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희망새 방과후학교'가 있습니다. 뜻있는 학원강사들이 저소득층 중고생들 학업을 위해 세운 참사랑학교입니다. 최근 한겨레21에 소개 된 이 학교 소식을 듣고 마음이 따스해졌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 지내는 내 일상이 초라해져 보이기 때문입니다.
늘 뜻을 세우고 일을 한다면서도 돌아보면 결국은 내 자신을 위한 일로 귀결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됩니다.


제목 : 전임강사만 다섯, ‘무료 방과후학교’ 도전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 출전:한겨레21 696호 2008년1월31일


   2008년 1월22일, 공단 밀집 지역인 경기도 안산에서 ‘희망새 방과후학교’라는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안산시 본오동 본오초등학교 근처에 자리잡은 이 방과후학교는 자원봉사자 중심의 여느 저소득층 공부방이나 방과후학교와 전혀 다르다. 올해 처음 문을 연 이 학습소에는 ‘전임강사’만 5명(국·영·수 과목 3명, 생활상담 2명)이다. 모두 안산 지역에서 활동해온 입시학원 전문강사들이다. 안산의 여러 전문학원에서 강의 중인 강사 20여 명도 희망새 방과후학교의 파트타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소규모 학습소지만 전임강사진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소득층 중고생들을 위한 무료 ‘학원’에 가깝다. 물론 학비는 없다. 급식도 제공한다.

  희망새 방과후학교의 영어 담당 전임강사인 김응기(42·희망새 대표)씨는 리더스입시학원 부장을 지낸 이름난 학원강사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기존의 공부방은, 일주일에 한 번 중등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으로는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어요. 이번에 문을 연 방과후학교는 아예 전임강사를 배치한, 방과후학교의 새로운 대안 모델입니다.” 안산시 본오동만 해도 돈이 없어 학원에 못 다니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이 12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8년 전, 김씨를 비롯해 안산 지역의 몇몇 학원강사들이 모여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이름은 ‘희망새’라고 붙였다. “지난해 여름, 공부방 수준을 넘어서는 대안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기존 학원보다 뛰어난 학업과정을 짜고 전임강사도 배치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곳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결국 김씨 등 5명은 그동안 일했던 전문학원 강사직을 그만두고 희망새 방과후학교를 차렸다. 보수는 기존 학원에서 받던 월급의 3분의 1로 줄었다.

    안산의 몇몇 의사·법조인·사업가들도 희망새를 후원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방과후학교에 나와 특강을 하고 있다. 이 방과후학교에서는 교과목 수업뿐 아니라 역사·생태·체육·창작활동도 하고, 무료 의료·법률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초생활보장수급 가정과 한부모 가정의 청소년을 중심으로 이번에 47명을 학생으로 뽑았다. 후원자는 대부분 안산 지역 주민들이다. “후원금이 안정적으로 모금되면 전임강사도 늘리고 인근 동네에도 학습소를 개설할 겁니다. 궁극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학원강사도 뽑고, 학원 운영에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시킬 생각입니다.”(후원·문의 031-439-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