제 보인다.  일주일 전부터 바로 앞에 있었는데.

나도 참!

왜 그렇게 콩닥거렸는지 알것같다. 선생님의 삶을 알기에 그리고 그것이 강의에서 녹아나기에 내 마음이 그리도 콩닥거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