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입동이 지나자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서 바람에 흩날리더니 도심을 노랗게 물들여 놓았습니다.
단풍나무의 붉은 잎도 느티나무의 갈색 잎도 모두 가을을 풍성하게 하더니 이젠 겨울채비에 들어가느라 미련 없이 잎을 떨굽니다.
지난 11월 13일에 가을학기의 들공부를 열었던 청계산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10월에 처음 만난 숲연구소 이현숙 선생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10월에 왔을 때하고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을까?”
“꽃이 없어졌어요,”
“잎이 없어졌어요.”
“가지가 많아요.”
“산이 녹색에서 갈색으로 바뀌었어요.”
아이들은 제각기 기억을 더듬어 냅니다.
썰렁할 정도로 잎이 떨어진 나무 사이로 가지들만 많이 보이자 아이들은 없던 가지가 어디서 생긴 것으로 압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답답할 정도로 잎이 무성하더니 낙엽이 쌓인 곳은 휑하니 넓어 보입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키도 크고 몸도 제법 큰 것을 모르고 바지가 작아졌다고 하는 아이들은 변화를 느끼면서도 이 달라짐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릅니다.
낙엽 위에서 뒹굴고 예쁜 카드도 만들고 하루 동안 가을의 끝자락에 젖어 있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