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합니다  

*헨리 나우엔    ‘친밀함’ 중에서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욱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다른 이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내 용서를 구할 만한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그러나 내 스스로 그런 한계를 만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소망을 품고 살기를.

  
*헨리 나우엔
네덜란드 출신의 석학이자 명문대학교 교수, 카톨릭 사제였던 나우웬은 명석한 사고의 작가이자 탁월한 연사였다. 흔히 '상처 입은 예언자'로 불린 그는 훗날로 갈수록 이성 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편이었다. 그의 글을 보면 자신의 정서적인 말들이, 깊이 있는 성경 인용과 성경 풀이를 능가하고 있음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웨인 홀스트가 지적한 대로, 그는 창의적이기보다 기존개념을 대중화시켰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솔직히 노출시키는 감정이입 내지 공감대 형성에 뛰어났다. 자신은 해답을 모르지만, 체험과 규명을 통해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식의 제언가였다.
나우웬은 1932년 화란에서 태어나 1957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심리학 연구에 몰두한다. 1964년부터 81년까지는 메닌저 클리닉, 노틀데임, 니메건, 예일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50세를 지나서는 '그리스도의 내리막길'을 좇아 6개월간 볼리비아, 페루 빈민선교를 거쳐 멕시코, 니카라과, 온두라스에서 사역을 한뒤 잠시 교수생활로 되돌아왔다가 말년까지 정신장애우들을 위한 카나다 라르슈 공동체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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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 좋다

       헨리 나우웬


그리우면 그립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불가능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좋고
다른 사람을 위해 호탕하게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옷차림이 아니더라도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고
자기 부모형제를 끔찍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어떠한 형편에서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노래를 썩 잘 하지 못해도 즐겁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어린 아이와 노인들에게 좋은 말벗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책을 가까이 하여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이 좋고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잘 먹는 사람이 좋고
철따라 자연을 벗삼아 여행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손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탈 줄 아는 사람이 좋다

하루 일을 시작 하기 앞서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볼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때에 맞는 적절한 말 한마디로 마음을 녹일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외모보다는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다

새벽 공기를 좋아해 일찍 눈을 뜨는 사람이 좋고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좋고
춥다고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어떠한 형편에서든지 자족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