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봄을 유난히 기다렸습니다.
아마
지난 겨울이 참 매서웠기 때문이기도 하고
유난히 길고도 길었던 것 같습니다.

이리 더딘 봄이 언제 오나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는데
아 글쎄 벌써 노란 개나리  어여쁜 분홍 철쭉이 살며시 피어오르고 있지 않겠어요?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 추운날 어디서 숨죽이며 있다가
고운 자태를 드러내는 것인지
자연생명의 신비는 정말 신묘막측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고3 도반들 모습이 한결 의연해진 것을 느낍니다.
인생에서 큰 일을 앞두고
단단히 결의를 다지는 듯한 모습들이지요.

요즘 조금 어려운 책들을 다루고 있는데
힘겨워 하면서도 열심히 책을 읽고 정리해 와서
배움길이 즐겁습니다.

그 동안 함께 공부했던 도반들 중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만 둔 도반들도 있고
새로이 배움 길에 오른 새내기들도 많아서
교실 분위기가 흥성거리는 듯 합니다.

봄이야기를 하려다가
오늘 고3도반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떠 올라
힘겨운 시기를 함께 걸으며
마음으로나마 따뜻한 동지가 되고자 글을 씁니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야 하나?
앞 길에 놓인 무수한 물음을 부여 안고
새 봄을 맞이하는 고3 도반들에게
작은 힘이 되는 봄 소식이었으면 합니다.

노란 개나리 모습은 고운 봄 빛으로 환하고
연분홍 철쭉과
아리아리한 산수유 어린 노랑 꽃대는
힘차게 솟아납니다.

봄 빛처럼
봄 꽃처럼
곱고 환하게 피어나시길 기대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야 하듯
고3 도반들도 그러하길 기대합니다.

봄 빛이 깊어질 무렵
내 안에 깃든 정신도 더 깊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