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지?
살림학교 갔다와서 아프지는 않았나?
선생님은 좀 아프네. 아마 날씨 탓일거야. 너무 오래동안 비가 와서...
그래도 우리 모둠이 물놀이는 제일 신나게 한 거 같은데, 그렇지?
넉넉한 몸집만큼 잘 웃고 잘 삐치고 감정도 풍부한 영준이, 물놀이 할 때 나를 입수시킨다면서 물 속에 집어넣을 때는 너가 꼭 선생님 아들같았어.
잘 생긴 만큼 말많은 정욱이, 음... 아직도 정욱이 종알거리는 말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아 ㅋㅋ
깔끔쟁이 세희, 우리 방이 좀 어지럽긴 했어. 그래도 계속 빗자루 찾고 파리채 찾고 좀 정신이 없었어.
태섭, 처음에는 너무 말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형들이랑은 말도 잘하더구만. 늘 자신있게 앞에 나서봐. 넌 잘 할 수 있어.
나하고 눈도 잘 안 맞추던 상훈, 이제 좀 지친 마음이 풀렸니?
상훈이 하고만 놀던 찬수, 그래도 모둠 친구들 다 기억하지?
그리고.... 행동파 채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줬어.
부끄러움쟁이 진솔, 그래도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재미있었지?
리코더도 잘 불고 공책 정리를 아주 꼼꼼 잘 하던 지원이.
모두 개성이 넘치는 친구들이었어. 사흘을 함께 지내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연극할 때 보니까 정말 잘 했어. 연습할 때 그리도 산만하더니 정작 할 때는 집중해서 잘 하더라. 선생님은 보고 있으면서 잠깐 마음이 뭉클했어. 오래도록 기억날 거야. 아직 사진방에 사진이 없네? 사진 보면 또 생각날거야.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방학 보내기 바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