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아! 소연아!  해림아!  다솜아!  예진아!  경무야!  문식아!
해오름 살림학교에 다녀와서 모두 잘 지내지?
난 살림학교에서 돌아온 뒤 며칠 동안 너희들 모습이 자꾸 떠오르더구나.
마치 살림학교에서 함께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내 옆에 너희들이 있는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살았단다.
살림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도 금방 친해져서 항상 재잘거리던 소연이와 예진이,
처음에는 입을 꼭 다물고 있어서 말안하고 있기도 힘들겠다며 핀잔을 들었던 도담이와 다솜이는
돌아올 때 쯤에야 감추어진 모습이 드러나면서 무척 다정 다감한 모습을 보여주었지.
해림아! 해림이는 붙임성이 좋아 여기 저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 아이들과도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지.
문식이와 경무는 많은 여자아이들 틈에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너무나 활발하게 활동을 하여 마음이 뿌듯하였단다.
살림학교에서 생활하는 내는 난 '음음~ 음음음~ 나는 행복해' 를 부르며 다녔단다.
이번 주제가 나를 위해 있는것 같았어.
그건 다 너희들 덕분이지.
리코더를 불려고, 운동장 끄트머리로 평상을 옮기고 둘러 앉아 '시라솔미레, 레미솔라시'를
부르며 화음을 맞출때부터 우리 모둠의 화합은 이루어졌었지.
표현 율동을 할 때, 너희들의 진지한 표정은 몸을 통해 느끼는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단다.
빛칠하기를 할 때, 너희만의 빛깔로 나타내는 너희의 색은
하나하나가 다름을 느끼게 하고, 또 모두의 마음이 조금씩은 닮아 있다는 것이 보이더구나.
아마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가 원하는 삶은 닮았기 때문이겠지.
노랑과 파랑을 가지고 했던 기쁨과
빨강과 노랑색을 가지고 했던 고민과 갈등.
마지막 정리 시간에 다른 아이들이 보고는 희망같다는 말을 하자
도담이가 "우리는 슬픔을 표현했는데..." 그랬지.
그래. 슬퍼하고 화를 내고 갈등하고 고민하는 모든 것들은 희망을 위해서 그런거야.
슬픔이 극복되어 희망으로 가는 모습이 너희들 그림속에 나타났었나봐.
물놀이 하려 갔던 계곡은 참 넓고도 시원하더구나.
너희는 지칠줄 모르고 물을 뿌려대며 즐거워하였지.
발표회때 말이야.
우린 노래, 리코더 불기, 표현율동을 다 하였는데,
난 리코더 불때 어찌나 떨리던지 글쎄 틀렸지 뭐니!
우리끼리 할 때는 잘 했는데 말야.
그러자 소연이가 "전 선생님 보고 따라했는데요, 어쩌죠." 그랬지.
하지만, 좀 틀리면 어떠니! 우리가 한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지.
우리들의 표현율동은 정말 이연희선생님 말씀대로 예술단이었어.
음악을 듣고 몸으로 표현하는 너희들의 진지한 표정은 정말 예술이었지.
많은걸 하고 놀았는데 가장 생각나는것은 수건돌리기야.
두바퀴 돌고 앉는다는 규칙을 정했을 때 내가 걸려서 '가마솥에 누룽지'를 등에 흠뻑 받았는데
복수를 하기도 전에 징소리가 울려서 무척 아쉬웠지.
어찌나 수건 돌리기를 많이 했던지 밑에 깔아 놓았던 돗자리가 찟어져 테잎으로 붙여놓기는 했는데
2차 모둠에게 조금 미안하였단다.
즐겁게 놀고 활동을 하면서 지낸 해오름 살림학교.
며칠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라반 친구들 정말 고마워.
아주 건강하게, 그리고 씩씩하게 잘 지내다가
겨울학교에서 다시 만나자
백 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