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이 글이 너무 반가워서 커피도 다 못 마셨네. ^ ^
캠프 다녀오고 가족 휴가 다녀와서 병원 다니고 있단다. 캠프에서 물놀이를 너무 신나게 했나봐.
왼쪽 귀에 물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겼대. 누군가가 내 귀에 물을 밀어 넣었나봐. 가족휴가 때에는 귀에 물들어갈 일이 없었으니까 분명 캠프에서 그런게 분명해.
곰곰 생각해 보니까 아무래도 정환이나 석희나 가현이 같기도 하고, 소민이랑 예원이 영준이 같기도 해.
아니, 성우가 그랬나??  히히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 면봉으로 살살 귀 후비다가도 자꾸 실실 웃는다니까. 그 때 기억하니까 자꾸만 웃음이 나오잖아.
정환이, 준하, 영준이, 성우, 가현이, 석희, 수아, 소민이, 예원이.......
정환이!
그래, 맞아. 분명히 지구를 위해 멋진 일을 해 낼 거야. 곤충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거든.
어떻게 그렇게 많은 상식을 줄줄 외우고 있을까.  정말 대단해.
준하!
약속 지켰다!!!  내 간식을 너한테 양보하는 것.
개구리 잡느라 바쁘다가도 어느새 공책 정리하고 있는 모습에 여러번 놀랐어. 식사시간마다 한 발 먼저 가서 밥상을 차려 놓던 우렁이 미남!  준하야. 사실은 믿고 있었어. 너가 절대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거 말이야.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너의 눈을 보고 알았지. 넌 눈이 참 맑아. 그러니 마음도 맑은거지.
이번엔 영준이!
아이 무셔무셔!!  어떻게 덩치 큰 선생님을 한방에 쓰러뜨리니??  
내가 덩치 값도 못했잖어. 마녀기차 놀이 할 때 너 실눈 뜨고 있었지? 나 다 봤다. 사실 나도 가끔 실눈뜨고 봤거든. 맛있게 밥 먹는 모습, 친구들에게 점잖게 배려하던 모습이 눈에 삼삼하다.
성우!
정말 해오름스러웠던 친구!!  물놀이, 트럭타기, 축구하기, 그 어느 것도 빠지지 않고 온몸으로 즐기던 모습이 정말 멋져 멋져^^  너처럼 밥을 맛있고 정갈하게 먹는 아이는 처음이야. 참, 너가 색연필 가루 만들기를 도와줘서 정말 좋았어. 친구들이랑 덕분에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었잖아.
가현이!
3학년 언니들이 귀여워해줘서 더 없이 좋았지?  물놀이 할 때 맛있는 물 좀 마시게 하려고 했는데 얼마나 도망을 잘 가는지 기회가 생겨야 말이지. 첫 캠프 소감 들어야하는데 우리 언제 만나지?
석희!
너도 마찬가지. 맛있는 물 좀 먹이려고 했는데 다람쥐 같이 도망다니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어.
3학년 언니 오빠들이 너가 2학년으로 안 보였나봐. 나중에 나한테 묻더라. 너 몇학년이냐고. 2학년이라고 했더니 다들 "그래요오?"하며 놀라더라. 역시 우리 듬직이 석희!! 잘 따라주고 즐겁게 받아줘서 내가 더 고마워.
수아!
탁본 준비할 때 기억나니? 몰래 따라 나와서, "선생님, 뭐해요?" 하길래, 따라오라고 손짓했더니 좋아라고 따라나섰지. 우산 쓰고 풀숲에 앉아서 애기똥풀도 따고, 봉숭아 잎도 따고, 괭이밥도 따는 걸 도와주었잖어.
수아 목소리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선생님, 뭐해요?" 하는 소리. 참 여리고 예뻤어.
소민이!
아쉽다. 이야기 잘 하는 소민이한테서 옛이야기 한 자락 제대로 들어봐야 했는데.
다음번에 만나면 꼭 들려달라고 내가 먼저 졸라야지. 신데렐라 놀이도 궁금했는데 그것도 못 배웠네.
다음번에는 나 선생님 하지 말까? 소민이하고 실컷 이야기하고 신데렐라 놀이만 하게 말이야.
근데 이렇게 덩치 큰 학생은 아마 해오름에서 안 받아줄 거 같애. 그치?
예원이!
이제부터 우리 모둠의 숨은 재주꾼으로 명하노라!!  꽝, 꽝, 꽝!
온 세상의 햇볕이 예원이 덕분에 더 고와져버렸어. 어떤 율동으로 고민할까 수진샘이 고민 많이 하셨는데 예원이가 한 방에 싸악 해결해줬잖아. 너는 모자가 유난히 잘 어울리더라. 그래서 나도 폼 내려고 가족 휴가 갈 때, 예원이 모자 처럼 생긴 걸 썼지. 그런데 아무도 안 알아주더라. 섭섭 섭섭 ^^ 예원아, 난 어떤 모자가 잘 어울리겠니? (진지하게 상담^^)

아~~, 길다. 그래도 할 말이 아직 많은데.

'해바라기가 참 착하다~~  벌들이 붙어도 가만히 서 있네 ~~ 해바라기가 참 착하다~~ 해바라기가 참 착하다~~'
이 노래 부르면 너희들이 어디에선가 하나 둘 모여들 것만 같애. 너희들도 이 노래 부르면 어디에선가 손짓하는 샘 곁으로 가야할 것만 같지?  
이 여운이 다 식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할거야.
해바라기처럼 참 착하게 살다가 우리 다시 만나자. 모두 모두 잘  지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