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회 사진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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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남한산성 솔 숲 오솔길을 따라 수어장대까지
느릿느릿 걷고 두리번거리며 찬찬히 보니
아름드리 소나무가 길섶에 나래비하며 반겨주었습니다.
짙어진 녹음, 우거진 숲 안에는
가득한 솔향기가 온 몸을 휘감아 주는 것 같았습니다.
남한산성 문화해설사의 재치있고 깊은 해설은
길 모퉁이를 돌때마다 나타나는 문화재를 눈 안에 들이게 했고
언덕 길 오르며 가빠진 호흡이 조금 거칠게 나올라치면
잠시 머뭇거리며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진행의 묘미로
비집고 나오던 땀이 쏘옥 들어가게 하는 신비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나이탓인지
돌아오니 금방 무얼 봤는지 하얘져서
유적지 건물이름들이 가물거려 거명하지 못하는 속내
감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가며 느꼈던 정담 있는 오솔길
폭신한 흙길을 내 발을 기억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을 둘러보고 내려 와
오복 두부집에서 맛깔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제 수요미식회에 이 집 음식이 소개되어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는 좌석, 그 빈틈을 찾아 앉으니
주먹 두부가 탐스럽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빈 자리는 정혜영샘, 김경희 샘께서 미리 예약해 두었던 터라
준비되어 있었던 게지요.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이삼분은 족히 땡볕에서 기둘리고 있는
처연한 우리들이었겠지요.
산채비빔밥은 정갈하면서도 맛났습니다.
곁들여 나온 두툼한 파전도 제법이었습니다.
00산성,
한옥의 향기가 가득한 찻집,
웅장한 모양새에 비해 근엄한 좌석들이 즐비,
우리는 아랑곳없이
팥빙수와 커피를 곁들여 후식을 먹었습니다.
팥을 직접 끓여 만든 빙수는 일품!
오늘 초 4 어린이 두 명이 함께 했습니다.
오르내리는 길 즐겁게 뛰어다니는 모습 보니
마냥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성희샘 막내 아들 수빈이는 오랫 만에 봤는데
볼 살이 더 통통해져서 귀염움, 예쁨이 가득했습니다.
오늘 하루 짧은 여행이었지만
진한 여운이 남습니다.
강제 휴식이 주는 강렬한 힐링 프로그램,
다음에는 가족들과 조촐하게 와서
느긋하게 산 길을 거닐고 가야겠습니다.
이 자리를 마련하고 인도해 주신
정혜영샘, 김경희샘,
이모저모 챙기고 주선하신 전영경샘
전시회 일정으로 무척 바쁘신데도 참여해 주신 김경옥샘,
먼 곳에서 달려오신 여러 샘들 모두 반갑고
함께 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