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주자 다시보기
신나는 수업... 영화읽기
늦가을,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두 편
- 『오세암』, 『동승』
이해진 해오름 사회교육아카데미 강사
가을이군요. 유난히 쌀쌀하고 또 볕이 맑은 계절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창을 열고 아이들과 함께 뒹굴면서 오늘도, 이 아이들이 얼마나 깊고 튼실한 인연의 줄로 나와 연결되어 있는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억겁의 시간으로도 다 설명하지 못할 큰 인연이 아이들과 나 사이에 깃들어 있는 것일 테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고 또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 겁니다. 영혼이 맑고 자유롭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구요.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 순간들, 혹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제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격화된 틀에 부딪혀 상처 입지 말고 태어날 때 받은 것 중 가장 좋은 모양으로 자라나 언제나 행복하길 말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항상 아쉬운 것은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진한 감동을 나누며 함께 신나 할 수 있는 영화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입니다. 어른과 아이 어느 쪽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더군요. 함께 감동하면서도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영화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지요.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다보면 또 부딪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재미가 있으면 내용이 없어 허전하고 주제가 바람직하면 지루하기 십상이고, 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인데요. 이번에 함께 생각해 볼 영화도 손에 쥔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가 덜 튼실하다는 느낌이 있네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느낄만한 구석이 좀 모자라지 않나 하는 거예요. 아니, 재미가 덜하다기보다 아이들이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더 함께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서 소개를 해 보려고 합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기 때문이지요.
제가 소개할 영화 『오세암』, 그리고 『동승』은 비슷한 구석이 많은 영화들이지요. 닮은꼴이라고나 할까요. 한 편은 에니메이션, 한 편은 실사 영화이지만 두 편 다 불교적 색채가 짙고, 스님과 아이가 나오고, 또 "오지 않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영화 전체의 흐름이 되고 있어요.
또 있지요. 수려하고 고운 풍광이 화면을 압도한다는 점 말이에요. 비슷한 모양의 돌다리가 나오고 주인공 아이가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싸우는 모습도 참 비슷합니다.
헌데 영화는 조용히 각자의 길을 걸어 전혀 다른 결론을 향해 나갑니다. 한 편은 부처님의 품 안으로(『오세암』), 한편은 그곳 역시 역설적으로는 부처님의 품안인 세상을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동승』). 한편은 죽음으로(『오세암』), 또 한편은 삶으로 나가며(『동승』), 한편은 성스러움으로 수직 상승하고(『오세암』) 한편은 세속의 욕망과 "맞짱" 한번 떠보려는 수평의 의지로 걸어간다는 말입니다(『동승』).
이토록 다르고도 같은 두 편의 영화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어 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늦가을,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두 편
- 『오세암』, 『동승』
이해진 해오름 사회교육아카데미 강사
가을이군요. 유난히 쌀쌀하고 또 볕이 맑은 계절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창을 열고 아이들과 함께 뒹굴면서 오늘도, 이 아이들이 얼마나 깊고 튼실한 인연의 줄로 나와 연결되어 있는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억겁의 시간으로도 다 설명하지 못할 큰 인연이 아이들과 나 사이에 깃들어 있는 것일 테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고 또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 겁니다. 영혼이 맑고 자유롭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구요.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 순간들, 혹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제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격화된 틀에 부딪혀 상처 입지 말고 태어날 때 받은 것 중 가장 좋은 모양으로 자라나 언제나 행복하길 말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항상 아쉬운 것은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진한 감동을 나누며 함께 신나 할 수 있는 영화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입니다. 어른과 아이 어느 쪽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더군요. 함께 감동하면서도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영화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지요.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다보면 또 부딪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재미가 있으면 내용이 없어 허전하고 주제가 바람직하면 지루하기 십상이고, 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인데요. 이번에 함께 생각해 볼 영화도 손에 쥔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가 덜 튼실하다는 느낌이 있네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느낄만한 구석이 좀 모자라지 않나 하는 거예요. 아니, 재미가 덜하다기보다 아이들이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더 함께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서 소개를 해 보려고 합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기 때문이지요.
제가 소개할 영화 『오세암』, 그리고 『동승』은 비슷한 구석이 많은 영화들이지요. 닮은꼴이라고나 할까요. 한 편은 에니메이션, 한 편은 실사 영화이지만 두 편 다 불교적 색채가 짙고, 스님과 아이가 나오고, 또 "오지 않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영화 전체의 흐름이 되고 있어요.
또 있지요. 수려하고 고운 풍광이 화면을 압도한다는 점 말이에요. 비슷한 모양의 돌다리가 나오고 주인공 아이가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싸우는 모습도 참 비슷합니다.
헌데 영화는 조용히 각자의 길을 걸어 전혀 다른 결론을 향해 나갑니다. 한 편은 부처님의 품 안으로(『오세암』), 한편은 그곳 역시 역설적으로는 부처님의 품안인 세상을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동승』). 한편은 죽음으로(『오세암』), 또 한편은 삶으로 나가며(『동승』), 한편은 성스러움으로 수직 상승하고(『오세암』) 한편은 세속의 욕망과 "맞짱" 한번 떠보려는 수평의 의지로 걸어간다는 말입니다(『동승』).
이토록 다르고도 같은 두 편의 영화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어 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