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마니샘 논술 배움의 숲에 참여한 고3 도반들과의
마지막 수업을 나누고 이렇게 돌아서서 봅니다.

고1때부터 꾸준하게 참여한 도반들부터 고3때 합류한 이들까지
참 많은 도반들이 저와 함께 오랜 시간 깊은 고민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수업 주제로 한미FTA를 다루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모색해 보았습니다.
세계화의 격랑 속에 비틀거리며 신음하는 우리 민족의 상처가
더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이고 밝은 빛이 보이지 않은 듯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누구의 아들딸입니까? 하는 자긍심과 자존심이
우리 미래를 환한 빛으로 안내할 것이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않게 하였습니다.

수능을 얼마 앞두고 논술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올 해는 유난히 고3도반들과의 이별이 못내 아쉽고 미련이 남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걸고 있는 도반들을 보면서
내 자신도 늘 그렇게 몸가짐 마음가짐을 올곧게 세우고자  노력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분리되어 있기도 하였고
마음만 앞서고 몸은 따르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고3들을 집으로 보내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반들 한 사람씩 곰곰하게 생각해보면
모두들 참 어여쁘고 훌륭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늘 쫓기듯 보내는 시간 속에서도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였고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나누는데 마음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수능 마지막 세대로서
88돌이로서
시대의 험한 파고를 넘어야 하는 고3들에게 힘찬 격려를 보냅니다.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아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있는 힘을 다해 정성을 기울이면
그 다음에는 하늘이 알아서 그 뜻을 이루어 준다 했으니
자신을 믿고 흔들림없이 우뚝 서기를 기대합니다.

찬바람 불고 거리의 가로수들이 하나 둘씩 자신의 옷을 벗고
하늘 빛 곱게 물들인 낙엽이 서울의 거리를 아름답게 수 놓을 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 동안 함께 해 준 고3 도반들 모두에게
고마움과 깊은 사랑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