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한 뙈기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 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 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내' 것은 없다

하나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 마리 메뚜기의 것도 된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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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논제를 풀다가
권정생선생님 시가 생각났다.
요즘 흙집을 지으면서
간절하게 되살아나는 것은
'참된 소유'이다.
내가 진실로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장마가 시작되고
기나긴 습기 속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