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오늘은 해오름 들놀이를 가는 날이다. 미리 엄마가 무엇을 할 것인지 귀띔해 주었기에 더욱 기다려졌다.

오늘은 밤도 따고 그 밤으로 천에 염색을 할 거다. 황토나 애기똥풀로는 해보았지만 밤으로 염색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드디어 강화도에 도착했다. 지난번처럼 목사님 댁에 들르지 않고 다른 집으로 갔다.

밤송이 줍기 대회! 장갑을 끼고 밤송이를 들어 그릇에 넣으려는 순간 아악! 밤송이 가시가 너무 날카로워 손을 찔렸다.

가시를 빼고 나서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젓가락을 만들어 집었다. 어떤 오빠가 집게를 빌려 주었다.

밤이 여섯 바구니나 모였다. 할머니 선생님과 박형만 선생님이 밤송이를 끓이는 동안 우리는 산책을 갔다. 꽃도 보고 자신의 옛날 나무도 관찰했다.

나의 나무는 덩굴이 많이 생겼고 주위에 가시나무가 자라 있었다. 목사님 댁에도 한 번 가보았다.

그런데 못생기고 눈이 사팔뜨기인 개가 “멍멍” 짖지 않고 “크흐으흐”하고 울었다. 김경주 선생님께서 미친 개라고 웃으셨다.

아! 이제 밤을 천에 염색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짙은 고동색의 물에 천을 집어넣어 주물럭주물럭했다. 점점 물들어 가고 있었다.

다음에는 맑은 물에 헹구고 줄에 걸어 말렸다. 11월에 만나면 우리가 염색한 천으로 예쁘고 튼튼한 주머니를 만들 것이다.

“주머니야, 다음 달에 와서 내가 너를 예쁘게 꾸며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