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도 어김없이 교수신문에서 올 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호질기의‘護疾忌醫’ 란다. 좀 생소한 말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 잘 어울리는 말이다 싶다.
해오름에서는 올 해의 사자성어로 가렴주구苛斂誅求로 뽑았는데 이에 비하면 참 부드럽고 순한 편이다. 아마 교수집단들이어서 배가 고프지 않아서인지, 종부세에서 해방되어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권력과 재물을 가진자들의 횡포와 포악이 하늘을 찌를 것처럼 드높다. 서민대중들의 원성과 눈물이 마를 일이 없다.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부모 뜻을 인정해 준 댓가로 해직된 참교사들은 거리에 내 몰렸고, 지역공부방에 지원되던 정부지원금이 40% 줄어들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지녁 급식이 중단되었으며, 모든 사회복지가 급격하게 축소되거나 폐지되어 어려운 생계가 더욱 힘겹게 되었다.

한 쪽에서는 허랑방탕의 축배를 들고 있는데...
온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는 권력자들의 횡포와 포악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우리 조무래기들 끼리 서로 힘을 합쳐 단단히 돕고 위로하며 견뎌내어야 한다. 어둠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역사적 진실을 무시하는 저들에게 큰 복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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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護疾忌醫’

 

치료 꺼리는 환자 빗대 ‘국가리더십’ 위기 지적

출전 : 교수신문 2008년 12월 22일 (월) 10:03:25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선정이유 “국민·전문가들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
쇠고기수입·금융위기 대처 비판 … 참여정부 첫 해는 ‘右往左往’

 

2008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護疾忌醫’(호질기의)가 뽑혔다.

<교수신문>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교수신문 필진,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0명 가운데 30%가 ‘호질기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호질기의’는 중국 북송시대 유학자 周敦臣頁(주돈이)가 『通書(통서)』에서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 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해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데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호질기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고전비평,국어교육학)는 “정치·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한해를 보내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면서 “호질기의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응답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파문,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를 처리하는 정부의 대응 방식을 ‘호질기의’에 빗대 비판했다.

김종철 연세대 교수(법학)는 “2008년은 정부출범과 뒤이은 촛불시위, 금융위기로 대표되는데 정치, 경제, 사회 지도층이 상황에 걸맞은 현실진단과 내놓는 전망이 바람직하지 못했다”면서 “사익을 우선하거나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본질을 간파하지 못하고 미봉과 임기응변으로 대응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꼬집었다.

  김정래 부산교대 교수(유아교육학)는 “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내세우면서도 국가기강을 다시 세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이에 대한 충고를 이념 대결인 양 치부하고 있다”고 ‘호질기의’ 선정 이유를 밝혔다.

  구승회 성균관대 교수(의학)는 “자신을 낮추고 남의 말을 듣는 자세가 부족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맹신이 올 한 해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었는데 호질기의가 이를 잘 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가운데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비유한 ‘土崩瓦解(토붕와해)’가 24%, 일을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뜻의 ‘欲速不達(욕속부달)’이 17%,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린다는 의미의 ‘一葉障目(일엽장목)’이 16%,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雪上加霜(설상가상)’이 11%를 기록했다. ‘올 한 해 동안 가장 안타까운 일’에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를 꼽은 응답자가 35%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 46%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우승과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기뻤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