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함께 했던 현덕학원 강의를 마감합니다.
함께 했던 수 많은 도반들과 안녕을 고합니다.
때로은 깊게, 때로는 따스하게 인연을 맺고 삶을 나누었던 이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못내 아쉽고 허전 합니다.
그렇지만
가야 할 곳과 머물러 있어야 할 곳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아쉬움과 미안함을 남겨 둔 채 떠납니다.

일곱 해라는 오랜 세월동안 현덕학원에서 강의를 해 왔고
이 세월동안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습니다.
특히 눈 앞에 선연하게 떠오르는 도반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을 기억합니다.
한 두해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거나
또는 서너해 긴 시간 동안의 인연이었거나
대학에 들어 간 후 지금까지 계속 연을 이어가고 있는 도반들까지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 모두들 아름다운 모습이
내 안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현덕학원이 압구정에서 처음 문을 열고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공간이었기에
내게는 더 큰 자리로 남게 되나 봅니다.

저는 해오름(www.heorum.com)에서 일하는 교육일꾼입니다.
해오름은 1994년 창립된 논술연구소이면서, 책도 펴 내는 출판사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저는  
햇님과 함께 논술교사들과 함께 연구활동과 교수활동을 하고
달님 별님과 함께 고등부 도반들과 논술 공부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두차례 강원도 횡성에 있는 해오름살림학교에 가서
어린이 도반들과 즐거운 교육예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제 모습이 늘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었지요.
이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고자
현덕강의를 마감하는 것입니다.

떠나면서 되돌아 보니 아쉬움과 미안함이 차오릅니다.
특히 고1, 고2 도반들 수업을 끝까지 마무리 하지 못 하게 된 것과
입시를 앞 둔 고3 도반들을 정시과정까지 끝까지 챙겨주지 못 하게  된 점에 대해
무어라 미안함을 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저며 옵니다.

인연이 닿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만날 수 있으리가 기대합니다.

이제 저는 늘 해오름에 있습니다.
이 곳에서 저는 제가 꿈꾸고 키워가야 할 것에 대해 집중하고 몰입하려고 합니다.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을 때
서로가 더 큰 사람으로 변화된 존재이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한껏 여유롭고 더 맑아진 모습을 갖추기 위해
늘 갈고 닦으려 합니다.

저와 함께 했던 도반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며
도반들 앞 길에 하나님 크신 사랑과 환한 햇살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단기 4339년 9월22일

토토로 마니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