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생명문화포럼이라는 큰 현수막이 보이는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하니 10시 가까이 되었습니다.
행사장을 채 둘러보기도 전에 다시 버스에 올라 산남습지로 향했습니다.
10분쯤 가서 내리니 철조망이 쳐진 길이 나옵니다. 도로를 따라 가다 철조장으로 만든 문이 나옵니다.
멀리 볏단을 말아놓은 논이 보입니다. 드디어 들어가는구나, 그런데 군인이 제 시간에 나오질 않네요.
허락을 받고 들어가야 된다는데. 기다리면서 한동욱 선생님께서 새에 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새들은 추운 시베리아를 떠나 따뜻한 호주로 가는 길에 잠시 우리나라에 들러 쉬었다 간다고 합니다.
긴 여행을 하며 살아야 하는 새들이 편히 있다 가려면 방해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새들의 터전에 잠시 손님으로 온 만큼 조용히 있다가 가자고 했습니다.
붉은 색을 싫어하고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싫어한다는 새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모자를 꼭 쓰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천수만의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를 생각했었는데 좀 실망입니다.
은 새들을 보기에는 시기가 좀 늦은 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도 쇠기러기와 큰기러기의 울음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어보고 보기 드문 말똥게도 보고,
운좋게 고라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강 하구는 국내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는 곳으로 물살이 자유롭게 오르내립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있어 물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작은 웅덩이가 생기고 바다에서 올라오는 어류들이
웅덩이 안에 산란처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옆으로 갯벌이 보이니 바닷가인지 강가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맨 앞에는 군인이 서고 맨 뒤에도 군인이 서고 우리를 지켜주는 것 같습니다.
산남습지는 DMZ일원이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민간인통제구역이라고 합니다.
민간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곳이라 학술적인 목적으로 신청을 하면 허가해 준다고 합니다.
통일이 되기 전까지 언제 또 들어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많은 새를 보지는 못했지만 특별한 곳을 방문하면서 특별한 기억을 하게 해준 곳 같습니다.
점심을 먹고 해오름으로 와서 가을학기 수료식을 하였습니다.
약초원과 관악산에서의 하루를 정리를 하고 칠판에 그린 나무에 아이들의 느낌과 소감을 실었습니다.
이른 아침 나오기는 싫은데 나와 보면 하루가 즐거운 들공부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한 학기동안 계획한 것만큼 하지 못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도움주시고 관심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해오름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겨울학교에도 모두 보내시고 새학기에도 계속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 학기동안 수고하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