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피고 진달래 피면 봄이 왔어요~~~~
횡성으로 가는 길 내내 먼산에 연둣빛 새봄이 활짝 열렸습니다.
춥기만 하던 횡성에도 봄이 왔더군요.
노란 괭이눈, 노란 개나리, 노란 산수유, 노란 꽃다지... 노란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아직 찬 바람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운동장으로 뛰어갑니다.
한 달을 채 못 채워 갔는데 학교는 또 많이 변한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둘러보고 마차를 끌고 축구를 하고 그네를 타고 봄을 만끽합니다.

맛있는 밥을 먹고 모둠방에 모여 인사를 나누고 두번째 옷 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옷본을 천에다 그리고 시접선을 그렸습니다. 재단을 다 하니 이제 옷 모양이 제법 갖춰집니다.
앞 뒤 시접선을 맞추고 자르고 핀으로 고정을 시키고 시침을 하며 입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일요일에 비가 온다고 하여 프로그램을 좀 조정을 하였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서둘러서 밭에 비닐을 씌울실 동안에 아이들은 감자씨눈을 골라 잘랐습니다.
감자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눈을 찾고 칼로 두 세 토막을 내었습니다.
자른 자리에 재를 묻혀 밭에 올라갔습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감자 심는 삽으로 감자를 심기도 하고 호미로 흙을 파서 감자를 심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일 좀 하다 줄행랑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늦게까지 밭에 남아 뒷정리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 고무줄도 하고 조금 쉬었다가 옷의 시접선을 따라 바느질을 했습니다.
삐뚤빼뚤하면서도 한땀 함땀 정성스럽게 했습니다.
어깨선을 꿰매서 옷의 형태를 잡고 그 다음 옆선을 꿰맸습니다.
저녁에 하기로 한 쑥버무리는 다음날로 미루었습니다.
날밤을 샌다던 아이들도 하나둘 지쳐서 잠을 잤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사이 1, 2학년들이 어려워할 것 같은 목선과 팔둘레선을 선생님들이 밤새 꿰맸습니다.

저녁부터 내린 비가 다음날이 되어도 주룩주룩 내리고 아이들은 공책에 옷 만드는 과정을 정리를 하고 옷의 밑단을 꿰맸습니다.
옷 만드는 일은 거의 다 마무리를 했는데 '쑥 버무리'는 선생님들이 만들어서 점심 때 같이 먹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차분히 앉아서 바느질을 하는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좀이 쑤시지만 자기가 만든 옷을 보고 흐믓해 합니다.
새로운 배움의 장에서 아이들은 새록새록 커나갑니다.
김치를 안 먹던 아이들이 김치를 먹고, 투닥거리던 아이들이 또 만나서 반가운 인사를 합니다.
삶이 배움인 살림학교에 온 아이들이 참 예쁩니다.
다음에는 옷에 황토물을 들일 겁니다.
새로 오신 선생님들 처음 오셔서 고생 많으셨지요.
항상 오시는 선생님들도 고맙습니다.
다음에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