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독해 9가지 방안 실천하기

 

박형만(해오름 으뜸일꾼)

  

책을 읽는 것은 글쓴이 생각을 읽는 것이며, 그 생각에 대해 내 생각을 견주어 보고 가다듬어 궁극엔 텍스트 주제를 나의 지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 읽기 행위에는 독해과정이 수반되는 것에서 자신의 지적 사유범주를 확장시키는 작업이기도 하다. 또한 글 읽는 행위는 글쓴이의 삶을 만나는 것이기도 하고 그의 지적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일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구체화되어 축적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는 지적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 인간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세계관을 다지게 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따라서 책 읽기는 자신 안에 있는 다양한 물음을 읽기 행위를 통해 해소할 뿐만 아니라 다면적인 답을 획득함으로써 좀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를 항해할 수 있는 힘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읽기 수행은 다음과 같이 좀 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독서법을 시도하였을 때 한결 더 나은 독해력을 다지는데 기여한다. 구조적 독해는 한 편의 글을 건축물처럼 바라보는 방법이다. 건물을 지은 사람이 어떤 의도와 목적,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건축하게 되었는지를 순행적으로 되짚어 봄으로써 글쓴이의 깊은 사유의 세계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1.  또박또박 (정독) 소리 내어 몇 번씩 반복해서 읽기

한 문장, 한 어절, 한 낱말의 숨어 있는 의미를 캐내기 위해서는 정독(精讀)하기 즉, 또박또박 읽기를 해야 한다. 글 읽는 능력이 능숙하고 숙달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 문장씩 의미를 곱씹어 가며 읽는 것은 독서의 바탕이 된다. 특히 인문·사회과학 텍스트들은 글쓴이가 글 속에 자신이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삼투압 시켜 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문맥 속에 담긴 의미를 찬찬히 풀어내기 위해서는 정독과 숙독을 통해 독해를 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서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기억을 증진시키기 위해 소리를 내어 성독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과거 선비들이 몸을 흔들어가며 소리를 내어 글 읽는 모습은 마치 시냇물이 굴곡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과 같다. 이러한 독서방법이 우리 몸에 배이게 되면 글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집중력도 향상되어 책읽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다.

따라서 글을 읽을 때는 소리 내어 리듬을 타면서 한 어구씩 (주어/ 목적어/ 서술어) 끊어 읽는다. 읽기 과정을 통해 몸 전체의 감각을 깨워 책 읽기에 집중할 수 있으며 정확한 발음을 터득하여 낱말에 함의된 의미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또한 소리 내어 읽으면서 몸을 앞-, 또는 좌-우로 흔들며 읽는다면 리듬감을 살리며 읽을 수 있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읽기를 극복할 수 있고,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다.

 

2. 글쓴이 연구하기 - 저자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저자의 독특한 관점을 이해하여 저자가 내세우는 문제의식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의 학문 연구 특성과 방향, 관심분야 탐색, 서문에 제시된 글 쓴 이유와 목적 및 저자가 노리는 점을 찾는다. 또한 저자의 대표 저서를 읽고 주제의식과 강조점을 추론해 봄으로써 폭넓은 관점에서 저자의 의도성을 이해할 수 있다.

  : 피터싱어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를 읽고 <동물해방>을 읽으면 글쓴이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기 쉬움

 

3. 제목 추론하여 상상하며 읽기

  제목에 함의된 개념과 정의를 생각하여 저자가 주장하는 글 쓴 목적과 의도를 통찰할 수 있다. 또한 독해 과정에서 제목의 의미를 풀어가면서 전체 주제의식을 가늠하거나 파악할 수 있다.

모든 글은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루거나 논한다”. 또한 모든 글은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글 읽기 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이 두 명제를 기억하자. 이 글에서 지금, 여기의 문제는 무엇인가? 글쓴이는 이것에 대해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는가?를 생각하자. 그리고 글쓴이가 어떤 화두를 붙잡고 이 글을 쓰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자. 제목에 담긴 글쓴이의 화두를 상상하여 본다면 우리는 이미 절반의 독서를 하게 된 것이다.

 

4. 서문, 들어가는 말 등을 참고하여 집필목적이나 이유를 분명하게 정리하기

모든 텍스트에는 프롤로그, 서문, 들어가는 말 등 글쓴이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목적을 밝히는 부분이 글머리에 제시된다. 글 읽기 전 이 글머리 부분을 통해 저자의 집필 의도를 읽고 글 쓴 동기와 목적을 이해하게 된다면 본문을 읽을 때 좀 더 깊은 독서를 할 수 있다. 특히 글쓴이가 어떤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집필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하고 글 읽기를 시작한다면 능동적 독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5. Contents 추론하며 읽기 

 큰제목- 중제목- 소제목을 읽고 구체화와 추상화 과정을 통해 주제문을 정리한다. 제목은 한 편의 구체화된 글을 추상화 한 것이다. 따라서 제목만으로 글 내용을 추론하여 글 흐름을 상상한 후 읽기를 시도하면 글에 대한 이해도가 배가 될 수 있다.

한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문이 있으며 하나의 주제문은 35개의 핵심어로 구성된다. 주제문은 글쓴이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성해야 한다. 주장에 따른 근거는 13가지 일 수 있으므로 이를 모두 반영하여 주제문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락별 주제문을 작성하면 한 편의 글을 집약하는 주제문을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글을 분석하여 전체 주제문을 작성하게 되면 구체화와 추상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독해력을 갖출 수 있다.

 

6. 쟁점 찾기 글쓴이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찾기

글 읽기 과정에는 우선해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글쓴이는 어떤 질문을 받고 이 글을 쓰게 되었을까? 그리고 글쓴이가 제기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제시한 문제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가? 등을 통해 주제의식을 정확하게 찾는다.

 

7. 쟁점에 대한 내 생각 정리하기

글쓴이의 문제제기를 도출하였으면 이에 대한 내 생각을 답변형식으로 쓴다. 글쓴이 생각과 내 생각을 견주어 보고 내가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지, 어떤 주장에는 공감이 되지 않는지, 그렇다면 왜 그런 생각이 드는 지를 조목조목 밝혀 정리한다. 이러한 비판적 읽기과정을 통해 독해에 접근하여야 하며, 글쓴이 주장을 우리 현실에 구체적 으로 적용해 보아서 타당성이 있는 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8. 읽으면서 감동적인 문장 찾기

명문장, 어려운 낱말, 몰랐던 용어 등을 정리한다. 가능하면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을 활용하여 풍부한 어휘의 용례나 적용을 알아두는 것이 언어능력을 배가 시키는 힘이 된다. 읽다가 감동을 주는 문장이 있으면 그대로 적어 두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문장 구조를 외울 수 있을 만큼 읽는다. 하나의 명문장을 암기하게 된다면 이는 곧 자신의 문장 실력이나 언어 능력을 키우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모르는 장소와 시대적 배경은 관련 자료를 더 찾아 자세하게 익히는 것이 필요하며, 유명한 학자나 위인이 인용되었을 때는 그 인물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찾아 익혀두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하나의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재료들이 관여하고 있는 지를 이해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다지는 힘이 된다.

 

9. 새롭게 알게 된 점과 깨우친 점을 중심으로 소감문 쓰기

글을 읽고 난 후 평소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된 점과 깨우친 점을 중심으로 소감문을 작성하는 것이 독해의 완결을 이루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글 읽기가 인간을 성장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앞으로 더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동기와 태도를 확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