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요약 정리

정중동 도반 2008년 11월8일

 

 

서문|돈 헤이즌 / 설선옥

 

민주당은 2004년 11월 대선의 승리자는 당연히 존 케리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는 사실에 기반한 통계 자료를 엄청난 양으로 제시하여 논쟁에서 이기고, 새로운 정책들도 연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대선에서 국민들은 부시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하였고, 진보주의자들은 그제서야 강력한 반부시 메시지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단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책에서 레이코프가 주장하는, 정치적 논쟁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그는 공화당이 2000년 이후 모든 것을 장악하고, 주류 보수주의에서도 많이 떨어진 극단적인 주장을 국가 정책으로 밀고 있는 이 현실을 미국정치의 ‘언어’를 공화당이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고 말한다. 즉, 진보주의자들은 계속해서 보수주의자들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여태껏 자기 발등을 찍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진보주의자들의 가장 큰 오해는, 민중이 ’사실‘과 ’이익‘에 기반한 투표를 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 체계와, 그를 연상케 하는 언어-즉 프레임에 기반하여 투표한다. 다시 힘을 되찾아 오고자 한다면 민주주의자들은 다시 그들의 견해를 잘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는 것이 지금 그들이 다시 시작해야할 최선의 출발점이다.

 

머리글 / 설선옥

 

프레임이란 ‘인지적 무의식’의 일종이다. 즉, 프레임이란 두뇌 속 구조물이기는 하나 의식적으로는 접근할 수 없고 오로지 그 결과를 통해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단어는 개념적 프레임에 맞춰 정의되므로, 어떤 단어를 우리가 사용할 때에는 그와 결부된 프레임이 작동한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계획, 행동 양식 등까지 결정한다. 따라서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우리가 사회적 변화를 촉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재구성을 통해 대중의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그를 위해서는 당연히 그 기저에 놓인 언어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작업이 요구된다. 진보주의자들은 2004년 대선에서 유례없이 진보주의적 가치관 하에서 하나로 뭉쳤었다. 우리를 하나로 단결시켜 준 그 것은 바로 가치관이었다. 그 가치관을 대중에게 전파시키기 위해선, 명확하고 도덕적이며 보편적인 전망을 제시해야한다. 지금까지 늘 행해왔던 단순한 정책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닌, 미국 본연의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사고의 변환, 즉 프레임의 전환이 현재 요구된다.

 

  1. 입문_ 어떻게 공론을 되찾아 올 것인가 / 김혜선

 

단어는 프레임에 의거하여 정의되어 있는데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프레임의 기본 원칙이다. 공화당은 이 면에서 능수능란하게 월등한 실력을 발휘한다.

나라를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본다면 공화당을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 민주당을 자상한 부모로 볼 수 있다. 공화당은 엄격한 훈육으로써 자식들에게 내면적 규율을 기를 수 있도록 하며 도덕과 물질적 번영을 주는 아버지 역할을 하고 민주당은 그 반대로 민주당은 자녀들을 따뜻하게 보살피고 사회의 모든 유해한 면에서 자식들을 보호하는 부모인 것이다.

진보주의자들은 많은 유형으로 나뉜다. 공화당이 많은 노력을 들여 통합을 이룬 반면에 진보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서로 자신들의 특수한 형태에만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보수주의자들은 자기네 두뇌집단을 육성하며 프레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모든 쟁점을 프레임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이들을 우매하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지칭하며 무시해버리곤 한다.

 

 

3. ‘결혼’이란 말이 의미하는 것 / 김대현

 

결혼은 우리 문화에서 핵심적인 개념이다. 결혼에는 법적인 혜택이 부여되지만 그것은 물질적인 측면에 불과하다. 결혼은 제도이며, 사랑에 기반한 평생에 걸친 헌신의 공적인 표현이다. 결혼은 수많은 개념을 수반하며, 심오하고 영속적인 수많은 은유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결혼은 사회적 지위를 부여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동성 결혼에 반대하면서, 결혼의 ‘정의’와 결혼의 ‘신성함’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개념을 이용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논의한 결혼의 풍부한 의미 중에서, 이성애적 결혼에만 해당되는 개념은 없다. 결혼의 이성애적 관념은 널리 퍼져 있는 문화적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언어는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우들은 ‘게이 결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게이’라는 개념은 거칠고 정상이 아니며 성적으로 방종하다는 의미를 갖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동성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한다. 그러나 반대로 극우들의 입장에서 ‘결혼’이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만 정의 될 수 있는 것이기에 ‘게이 결혼’이라는 말은 모순이며, 무의미해진다. 그렇게 됨으로써, 동성 간의 결혼이라는 개념은 정상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수주의의 ‘엄격한 아버지’모델에서는 한 명의 강력한 아버지가 존재하며, 결혼이란 이성 결혼이 되어야 한다. 반대로 진보주의의 ‘자상한 부모’ 모델에는 동등한 부모 두 명이 존재한다. 이 모델의 고정관념도 이성애적 가정에 바탕을 두기는 하지만, ‘자상한 부모’ 모델에는 동성 간의 결혼을 배제하는 요소가 없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가치와 프레임의 체계에서 동성 결혼을 반대 한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은 실용주의적 리버럴들과 이상주의적 리버럴 간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며 이는 진보주의의 완전한 통합을 저해한다.

보수주의적 프레임을 불러일으키는 구절을 계속해서 반보하여 들려주고, 그런 식으로 쟁점을 정의하는 것은 우익이 오랫동안 써먹어온 전략이다. 이러한 반복을 거치면서 그들의 언어는 정상적인 일상용어가 되며, 그들의 프레임은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사고방식이 된다. 사회에 박혀있는 보수주의적 프레임을 없애고 새로운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이 진보주의자들이 할 일이다.

 

4. 테러의 은유 / 김민기

 

테러의 은유

 

우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무의식적이지만 상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맨해튼 섬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자유와 기회의 나라인 미국의 상징으로, 세계무역센터는 미국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9.11을 계기로, 이런 심상들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었다. 통제, 권력, 미국사회 그 자체, 자본주의의 성전 등을 은유하고 있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함으로써, 우리는 사회와 자신에 관해 큰 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이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새로운 프레임과 은유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구체적 목표나 분명한 승전의 정의, 명확한 철수전략 등 전쟁의 개념이 그 상황과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는 ‘악’과 ‘안보’ 라는 은유를 새로운 카드로 내세웠다. ‘악’(evil)의 은유는 우리의 적이 악하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데, 이 은유에 따르면 우리의 적이 악하다면 우리는 선한 것이고, 선이 악을 ‘징벌’하기 위해 저지르는 모든 ‘사소한 악’(lesser evil)은 모두 정당화된다. 또한 ‘안보’(Security)의 은유는 악한 자들이 우리에게 쳐들어오지 못하게 봉쇄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국가 안보 (National Security) 라는 단어와 함께 이 은유가 작동되고, 이는 대테러전쟁 및 미사일 방어 체제 같은, 9.11로 인해 비효율성이 입증된 정부 정책들을 뒷받침한다.

이와 같은 부시행정부의 반응은 보수주의적 ‘엄격한 아버지’의 도덕을 정확히 보여준다. ‘엄격한 아버지’도덕에 따르면, 우리는 악으로 규정되는 우리의 적을 징벌하기 위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악을 세상에서 제거해야만 한다.

이러한 부시행정부의 행보에 대한 진보주의자들의 비판의 중점은 그들이 9.11테러의 근본적인 원인은 살피지 않고, 지도자 (예를 들면 빈 라덴)나 군사시설 등 즉자적인 원인만을 쫓아다닌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시 행정부는 ‘테러를 근절시킨다.’ 라는 그들의 선포를 스스로 위반하는 위선적인 대외정책을 펴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이 이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프레임은 책임(Responsibility)인데, 부시 행정부가 저지르는 대규모 군사행동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보수주의가 우세한 현 미국 정치상황에서, 이러한 도덕 정신에 입각한 대외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전국가적으로 보수주의 미디어를 통해 작동하고 있는 국가안보 프레임은 보수주의자들이 사회복지기금을 삭감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효과적인 프레임과 은유를 통해 진보주의자들이 외치는 정의(Justice)를 하찮고 이상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국민의 관심을 국가 안보와 전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반전활동이나 반정부 활동이 모두 악으로 규정지어지는 이 상황에서, 어떤 진보주의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5. 은유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오규환

 

1990년 걸프전 당시 부시 행정부에서 사용한 ‘은유’는 다수의 미국인들에게 전쟁을 정당화시켰다. 그들은 국가를 개인에 비유를 하였는데, 그럼으로써 이라크는 무지한 수많은 국민들을 포함한 단체가 아닌, 사담 후세인 개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이라크는 ‘깡패 국가’로서 미국에게 벌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 미국인들에게 믿어졌다.

이러한 국가를 사람에 빗대는 은유는 열강들의 행위를 합리화하는데 곧잘 쓰인다. ‘우방 국가’, ‘적대 국가’, ‘깡패 국가’와 같은 은유는 국익에 반하는 다른 국가를 나타내며, ‘어른 국가’는 ‘어린 국가’의 성숙을 위해 훈계나 임의의 지도를 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국가를 구성하는 개개인 - 국민들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훌륭한 은폐막이 되어줄 수 있다. 걸프전에서 사망한 수많은 민간인들이 미국인들의 의식을 차지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미국의 적의도 이와 같은 은유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결국, 은유를 통한 부시 행정부의 ‘프레임’ 구성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탐욕스럽고 비합리적인 전쟁을 그들의 국민들에게 합리화시킨다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었다.

 

 

6. ‘거짓말’이냐 ‘신뢰에 대한 배신’이냐 /김명섭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이라크 침공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라크가 미국을 위협할 만한 대량 살상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 둘째,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이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이 판명났지만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이를 믿고 있다. 이라크 침공 후에도 부시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고, 이라크를 해방시킨다는 틀린 인상을 계속 지어내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이러한 술수를 연구한다. 그들의 최대의 성과는 진술의 거짓 여부를 판단하는데 사실은 가장 나중에 고려되는 요소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사실보다 중요한 요소들로서는 그들이 자신들의 진술을 스스로 믿는지의 여부,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속이고자 한지의 여부, 타자를 속이고 이득을 취하려했는지의 여부, 사건의 중요도 등이 있다. 따라서 그 진술이 틀렸음이 밝혀졌다 해도, 말하는 이가 진심이었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거짓말이 아님을 인정한다.

필자는 이것을 행정부의 방어논리로 규정한다. 그들의 정보가 잘못되어도 이라크를 해방시키겠다는 ‘좋은 의도’ 등으로 ‘거짓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쟁점은 사실이 진실이냐 거짓말이냐가 아닌, ‘신뢰에 대한 배신’이다.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무엇을 요구한다면, 그가 내건 이유가 진실임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전쟁은 서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 통제와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이라크의 해방을 위한 이타적인 전쟁이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이런 이익들을 전쟁의 전리품으로 간주한다. 앞에서 말한 자기 방어나 이타적 해방이 아닌 이기적인 사업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의 ‘신뢰를 배신’한 것이다.

 

<관전평>

이 단원을 읽고 나서 미국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속이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사실에 주목하지 않는 다는 점을 주목하고 허구의 목적으로 협력을 이끌어낸다. 한미 FTA 중 쇠고기 부문에서 우리 관료들이 미국 측의 주장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라크의 해방이 아닌 이라크의 접수를 위해 전쟁을 하는 미국의 주장을 국민을 설득하는 근거로 쓰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2부 -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

 

2부-1. 우익이 원하는 것. / 임채원

 

우익은 ‘엄격한 아버지’라는 틀을 바탕으로 자유주의적 분파, 네오콘(미국 공화당의 신보수주의자), 전투적 보수주의자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엄격한 아버지’ 이데올로기가 미국과 전 세계에 퍼지기를 원한다. 각 분야에 적용된 이들의 이데올로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들이 규정하는 신은 선한 덕성을 가진 자들이 힘을 얻게 하며 엄격한 규율 아래 그것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벌하고 도덕적으로 잘 따르는 사람은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도덕적 질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우위, 비서구문화에 대한 서구문화의 우위,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우위 등의 위계질서에서 비롯되며 유색인에 대한 백인의 우위, 동성애자에 대한 이성애자의 우위 등으로 확대된다.

 

도덕은 상벌체제로 유지되고 내면적 규율과 도덕적 권위자에 의해 통제된다. 경제 분야에서 발생하는 경쟁은 도덕적 규율을 따르고 있으며 따라서 이 규율을 잘 지킨 사람은 부유해지고 잘 터득하지 못한 사람은 가난해진다. 따라서 양극화란 상벌체제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여기서의 시장은 규율을 잘 따른 사람에게 이익이 가도록 하기 때문에 매우 도덕적이며, 따라서 시장을 규제해서는 안된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정부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실시해서는 안된다. 규율을 잘 따른 이들이 가져간 이익을 빼앗아 규율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짜로 그것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야하는 일은 사회보장이 아니라 생명과 재산보호, 이윤추구 활동과 종교를 장려하는 일이다. 교육 분야에서 학교는 보수주의적 가치를 가르쳐야 하고 교사는 엄격한 규율 아래 학생들을 통제해야 한다. 또한 의료보장은 정부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책임아래 이뤄져야 한다. 왜냐하면 가족을 돌보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동성결혼과 낙태는 엄격한 아버지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개념들이다. 동성결혼은 이 이데올로기 자체를 대체해버릴 가능성이 존재하고 낙태는 자기 행동의 결과를 피해가는, 즉 벌을 피해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자연, 기업, 민주주의, 대외정책, 문화 분야와 앞에서 언급한 분야들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하나로 귀결된다. 정부의 규제는 최소화 되어야 하며 엄격한 아버지 이데올로기에 맞게, 즉 우익들이 추구하는 도덕에 맞게 미국과 전 세계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하는 이데올로기가 정치적 힘을 얻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양극화된 경제가 필요하며, 동시에 저소득층의 지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우익은 이 이데올로기와 의견을 달리하는 리버럴과 진보주의 사상을 미국의 문화와 가치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선전하고 반대로 우익의 사상을 대중적이고 사회를 위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3. 자주 묻는 질문들(FAQ) 요약본 / 김주현

 

Q) ‘엄격한 아버지’와 ‘자상한 부모’라는 개념은 서로 비대칭적이다. 왜 전자는 남성적이고 후자는 중성적인가?

: ‘엄격한 아버지’모델의 중심은 가족을 부양할 능력을 갖고 있는 아버지가 중심인 반면, ‘자상한 부모’모델은 성역할의 구분 없이 두 부모가 모두 자녀를 가르치고, 보살핀다.

 

Q) 데이비드 브룩스 같은 보수주의 평론가들은 공화당을 ‘아빠당’, 민주당을 ‘엄마당’이라고 부르는데, 이에 동의하는가?

: 데이비드 브룩스는 공화당이 ‘엄격한 아버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민주당을 ‘엄마당’의 의미는 ‘엄격한 아버지’모델 내에서의 어머니를 지칭하는 것이고 이는 민주당이 방임적 태도를 보이며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보수주의자가 엄격하지 않은 관점을 방임적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엄격함’과 ‘자상함’을 대비하는 개념은 언제부터 생겨났는가?

: 아주 오래되었다. 예를 들어 퀘이커교도들의 너그러운 신과, 청교도들의 엄격한 신이란 관점이 공존했고, 사실 종교의 엄격함과 자상함의 구분은 성서 시대와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Q) ‘엄격한 아버지’모델은 보수주의자들이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을, ‘자상한 부모’모델은 진보주의자들이 규율을 믿지 않는다는 뜻을 품고 있는가?

: 아니오. ‘엄격한 아버지’는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사랑표현을 뒤로 하고 체벌을 먼저 하는 것이고, ‘자상한 부모’의 경우 자녀와 공감대를 형성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장려한다. 이 과정에서 규율은 스스로 자리 잡는다.

 

Q) 이 모델에는 어떤 다양한 측면이 있는가?

: 진보주의자나 보수주의자는 각각 양 끝을 가리키는 이론을 중시여길 수도, 현실에 따라 타협하는 실용주의적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진보·보수주의자의 급진 혹은 온건의 척도는 그들이 추구하는 변화의 정도와 속도에 달렸다.

 

Q) 프레임을 재구성하자는 말은 개념을 조작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여론 조작이나 프로파간다와 어떻게 다른가?

: 프레임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된다. 여론 조작은 프레임을 조작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잘못된 것을 좋은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프로파간다 역시 프레임을 이렇게 사용하는 또 한 가지 예로써, 정치적 통제권 획득을 위해 대중이 진실이 아닌 프레임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Q) 왜 진보주의자들은 ‘실마리 쟁점’을 사용하지 않는가?

: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많은데 그것을 연구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보수주의자들과 대체되는 쟁점으로써 깨끗한 공기와 물, ‘독성물질 없는 사회’운동을 들 수 있다. 그 밖에도 많다.

 

Q) 종교는 본래 보수적인 것인가? 진보주의의 이상은 종교적 믿음에 부합하지 않는가?

: 보수주의자들은 대체로 종교가 보수적인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다수는 리버럴이지만 보수주의적인 종교 공동체는 잘 조직되어있는 반면 진보주의적 종교 공동체는 그렇지 않다. 이는 진보주의적 종교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종교적 신념 사이에서 방황하기 때문이다. 신의 개념 역시 보수적 기독교와 진보적 기독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교회의 규율에 따라 살았을 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후자는 ‘은총’, 일종의 보살핌을 통해 도덕적으로 될 수 있다.

 

 

Q) ‘전략적 주도’란 무엇이며, 그것이 일반적인 정책 결정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전략적 주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미끄러운 비탈형’으로, 한 가지 행동이 프레임 전체를 대중에게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낙태나 동성 결혼 등의 사회적 문제를 ‘엄격한 아버지’모델에 확대 적용시키는 것이다.

 

Q) 우리의 쟁점을 다시 프레임으로 구성하려면 좀 더 언론에 적합한 용어를 고안해 내서 그것을 보수주의자들이 쓰는 말 대신에 사용해야 한다는 말인가?

: 아니다. 프레임 재구성은 단순히 말의 문제가 아닌 개념성립에 관한 문제이다.

 

Q) 공화당이 그렇게 거대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 언어학자와 인지과학자의 힘을 빌려 진보주의자들은 미디어 뿐 아니라 프레임과 언어에도 투자를 해야 된다.

 

Q) 로크리지 연구소와 다른 진보주의 두뇌 집단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프레임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또 다른 두뇌 집단이 있는가?

: 로크리지는 정책적·언어학적 시각에서 공적 논쟁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프레임 구성에 부족하다. 또 다른 두뇌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Q) 나는 공화당이 가지고 있다는 그 많은 인프라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또 룬츠라는 사람이나 그가 썼다는 책에 대해서도 들어 본 바 없다. 그 인프라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담론에 정확히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가?

: 겉으로 보기엔 각각이 본인의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그것은 보수주의의 공유자산이며, 그것이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Q) 보수주의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떻게 매번 지속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 모임을 가지니까요. 그들은 의견차가 생기더라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Q) ‘세금 구제’라는 말은 세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말 아닌가?

: 나도 진보주의자지만, 세금이 때로는 부담스러운 짐으로 느껴진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세금은 실용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필요하다.

 

Q) 공화당의 전략적 주도에 대해 어떻게 직접적으로 대응하거나 응답해야 하는가?

: 대응할 수 없다. 그러지 말고 더 큰 쟁점들을 진보주의적 시각에서 프레임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Q) 프레임에 맞지 않는 사실이 거부된다면, 그건 우리가 논쟁할 때 사실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인가?

: 물론 아니다.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의미 있어지기 위해선 적절한 프레임이 필요하다.

 

Q) 진보주의의 가치는 전통적인 미국적 가치와 어떻게 다른가?

: 같다. 진보사상이야 말로 가장 미국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