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를 읽고  / 김지영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28년 동안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나는 우선 조난선이 우연히도 그 해안가에 밀려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배에서 로빈슨이 화약과 총, 그리고 빵과 여러 가지 물품들을 갖고 왔기 때문에 그는 야만인처럼 살지 않아도 되었다. 문명의 혜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에게는 일찍이 안정적인 중산층생활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뛰쳐나오게 했던 모험심이 있었다. 그 모험심과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구가 그에게 창조적인 생산 활동을 가능케 하였다. 그 창조적인 생산 활동으로 인해 그는 하나씩 무인도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 나갈 수 있었고 문명인으로서의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그는 무인도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초반에 로빈슨이 회개하지 않았을 때에는 그가 많은 재앙을 만날 때마다 본인이 자초한 거지 싶었다. 그런데 무인도 생활을 하면서 그가 회개를 하고 주님께 순종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로빈슨은 절망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무인도 생활에서도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지만 나는 의식주 문제에 대한 고민도 없고 그저 공부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도 감사하는 마음이 없었다. 이것은 정말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 그가 소유에 대해 지니게 되었던 생각-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면 된다는-은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의 지나친 소유욕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 노예무역도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강한 혐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누구는 노예가 되고 누구는 주인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근대 사회에서는 일반 무역뿐만이 아니라 노예무역도 이루어 졌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사탕수수와 같은 것들을 대량생산해 무역을 통해 다른 물품과 바꾸었었나 보다. 아마 이 시기가 대항의 시대라는 게임과 같은 시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무역으로 돈은 많이 벌었던 로빈슨이 중산층의 생활을 버린 것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