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우리 친구들과 만났구나. 지금이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지난 수요일에 난 슬라이드를  보는 친구들에게 쉰 목소리로 책을 읽고 주고 있을 시간이었다 그치?
자그마하고 올망졸망한 친구들 눈빛이 떠오른다.
9명의 친구들 이름을 외우느라 더듬 거릴 때 마다 웃던 모습도 떠오르고.. 유난히 비슷한 이름이 많아서 상우, 종우, 성우, 하민, 자민, 호철 , 성원 , 혜린, 선영...솔직히 네들도 둘째날에도 '제 이름이 뭐에요?'하고 물었는데 기억나니?
2박 3일 동안 나는 원없이 놀았는데 우리 친구들은 어땠니?
'친구들아 이거 하자..' 하면 군소리 없이 다가와서 같이 어울렸던 친구들이 참 기특하고 대견했단다. 성우랑 성원이가 안 보이면  감자 모둠(도 모둠) 가서 보면 있고 종우랑 자민이는 쉼 없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모둠방을 지켰고 헤린이, 선영이는 짖굳은 친구들과 섞여 놀면서 투정 부릴 일도 있었다. 그치. 하민이는 쉼없이 리코더를 불고 결국 우린 하민이가 완주한 곡을 원 없이 들었잖니. 호철이랑 상우도 처음엔 어색해 하다가 둘이서 표현 율동 시간엔 방정스런 천사 모습도 보여줬지?

냄새나는 화장실을 잘도 참고 왔다 갔다하고 좀 늦은 밥 시간에도 짜투리만 나면 우리 친구들은 놀았던거 같다. 박쥐와 나방, 수건 돌리기, 봉숭아 꽃물 들이기, 풀피리, 바랭이로 우산 만들기, 임정아 선생님과 함께한 콩심어라, 1부터 11까지 완성 하기...
리코더를 불때 손가락이 잘 안잡혀서 같은 '시' 음도 다 달랐지? 또 친구들이 냈던 새 소리 기억나니? 산새, 뻐국이, 딱다구리.. 마치 너희들이 조잘대던 소리 같더구나..
천사였던 너희들이 무지개 다릴 이야길 듣고는 엄마에게 물어봐야겠다고 했는데 엄마에게 물어봤니?
봐 네들 천사 맞쥐잉~?

쓰고 그리는게 익숙치 않아 리코더집이 뽀얗던 그래도 늘 웃음을 달고 다닌 상우가
뭘 해도 물어보던 그리고 내키지 않아도 큰 눈 한번 마주치면 꿋꿋이 해내던 호철이가
처음엔 어색해 하다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받던 하민이가
'선생님 저 리코더 못 불어요' 하더니 '피어납니다'를 끝까지 분 선영이가
'물놀이 언제 해요?' 그러다 트럭 타고 신이난 성원이가
가끔 조절 못하는 바쁜 몸놀림으로 친구를 울렸던 종우가
피곤함에 코피가 나서 놀래키고 내 배를 베개삼아 잠든 자민이가
감자 챙기랴 모둠오랴 바빴던 성우가
평화놀이를 기쁘게 해준 혜린이가
모..두..보..고..싶..습..니..다..  
  
내가 제대로 챙기지 않아 친구들에게 해오름 인터넷 주소도 안 가르쳐 주고..친구들아 미안하다..
얼마 안 남은 방학 잘 보내고 우리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