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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자연 이야기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
|황정희 논술교사|
대상: 초등 4학년
수업시간: 2차시(90분씩)
함께 읽은 책: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박남정 글 / 이루다 그림 / 산하)
참고자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2
(마암 분교 아이들 시 / 백창우 곡 / 김유대 그림 / 보리)
학습목표:
1.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2. 딱새의 생태를 통해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3. 자연의 입장이 되어보고, 인간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본다.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상식을 모르는 아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까지도 알고 있다. 책에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각종 체험학습을 통해서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좀 더 조목조목 짚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그것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를 읽고 나면 머리에 들어오는 것 보다 가슴에 들어차 앉는 것이 훨씬 더 많음을 느낀다. 한 인간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여리디 여린 감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새의 탄생과 죽음을 바라보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가슴이 절절해지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운동, 자연보호 운동은 누구를 위한 운동일까? 인류만 잘 살아남기 위해 그것들이 꼭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번 입장 바꿔 생각해 볼 일이다.
1차시
마음 열기
딱새를 보낸 곰 아저씨의 마음을 닮은 노래를 소개합니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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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을 가까이에서 본 적 있어요?
예전 내가 클 때 살던 우리 집은 처마가 있는 기와집이었어요.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오는 방향 좋은 집이었어요. 어느 해엔가, 모내기가 시작되던 봄이었는데, 볕이 좋아서 하루 종일 방문을 활짝 열어둔 날이었어요. 그랬더니 아침나절부터 자꾸 제비가 들락날락하는 거예요. 처마에 집을 짓겠지 했는데 글쎄 이 제비가 열어둔 문으로 들어가서 방안 천장 구석에다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 거예요. 올려다보니 논바닥에서 물고 왔는지 젖은 논흙이 묻은 지푸라기를 벌써 여러 군데 묻혀 놓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제비가 더 이상 방에 못 들어오게 문을 죄다 닫아버렸죠.
냉정하다고요? 그때는 그랬어요. 새들이 집지을 곳은 방 안이 아니더라도 여기 저기 많았으니까요. 새들도 많았고, 새집도 많았고, 새소리도 늘 들으면서 살았으니까요.
- 저희 집에도 예전에 어떤 새가 집을 지었어요. 베란다 문으로 들어왔는데요. 알도 낳았어요. 하얀 알이었는데 두 알 낳았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엔가 없어졌어요. 저희 엄마가 그러시는데 우리가 자꾸 본다고 엄마 새가 다른 데로 옮겨갔대요. 진짜 새가 옮겨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 저는 시골에 가서 봤어요. 그런데 새집만 봤어요.
-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새들은 사람들이 쉽게 보는 곳에 알을 낳아 키우지는 않는대요.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 속에 나오는 곰 아저씨 어때요?
- 착해요. 좀 지저분하게는 생겼지만요.
-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뭔가 달라도 달라요.
- 그냥 재밌게 읽었어요.
- 끝에 가서 딱새가 너무 허무했어요. 그냥 잘 자라서 날아갔다고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요. 소설 같았으면 분명히 어려움을 딛고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다고 했을 것 같아요. 나도 다 읽고 나서는 막 속이 상했어요. 허무했다는 표현이 딱 맞아요.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아 있던가요?
- 저는 뱀이 새끼를 잡아먹었다고 하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요.
- 딱민이와 딱국이가 많이 못 먹어서 죽었다는 게 너무 슬프고 불쌍했어요.
- 문패도 달아주었잖아요. 곰 아저씨가 꼭 애들 마음 같아서 웃겼어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동물을 이해하는 마음이 우리랑 참 다르죠? 우리 같으면 차를 써야하니까 일단 새집을 어딘가로 옮겨야한다고 생각 했을 텐데요.
집을 지을 줄 아는 새니까 트럭에 집을 못 짓게 해도 어딘가에 가서 결국은 집을 짓지 않았겠어요? 한 달 이상을 일을 하지 않고 새집만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보였어요. 나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봤는데, 글쎄요….
- 저도 곰 아저씨처럼 가만히 두고 새끼들 다 키울 때까지 기다려주었을 거예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 그래도 일을 못하면 뭐 먹고 살아요. 곰 아저씨는 부자도 아닌 것 같은데.
- 일하기 싫었는지도 몰라요, 흐흐.
나는 마지막 부분이 참 기억에 남아요. 곰 아저씨가 딱새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소중하게 마음에 담는 걸 보고 나 같아도 그런 느낌일 것 같거든요.
- 아기 딱새들이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더라면 얼마나 좋겠어요.
-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이 행복하게 끝나는데 이 책은 이상해요. 그냥 잘 살았다고 쓰면 안 되나?
- 진짜 있었던 이야기니까 그렇지.
나도 마지막 부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서 한동안 책을 놓지 못했어요. 뱀에게 먹히지 않고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놀이판 수업
게임을 해 봅시다. 곰 아저씨가 딱새들을 지켜보는 한 달 좀 더 되는 시간을 게임 판으로 만들어 봤어요.
놀이판에서 다루어진 질문
(질문은 중간 중간에 집어넣고, 나머지는 딱새에게 일어난 일을 차례대로 나열함.)
- 요즘 새들이 집 지을 곳이 마땅치 않대요. 왜 그럴까요?
- 새들이 사라지는 이유가 뭘까요?
- 곰 아저씨의 또 다른 별명을 무엇일까요?
- 곰 아저씨의 직업은?
- 새들은 수명이 짧은 새가 알을 많이 낳는다? (○, ×)
- 새는 살아남을 확률이 낮을수록 알을 적게 낳는다? (○, ×)
- 새들은 보통 하루에 하나씩 한밤중에 알을 낳는다? (○, ×)
- 새들의 알은 같은 어미 새에게서 나온 알은 모두 무늬가 같다? (○, ×)
- 포란반이 뭐예요?
- 모랫더미 속에 알을 낳는 새도 있다는데…?
- 새들의 부화에 적합한 온도는 얼마일까?
- 아빠 새의 발등에 알을 올려놓고 부화를 기다리는 새는?
- 곰 아저씨,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은 뭐예요?
- 딱새의 기사가 실린 인터넷 카페 이름이 뭐더라?
- 딱새에 관해 아는 것 세 가지?
- 새들은 어떻게 목욕을 할까요? (아는 대로)
- 새들은 어떻게 짝을 지을까요?
- 새들의 이름을 소개 하세요.
- 조숙형 새를 아시나요?
- 미숙형 새를 아시나요?
- 새끼들이 죽는 이유는 뭘까요?
- 딱새 한 쌍이 하루 동안 먹이를 물어 나르는 횟수는?
- 새끼 새를 위한 특별 식단은 주로 뭘까요?
- 올빼미의 집 근처에 똥 냄새가 풍기는 까닭은?
- 새들이 먼 거리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 사람의 네다섯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새는?
독후 활동 : 곰 아저씨가 되어서 써본 딱새 일기(합동 작품)
4월 13일
새들이 둥지를 짓기 시작한 지 이틀째.
트럭 조수석 발판에 멋진 둥지가 생겼다. 둥지는 밥그릇만한 모양이었다. 지푸라기, 끈, 나뭇가지 같은 걸로 엮었는데 제법 탄탄하고 모양도 매끈했다. 그리고 둥지 안에는 근처 비닐하우스 덮개에서 물고 온 솜털이며 다른 새의 깃털 같은 부드러운 것들을 깔아 놓았다.
알이 쉽게 깨지지 않도록 하고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서겠지.
4월 15일
새둥지에 알이 ‘땡’ 하고 하나 놓여 있는 것이었다. 밝은 회색에 붉은 점들이 얼룩덜룩 예쁜 알이었다. 딱새들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다른 새알은 아니겠지 하는 걱정도 생겼다.
4월 19일
야호! 하루에 한 개씩 지금처럼 낳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알이 네 개나 되니 너무 너무 기쁘다.
4월 23일
알이 여덟 개가 되었다.
저걸 다 품을 수 있을까?
5월 5일
5월 5일 어린이날에 다섯 마리 딱새들이 태어났다. 딱새가 태어나 무진장 기쁘다. 방금 태어난 아기 딱새는 눈도 뜨지 못한다. 2주 정도 지나야 눈을 뜬다.
5월 15일
내가 그렇게 아끼고 아꼈던 새들이 내가 문을 열어 놓은 바람에 사라졌다. 엉엉.
지금쯤 새들은 무얼 할까?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정말 보고 싶다.
5월 17일
어제 전단지를 붙이고, 오늘 다시 한 번 둥지를 확인하였다. 오지 않았다.
실망도 했지만 내가 정말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아, 왠지 후회스럽다.
5월 18일
이놈의 웬수 같은 것! 당장 사라지지 못 해!
너무 미웠지만 뱀도 불쌍해서 살려주었다.
2차시
마음 열기
여기 여러 가지 낱말 카드가 있어요. 각자 카드 한 장씩을 집어 보세요.
그리고 그 낱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공존 자연 본능 질서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낱말 뜻
공존 - 함께 있음. 함께 도우며 살아 나감.
자연 -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상태
본능 - 생물이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는 동작이나 운동
질서 - 어지럽지 않은 차례. 사물의 조리나 순서
- 사람들끼리 도우며 살아가니까 그럴 때 공존 한다고 해요.
- 자연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 말고 원래 있던 것들을 그렇게 불러요. 산에 피어있는 꽃, 나무, 물 이런 것들이 다 자연이에요.
- 본능은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 것, 잠이 오면 자고 싶은 것, 또 딱새가 새끼들을 기르는 것 이런 게 모두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 질서를 지키자 라고 말하는 것처럼 차례를 잘 지키는 게 질서예요.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 일기』를 읽고 나서 이 낱말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어려운 말이긴 한데요. 곰 아저씨 생각이 공존인 것 같아요. 딱새를 잘 살게 봐 준 것도 그렇고, 뱀을 죽이지 않은 것도 그렇잖아요. 함께 잘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공존이에요
- 곰 아저씨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자연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어미 딱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 누가 배고픈지 살피지 않고 그냥 본능적으로 빨간 입 천정만 보이면 먹이를 떨어뜨린다고 했잖아요. 동물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본능적으로 행동하나 봐요.
- 동물들끼리 질서를 잘 지킬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먹이사슬이나 생태계를 살펴보면 제일 약한 동물, 그 다음으로 약한 동물, 조금 센 동물, 더 센 동물 이렇게 차례가 있잖아요. 그게 질서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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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건, 못 다한 이야기 (가상 인터뷰)
지금부터 지난번에 일어난 아기 딱새 사건에 대한 관계자들을 이 자리에 불러 인터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각 방송사 기자님들은 차례대로 질문을 해 주십시오.
먼저, 곰 아저씨에게 질문을 바랍니다.
곰 아저씨와의 인터뷰
- 저는 mbc방송에서 나온 정재우 기자입니다. 곰 아저씨의 본명과 직업, 사는 곳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철근 구부리는 일을 하는 이흥기라고 합니다. 지금은 덕성초등학교 교실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 저는 kbs에서 나온 이상제 기자입니다. 나이가 꽤 되어 보이는데 가족 사항은 어떻게 됩니까?
(가슴 아프니 그런 건 묻지 마세요, 흑흑. 사실은 엄마가 서울에 살고 계십니다.)
- 저는 cbs방송에서 나온 강태웅 기자입니다. 매스컴과 책에 얼굴이 실릴 정도면 꽤 유명인사인 것 같은데, 외모가 좀 의외입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외모에 관심 없어요. 그냥 생긴 대로 사는 거죠 뭐.)
- 트럭에 고장 난 부분이 있는데 왜 진작 고치지 않았습니까?
(귀찮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그냥 두었어요.)
- 트럭 발판에 새가 집을 짓기 시작할 때 왜 말리지 않았습니까?
(귀여워서요, 그리고 신기하기도 해서요.)
- 혹시 공사 일을 나가기 싫어서 꾀를 부릴 생각은 아니었습니까?
(사실은 그런 면도 있었다고 봐야지요.)
- 트럭이 새의 둥지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을 텐데 왜 방치하였습니까?
(어렵게 짓는 둥지를 망치기 싫어서요. )
- 딱새 사진을 소구리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의도가 뭐였습니까? 혹시 인기 때문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는 환경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 함께 사는 사람이 헌책방을 운영한다는데 평소에 새에 대한 책을 좀 읽어두었더라면 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까?
(네, 그런 생각도 했어요. )
- 아기 딱새 딱민, 딱국이의 죽음을 미리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냥 지켜만 보았습니까?
(나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새들끼리 알아서 하는 줄 알았죠.)
- 트럭 뒷좌석 문을 열어두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뭡니까?
(너무 더울까봐요.)
- 문을 열어두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까?
(네,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 여섯 마리 아기 딱새 목숨을 삼킨 범인이 뱀인 줄 알면서 왜 살려 주었습니까?
(저는 환경운동가입니다. 누구 편에 설 수가 없잖아요. 뱀의 본능대로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딱새 부모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해 보십시오.
(딱새를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
- 만일 다음번에도 또 다른 새나 짐승이 곰 아저씨 트럭이나 집 근처에 집을 지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좋은 곳으로 옮기든지, 보호막을 쳐 줄 생각입니다.)
- 이번 사건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얘기해 주십시오.
(마음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나 짐승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
곰 아저씨의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곰 아저씨,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딱새 부부를 어렵게 모셨습니다. 기자님들을 아까처럼 차례차례 질문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딱새 부부와의 인터뷰
- 우선 새끼 딱새들을 모두 잃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어떻게 해서 덕성초등학교 근처에서 살게 되었습니까?
(우연히 날아다니다가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그 트럭이 학교 근처에 있었거든요.)
- 사람들이 사는 근처에 오래 살았을 텐데 왜 하필 위험한 트럭에 집을 지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트럭 조수석 발판에 집을 지으면 문을 닫을 때 못 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둥지를 어디에 만들어야 안전한 지 기본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집을 지은 것 같은데 맞습니까?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면 됩니다. 트럭 범퍼가 깨진 틈으로 들락날락할 수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했지요. )
-좀 더 안전하고 좋은 곳을 찾아보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내가 오죽하면 거기에 집을 지었겠어요. 마땅한 곳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 집을 짓고 알을 낳고 키우는 동안 당신을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당연히 알고 있었지요. 곰 아저씨는 둥지를 헐어버리지도 않고 보살펴 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이지요.)
- 그래도 위험을 느끼기도 했을 텐데 왜 그냥 계속 살았습니까?
(알을 낳고 나서는 이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잘 아시면서….)
- 사진을 찍어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네, 그 덕분에 스트레스는 좀 받았죠. )
-둥지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렸을 텐데 그 때의 심정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애들이 걱정이었지요 뭐. 혹시 훔쳐가기라도 할까봐서요.)
-여러 사람들이 수시로 들여다보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 혹시 아기 딱새들을 키우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까?
(말도 마세요. 사진을 찍는 바람에 새끼들이 자주 놀랬습니다. 또 떠드는 소리에 시끄러워서 알을 품기도 쉽지 않았고, 새끼들이 태어나서는 잠도 잘 못 잤습니다.)
- 아기 딱새 중에서 막내 딱민이와 딱국이가 제대로 먹이를 받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있었습니까?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새끼들의 빨간 입 천정만 보면 본능적으로 먹이를 떨어뜨리거든요.)
- 제대로 먹지 못해서 죽었다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불쌍한 것들. 좀 제대로 받아먹지….)
- 아기 딱새들이 뱀에게 잡아먹힌 당시의 상황을 힘들겠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십시오.
(전 그 당시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알았다면 달려들어서 물어뜯었겠지요. )
- 뱀이 어떻게 아기 딱새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 주변 상황을 아는대로 이야기해 주십시오.
(뒷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들어왔을 겁니다. 숲 근처에 트럭이 있었으니까요.)
- 불쌍하게 가 버린 아기 딱새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해 주십시오.
(아가들아,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목숨을 걸고 싸워서 지켜줄게.)
- 앞으로 딱새 부부의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다시 알을 낳아야지요. 그리고 좀 더 안전한 곳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 이 세상에 함께 사는 여러 생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해 주십시오.
(조심하십시오.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럼 이만.)
딱새 부부님, 많이 힘들 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다시 안전한 곳에 둥지를 틀고 예쁜 아기 딱새들을 많이 낳아 잘 키우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어렵게 뱀씨를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아까처럼 차례대로 질문해 주십시오.
뱀과의 인 터뷰
- 신원이 분명치 않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밝혀 주십시오.
(원래는 깊은 숲속에서 살았는데 워낙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사람들이 사는 근처로 내려온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 아기 딱새 사건이 터지고 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다른 뱀들이 왜 하필이면 그 유명한 딱새를 죽였느냐고 야단입니다. 그래서 숨어서 살고 있습니다.)
- 덕성초등학교 부근에서는 언제부터 살고 있었습니까?
(지난 겨울에 이곳에 와서 근처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저도 가족이 있었답니다. 남편도 있고, 새끼들도 여덟 마리나 있었지요. 하지만 몽땅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 혼자만 남았답니다, 흑흑.)
- 트럭이 서 있던 자리는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우연히 지나가다가 봤어요.)
- 트럭 안에 딱새네 집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곰 아저씨가 문을 여는 걸 봤는데, 그 때 그 안에 딱새 부부가 앉아 있는 걸 봤습니다.)
- 어떻게 아기 딱새들에게 접근했습니까?
(며칠 지켜보았죠. 언제 딱새 부부가 집을 나가나 하고요. )
-트럭 안으로 들어가던 경로를 다시 한 번 설명해 보십시오.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잘 들리는 쪽으로 갔더니 마침 문이 열려 있었어요. 그래서 바퀴로 기어올라 겨우 겨우 안으로 들어갔죠.)
- 딱새 부부가 둥지에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딱새 부부가 집에서 나가는 걸 봤거든요.)
- 아기 딱새들이 빽빽거리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얼른 먹어야겠다는 생각 하죠. 좀 안 됐긴 하지만요.)
- 평소에 아기 딱새들이 귀엽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까?
(네, 저는 그냥 맛있겠다는 생각만….)
- 살려달라고 빽빽거리는 아기 딱새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습니까?
(제가 딱새 말을 어떻게 알아듣겠어요.)
- 당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을 때가 있습니까?
(당연하죠. 우리 가족 모두 잡혀갔다니까요.)
- 당신 종족인 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연히 독수리죠. 얼마나 무서운데요. 오소리도 무섭죠. 으, 소름이 돋아요.)
- 아기 딱새를 먹이로 먹고 난 후 잡혔을 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당신을 죽이자고 하기도 하고, 욕을 하는 소리도 들었을 텐데, 그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기분 나쁘죠. 난 단지 먹이를 먹었을 뿐인데. 우리 가족이 당했을 때는 아무도 우리를 불쌍해하지 않았거든요.)
곰 아저씨가 당신을 풀숲에 도로 놓아주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요?
(너무 너무 고마웠습니다. )
- 혹시 예전 당신의 조상 중에서 새끼 까치 먹이를 먹으려다 사람이 쏜 화살에 맞아 죽은 일을 알고 있습니까?
(네, 많이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 옛날이나 지금이나 왜 하필 새끼 새들과 자꾸 그런 사건이 생긴다고 생각합니까?
(우리 뱀들은 그걸 먹어야하니까요. 자꾸 그러지 마세요. 화가 나려고 하니까요.)
- 혹시 딱새 부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보십시오.
(죄송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슬픈 마음 저도 다 이해합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다시 결혼해야지요. 가족이 없으니까 너무 외로워서 원….)
-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왜 제 탓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 나쁜 놈 아니거든요. 사람들이나 자꾸 자연을 망가지게 하지 마세요. 우리도 편하게 좀 살아보자고요.)
이제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여러분 모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각자 돌아가셔서 열심히 사시길 바랍니다. 새끼 딱새 사건은 이것으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기회에 사람인 저희 입장에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끼리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가상 인터뷰를 마치고
곰 아저씨를 지켜보면서
은지: 딱새 가족을 지켜보면서 참 가족이 갖고 싶었을 것 같고요. 자연이 참 아름답고 신기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재우: 정말 신기하고 귀여웠는데 중간에 두 마리가 죽어서 많이 불쌍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뱀이 모두 잡아먹은 것을 보고 정말 뱀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 같은데 참은 게 대단해요.
태웅: 아기 딱새가 불쌍하긴 했지만 뱀의 본능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살려 준 것 같아요. 살려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딱새 부부를 지켜보면서
태웅: 핏덩어리를 잃은 어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제: 새끼를 잃은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새끼를 키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도 해 봤어요.
은지: 책에서 본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뇌성마비에 걸린 아기를 보살피는 어떤 부모의 이야기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파 와요.
재우: 새들도 참 힘들게 사는 것 같아요. 사람보다 더 위험하게 사는 것 같아요.
뱀을 지켜보면서
은지: 나쁜 줄만 알았는데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지난번에 강원도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뱀 굴에 돌멩이를 막 던졌는데 후회 되요.
재우: 뱀이 정말 억울할 것 같아요.
태웅: 본능이란 걸 알았어요. 뱀이 사람들에게 재미로 겁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다는 걸 알았어요.
상제: 뱀도 먹이가 있어야 살죠. 그래도 딱새가 힘이 더 약하니까 더 불쌍한 건 딱새지요.
이 이야기는 자연을 소재로 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늘상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가 이곳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시간에도 저 숲속어디에서는 끊임없이 생존 다툼이 일어나고 있을 거예요.
아까 처음에 질서니, 공존이니, 자연이니, 본능이니 하는 말에 대해 생각해 봤지요?
그 말에 대해서 이제 좀 다른 생각들이 생겼을 거예요. 그 말들을 이용해서 다시 한 번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은지: 저는 공존이라는 말이 어려워서 아까는 별로 할 말이 없었어요. 그런데 함께 산다는 말이 쉬워졌어요. 뱀도 딱새도 사람도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누가 더 잘난 것도 아니고 그냥 함께 살아가는 거요.
상제: 저는 본능이요. 모두 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것뿐인데 좋다 나쁘다 얘기하면 안 되겠어요. 뱀이 나쁘다 하는 건 뱀이 징그럽게 생기고, 독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 같아요. 뱀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도 나쁘지 않잖아요. 먹이 사슬 배울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 책에서 뱀이 새끼 딱새를 잡아먹었다고 하니까 괜히 화가 났어요.
태웅: 질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좀 헷갈려요. 차례차례 줄을 서는 게 질서잖아요.
만일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혼란스러워진다고 아까 얘기했는데요. 누가 누구를 잡아먹는 것도 다 질서가 필요하다는 것 같아요.
재우: 자연이라는 말은 동물하고는 상관없는 말인 줄 알았어요. 그냥 나무나 풀, 꽃 이런 것들만 자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선생님 말대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것도 자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좀 어렵긴 하지만 알긴 알겠어요.
수업을 마치며
이렇게 세상의 작은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낀다. 고작 딱새 몇 마리와 덥수룩한 곰 같은 아저씨 한 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살맛이 날 줄이야.
아이들도 내 맘 같아 보인다. 지식은 언제나 시대에 맞게 돌변한다. 하지만 감동은 늘 시대가 바뀌어도 그만큼의 무게로 다가오는 것 같다. 두 차시 동안 아이들과 오글오글 머리를 맞대고 숨죽여가며 딱새 둥지만 살핀 느낌이다.
당장 문제해결이 필요한 수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가 밋밋하다.
공존이니, 자연이니, 질서니 하는 낱말을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필요했다. 행여 딱새 이야기의 생생한 감동에 어떤 다른 힘이 실어질까봐 조바심 낸 탓인지도 모르겠다.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
|황정희 논술교사|
대상: 초등 4학년
수업시간: 2차시(90분씩)
함께 읽은 책: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박남정 글 / 이루다 그림 / 산하)
참고자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2
(마암 분교 아이들 시 / 백창우 곡 / 김유대 그림 / 보리)
학습목표:
1.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2. 딱새의 생태를 통해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3. 자연의 입장이 되어보고, 인간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본다.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상식을 모르는 아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까지도 알고 있다. 책에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각종 체험학습을 통해서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좀 더 조목조목 짚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그것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를 읽고 나면 머리에 들어오는 것 보다 가슴에 들어차 앉는 것이 훨씬 더 많음을 느낀다. 한 인간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여리디 여린 감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딱새의 탄생과 죽음을 바라보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가슴이 절절해지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운동, 자연보호 운동은 누구를 위한 운동일까? 인류만 잘 살아남기 위해 그것들이 꼭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번 입장 바꿔 생각해 볼 일이다.
1차시
마음 열기
딱새를 보낸 곰 아저씨의 마음을 닮은 노래를 소개합니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중에서
펼치기
새집을 가까이에서 본 적 있어요?
예전 내가 클 때 살던 우리 집은 처마가 있는 기와집이었어요.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오는 방향 좋은 집이었어요. 어느 해엔가, 모내기가 시작되던 봄이었는데, 볕이 좋아서 하루 종일 방문을 활짝 열어둔 날이었어요. 그랬더니 아침나절부터 자꾸 제비가 들락날락하는 거예요. 처마에 집을 짓겠지 했는데 글쎄 이 제비가 열어둔 문으로 들어가서 방안 천장 구석에다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 거예요. 올려다보니 논바닥에서 물고 왔는지 젖은 논흙이 묻은 지푸라기를 벌써 여러 군데 묻혀 놓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제비가 더 이상 방에 못 들어오게 문을 죄다 닫아버렸죠.
냉정하다고요? 그때는 그랬어요. 새들이 집지을 곳은 방 안이 아니더라도 여기 저기 많았으니까요. 새들도 많았고, 새집도 많았고, 새소리도 늘 들으면서 살았으니까요.
- 저희 집에도 예전에 어떤 새가 집을 지었어요. 베란다 문으로 들어왔는데요. 알도 낳았어요. 하얀 알이었는데 두 알 낳았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엔가 없어졌어요. 저희 엄마가 그러시는데 우리가 자꾸 본다고 엄마 새가 다른 데로 옮겨갔대요. 진짜 새가 옮겨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 저는 시골에 가서 봤어요. 그런데 새집만 봤어요.
- 우리 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새들은 사람들이 쉽게 보는 곳에 알을 낳아 키우지는 않는대요.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일기』 속에 나오는 곰 아저씨 어때요?
- 착해요. 좀 지저분하게는 생겼지만요.
-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뭔가 달라도 달라요.
- 그냥 재밌게 읽었어요.
- 끝에 가서 딱새가 너무 허무했어요. 그냥 잘 자라서 날아갔다고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요. 소설 같았으면 분명히 어려움을 딛고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다고 했을 것 같아요. 나도 다 읽고 나서는 막 속이 상했어요. 허무했다는 표현이 딱 맞아요.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아 있던가요?
- 저는 뱀이 새끼를 잡아먹었다고 하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요.
- 딱민이와 딱국이가 많이 못 먹어서 죽었다는 게 너무 슬프고 불쌍했어요.
- 문패도 달아주었잖아요. 곰 아저씨가 꼭 애들 마음 같아서 웃겼어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동물을 이해하는 마음이 우리랑 참 다르죠? 우리 같으면 차를 써야하니까 일단 새집을 어딘가로 옮겨야한다고 생각 했을 텐데요.
집을 지을 줄 아는 새니까 트럭에 집을 못 짓게 해도 어딘가에 가서 결국은 집을 짓지 않았겠어요? 한 달 이상을 일을 하지 않고 새집만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보였어요. 나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봤는데, 글쎄요….
- 저도 곰 아저씨처럼 가만히 두고 새끼들 다 키울 때까지 기다려주었을 거예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 그래도 일을 못하면 뭐 먹고 살아요. 곰 아저씨는 부자도 아닌 것 같은데.
- 일하기 싫었는지도 몰라요, 흐흐.
나는 마지막 부분이 참 기억에 남아요. 곰 아저씨가 딱새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소중하게 마음에 담는 걸 보고 나 같아도 그런 느낌일 것 같거든요.
- 아기 딱새들이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더라면 얼마나 좋겠어요.
-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이 행복하게 끝나는데 이 책은 이상해요. 그냥 잘 살았다고 쓰면 안 되나?
- 진짜 있었던 이야기니까 그렇지.
나도 마지막 부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서 한동안 책을 놓지 못했어요. 뱀에게 먹히지 않고 잘 자라서 훨훨 날아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놀이판 수업
게임을 해 봅시다. 곰 아저씨가 딱새들을 지켜보는 한 달 좀 더 되는 시간을 게임 판으로 만들어 봤어요.
놀이판에서 다루어진 질문
(질문은 중간 중간에 집어넣고, 나머지는 딱새에게 일어난 일을 차례대로 나열함.)
- 요즘 새들이 집 지을 곳이 마땅치 않대요. 왜 그럴까요?
- 새들이 사라지는 이유가 뭘까요?
- 곰 아저씨의 또 다른 별명을 무엇일까요?
- 곰 아저씨의 직업은?
- 새들은 수명이 짧은 새가 알을 많이 낳는다? (○, ×)
- 새는 살아남을 확률이 낮을수록 알을 적게 낳는다? (○, ×)
- 새들은 보통 하루에 하나씩 한밤중에 알을 낳는다? (○, ×)
- 새들의 알은 같은 어미 새에게서 나온 알은 모두 무늬가 같다? (○, ×)
- 포란반이 뭐예요?
- 모랫더미 속에 알을 낳는 새도 있다는데…?
- 새들의 부화에 적합한 온도는 얼마일까?
- 아빠 새의 발등에 알을 올려놓고 부화를 기다리는 새는?
- 곰 아저씨,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은 뭐예요?
- 딱새의 기사가 실린 인터넷 카페 이름이 뭐더라?
- 딱새에 관해 아는 것 세 가지?
- 새들은 어떻게 목욕을 할까요? (아는 대로)
- 새들은 어떻게 짝을 지을까요?
- 새들의 이름을 소개 하세요.
- 조숙형 새를 아시나요?
- 미숙형 새를 아시나요?
- 새끼들이 죽는 이유는 뭘까요?
- 딱새 한 쌍이 하루 동안 먹이를 물어 나르는 횟수는?
- 새끼 새를 위한 특별 식단은 주로 뭘까요?
- 올빼미의 집 근처에 똥 냄새가 풍기는 까닭은?
- 새들이 먼 거리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 사람의 네다섯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새는?
독후 활동 : 곰 아저씨가 되어서 써본 딱새 일기(합동 작품)
4월 13일
새들이 둥지를 짓기 시작한 지 이틀째.
트럭 조수석 발판에 멋진 둥지가 생겼다. 둥지는 밥그릇만한 모양이었다. 지푸라기, 끈, 나뭇가지 같은 걸로 엮었는데 제법 탄탄하고 모양도 매끈했다. 그리고 둥지 안에는 근처 비닐하우스 덮개에서 물고 온 솜털이며 다른 새의 깃털 같은 부드러운 것들을 깔아 놓았다.
알이 쉽게 깨지지 않도록 하고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서겠지.
4월 15일
새둥지에 알이 ‘땡’ 하고 하나 놓여 있는 것이었다. 밝은 회색에 붉은 점들이 얼룩덜룩 예쁜 알이었다. 딱새들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다른 새알은 아니겠지 하는 걱정도 생겼다.
4월 19일
야호! 하루에 한 개씩 지금처럼 낳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알이 네 개나 되니 너무 너무 기쁘다.
4월 23일
알이 여덟 개가 되었다.
저걸 다 품을 수 있을까?
5월 5일
5월 5일 어린이날에 다섯 마리 딱새들이 태어났다. 딱새가 태어나 무진장 기쁘다. 방금 태어난 아기 딱새는 눈도 뜨지 못한다. 2주 정도 지나야 눈을 뜬다.
5월 15일
내가 그렇게 아끼고 아꼈던 새들이 내가 문을 열어 놓은 바람에 사라졌다. 엉엉.
지금쯤 새들은 무얼 할까?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정말 보고 싶다.
5월 17일
어제 전단지를 붙이고, 오늘 다시 한 번 둥지를 확인하였다. 오지 않았다.
실망도 했지만 내가 정말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아, 왠지 후회스럽다.
5월 18일
이놈의 웬수 같은 것! 당장 사라지지 못 해!
너무 미웠지만 뱀도 불쌍해서 살려주었다.
2차시
마음 열기
여기 여러 가지 낱말 카드가 있어요. 각자 카드 한 장씩을 집어 보세요.
그리고 그 낱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공존 자연 본능 질서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낱말 뜻
공존 - 함께 있음. 함께 도우며 살아 나감.
자연 -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상태
본능 - 생물이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는 동작이나 운동
질서 - 어지럽지 않은 차례. 사물의 조리나 순서
- 사람들끼리 도우며 살아가니까 그럴 때 공존 한다고 해요.
- 자연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 말고 원래 있던 것들을 그렇게 불러요. 산에 피어있는 꽃, 나무, 물 이런 것들이 다 자연이에요.
- 본능은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 것, 잠이 오면 자고 싶은 것, 또 딱새가 새끼들을 기르는 것 이런 게 모두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 질서를 지키자 라고 말하는 것처럼 차례를 잘 지키는 게 질서예요.
『곰 아저씨의 딱새 육아 일기』를 읽고 나서 이 낱말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 어려운 말이긴 한데요. 곰 아저씨 생각이 공존인 것 같아요. 딱새를 잘 살게 봐 준 것도 그렇고, 뱀을 죽이지 않은 것도 그렇잖아요. 함께 잘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공존이에요
- 곰 아저씨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자연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어미 딱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 누가 배고픈지 살피지 않고 그냥 본능적으로 빨간 입 천정만 보이면 먹이를 떨어뜨린다고 했잖아요. 동물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본능적으로 행동하나 봐요.
- 동물들끼리 질서를 잘 지킬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먹이사슬이나 생태계를 살펴보면 제일 약한 동물, 그 다음으로 약한 동물, 조금 센 동물, 더 센 동물 이렇게 차례가 있잖아요. 그게 질서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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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건, 못 다한 이야기 (가상 인터뷰)
지금부터 지난번에 일어난 아기 딱새 사건에 대한 관계자들을 이 자리에 불러 인터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각 방송사 기자님들은 차례대로 질문을 해 주십시오.
먼저, 곰 아저씨에게 질문을 바랍니다.
곰 아저씨와의 인터뷰
- 저는 mbc방송에서 나온 정재우 기자입니다. 곰 아저씨의 본명과 직업, 사는 곳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철근 구부리는 일을 하는 이흥기라고 합니다. 지금은 덕성초등학교 교실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 저는 kbs에서 나온 이상제 기자입니다. 나이가 꽤 되어 보이는데 가족 사항은 어떻게 됩니까?
(가슴 아프니 그런 건 묻지 마세요, 흑흑. 사실은 엄마가 서울에 살고 계십니다.)
- 저는 cbs방송에서 나온 강태웅 기자입니다. 매스컴과 책에 얼굴이 실릴 정도면 꽤 유명인사인 것 같은데, 외모가 좀 의외입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외모에 관심 없어요. 그냥 생긴 대로 사는 거죠 뭐.)
- 트럭에 고장 난 부분이 있는데 왜 진작 고치지 않았습니까?
(귀찮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그냥 두었어요.)
- 트럭 발판에 새가 집을 짓기 시작할 때 왜 말리지 않았습니까?
(귀여워서요, 그리고 신기하기도 해서요.)
- 혹시 공사 일을 나가기 싫어서 꾀를 부릴 생각은 아니었습니까?
(사실은 그런 면도 있었다고 봐야지요.)
- 트럭이 새의 둥지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을 텐데 왜 방치하였습니까?
(어렵게 짓는 둥지를 망치기 싫어서요. )
- 딱새 사진을 소구리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의도가 뭐였습니까? 혹시 인기 때문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는 환경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 함께 사는 사람이 헌책방을 운영한다는데 평소에 새에 대한 책을 좀 읽어두었더라면 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까?
(네, 그런 생각도 했어요. )
- 아기 딱새 딱민, 딱국이의 죽음을 미리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냥 지켜만 보았습니까?
(나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새들끼리 알아서 하는 줄 알았죠.)
- 트럭 뒷좌석 문을 열어두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뭡니까?
(너무 더울까봐요.)
- 문을 열어두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까?
(네,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 여섯 마리 아기 딱새 목숨을 삼킨 범인이 뱀인 줄 알면서 왜 살려 주었습니까?
(저는 환경운동가입니다. 누구 편에 설 수가 없잖아요. 뱀의 본능대로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딱새 부모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해 보십시오.
(딱새를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
- 만일 다음번에도 또 다른 새나 짐승이 곰 아저씨 트럭이나 집 근처에 집을 지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좋은 곳으로 옮기든지, 보호막을 쳐 줄 생각입니다.)
- 이번 사건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 얘기해 주십시오.
(마음은 아프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나 짐승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
곰 아저씨의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곰 아저씨,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딱새 부부를 어렵게 모셨습니다. 기자님들을 아까처럼 차례차례 질문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딱새 부부와의 인터뷰
- 우선 새끼 딱새들을 모두 잃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어떻게 해서 덕성초등학교 근처에서 살게 되었습니까?
(우연히 날아다니다가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그 트럭이 학교 근처에 있었거든요.)
- 사람들이 사는 근처에 오래 살았을 텐데 왜 하필 위험한 트럭에 집을 지을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까?
(트럭 조수석 발판에 집을 지으면 문을 닫을 때 못 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둥지를 어디에 만들어야 안전한 지 기본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집을 지은 것 같은데 맞습니까?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면 됩니다. 트럭 범퍼가 깨진 틈으로 들락날락할 수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했지요. )
-좀 더 안전하고 좋은 곳을 찾아보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내가 오죽하면 거기에 집을 지었겠어요. 마땅한 곳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 집을 짓고 알을 낳고 키우는 동안 당신을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당연히 알고 있었지요. 곰 아저씨는 둥지를 헐어버리지도 않고 보살펴 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이지요.)
- 그래도 위험을 느끼기도 했을 텐데 왜 그냥 계속 살았습니까?
(알을 낳고 나서는 이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잘 아시면서….)
- 사진을 찍어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네, 그 덕분에 스트레스는 좀 받았죠. )
-둥지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렸을 텐데 그 때의 심정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애들이 걱정이었지요 뭐. 혹시 훔쳐가기라도 할까봐서요.)
-여러 사람들이 수시로 들여다보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 혹시 아기 딱새들을 키우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까?
(말도 마세요. 사진을 찍는 바람에 새끼들이 자주 놀랬습니다. 또 떠드는 소리에 시끄러워서 알을 품기도 쉽지 않았고, 새끼들이 태어나서는 잠도 잘 못 잤습니다.)
- 아기 딱새 중에서 막내 딱민이와 딱국이가 제대로 먹이를 받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고 있었습니까?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새끼들의 빨간 입 천정만 보면 본능적으로 먹이를 떨어뜨리거든요.)
- 제대로 먹지 못해서 죽었다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불쌍한 것들. 좀 제대로 받아먹지….)
- 아기 딱새들이 뱀에게 잡아먹힌 당시의 상황을 힘들겠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십시오.
(전 그 당시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알았다면 달려들어서 물어뜯었겠지요. )
- 뱀이 어떻게 아기 딱새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 주변 상황을 아는대로 이야기해 주십시오.
(뒷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들어왔을 겁니다. 숲 근처에 트럭이 있었으니까요.)
- 불쌍하게 가 버린 아기 딱새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기회에 해 주십시오.
(아가들아,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목숨을 걸고 싸워서 지켜줄게.)
- 앞으로 딱새 부부의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다시 알을 낳아야지요. 그리고 좀 더 안전한 곳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 이 세상에 함께 사는 여러 생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해 주십시오.
(조심하십시오.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럼 이만.)
딱새 부부님, 많이 힘들 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다시 안전한 곳에 둥지를 틀고 예쁜 아기 딱새들을 많이 낳아 잘 키우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어렵게 뱀씨를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아까처럼 차례대로 질문해 주십시오.
뱀과의 인 터뷰
- 신원이 분명치 않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밝혀 주십시오.
(원래는 깊은 숲속에서 살았는데 워낙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사람들이 사는 근처로 내려온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 아기 딱새 사건이 터지고 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다른 뱀들이 왜 하필이면 그 유명한 딱새를 죽였느냐고 야단입니다. 그래서 숨어서 살고 있습니다.)
- 덕성초등학교 부근에서는 언제부터 살고 있었습니까?
(지난 겨울에 이곳에 와서 근처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저도 가족이 있었답니다. 남편도 있고, 새끼들도 여덟 마리나 있었지요. 하지만 몽땅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 혼자만 남았답니다, 흑흑.)
- 트럭이 서 있던 자리는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우연히 지나가다가 봤어요.)
- 트럭 안에 딱새네 집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곰 아저씨가 문을 여는 걸 봤는데, 그 때 그 안에 딱새 부부가 앉아 있는 걸 봤습니다.)
- 어떻게 아기 딱새들에게 접근했습니까?
(며칠 지켜보았죠. 언제 딱새 부부가 집을 나가나 하고요. )
-트럭 안으로 들어가던 경로를 다시 한 번 설명해 보십시오.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잘 들리는 쪽으로 갔더니 마침 문이 열려 있었어요. 그래서 바퀴로 기어올라 겨우 겨우 안으로 들어갔죠.)
- 딱새 부부가 둥지에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딱새 부부가 집에서 나가는 걸 봤거든요.)
- 아기 딱새들이 빽빽거리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얼른 먹어야겠다는 생각 하죠. 좀 안 됐긴 하지만요.)
- 평소에 아기 딱새들이 귀엽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까?
(네, 저는 그냥 맛있겠다는 생각만….)
- 살려달라고 빽빽거리는 아기 딱새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습니까?
(제가 딱새 말을 어떻게 알아듣겠어요.)
- 당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을 때가 있습니까?
(당연하죠. 우리 가족 모두 잡혀갔다니까요.)
- 당신 종족인 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연히 독수리죠. 얼마나 무서운데요. 오소리도 무섭죠. 으, 소름이 돋아요.)
- 아기 딱새를 먹이로 먹고 난 후 잡혔을 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당신을 죽이자고 하기도 하고, 욕을 하는 소리도 들었을 텐데, 그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기분 나쁘죠. 난 단지 먹이를 먹었을 뿐인데. 우리 가족이 당했을 때는 아무도 우리를 불쌍해하지 않았거든요.)
곰 아저씨가 당신을 풀숲에 도로 놓아주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요?
(너무 너무 고마웠습니다. )
- 혹시 예전 당신의 조상 중에서 새끼 까치 먹이를 먹으려다 사람이 쏜 화살에 맞아 죽은 일을 알고 있습니까?
(네, 많이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 옛날이나 지금이나 왜 하필 새끼 새들과 자꾸 그런 사건이 생긴다고 생각합니까?
(우리 뱀들은 그걸 먹어야하니까요. 자꾸 그러지 마세요. 화가 나려고 하니까요.)
- 혹시 딱새 부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보십시오.
(죄송해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슬픈 마음 저도 다 이해합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다시 결혼해야지요. 가족이 없으니까 너무 외로워서 원….)
-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왜 제 탓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 나쁜 놈 아니거든요. 사람들이나 자꾸 자연을 망가지게 하지 마세요. 우리도 편하게 좀 살아보자고요.)
이제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여러분 모두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각자 돌아가셔서 열심히 사시길 바랍니다. 새끼 딱새 사건은 이것으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기회에 사람인 저희 입장에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끼리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가상 인터뷰를 마치고
곰 아저씨를 지켜보면서
은지: 딱새 가족을 지켜보면서 참 가족이 갖고 싶었을 것 같고요. 자연이 참 아름답고 신기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재우: 정말 신기하고 귀여웠는데 중간에 두 마리가 죽어서 많이 불쌍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뱀이 모두 잡아먹은 것을 보고 정말 뱀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 같은데 참은 게 대단해요.
태웅: 아기 딱새가 불쌍하긴 했지만 뱀의 본능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살려 준 것 같아요. 살려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딱새 부부를 지켜보면서
태웅: 핏덩어리를 잃은 어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제: 새끼를 잃은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새끼를 키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도 해 봤어요.
은지: 책에서 본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뇌성마비에 걸린 아기를 보살피는 어떤 부모의 이야기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파 와요.
재우: 새들도 참 힘들게 사는 것 같아요. 사람보다 더 위험하게 사는 것 같아요.
뱀을 지켜보면서
은지: 나쁜 줄만 알았는데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지난번에 강원도 할머니 댁에 갔을 때, 뱀 굴에 돌멩이를 막 던졌는데 후회 되요.
재우: 뱀이 정말 억울할 것 같아요.
태웅: 본능이란 걸 알았어요. 뱀이 사람들에게 재미로 겁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다는 걸 알았어요.
상제: 뱀도 먹이가 있어야 살죠. 그래도 딱새가 힘이 더 약하니까 더 불쌍한 건 딱새지요.
이 이야기는 자연을 소재로 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늘상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가 이곳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시간에도 저 숲속어디에서는 끊임없이 생존 다툼이 일어나고 있을 거예요.
아까 처음에 질서니, 공존이니, 자연이니, 본능이니 하는 말에 대해 생각해 봤지요?
그 말에 대해서 이제 좀 다른 생각들이 생겼을 거예요. 그 말들을 이용해서 다시 한 번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은지: 저는 공존이라는 말이 어려워서 아까는 별로 할 말이 없었어요. 그런데 함께 산다는 말이 쉬워졌어요. 뱀도 딱새도 사람도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누가 더 잘난 것도 아니고 그냥 함께 살아가는 거요.
상제: 저는 본능이요. 모두 다 본능대로 살아가는 것뿐인데 좋다 나쁘다 얘기하면 안 되겠어요. 뱀이 나쁘다 하는 건 뱀이 징그럽게 생기고, 독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 같아요. 뱀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도 나쁘지 않잖아요. 먹이 사슬 배울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 책에서 뱀이 새끼 딱새를 잡아먹었다고 하니까 괜히 화가 났어요.
태웅: 질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좀 헷갈려요. 차례차례 줄을 서는 게 질서잖아요.
만일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혼란스러워진다고 아까 얘기했는데요. 누가 누구를 잡아먹는 것도 다 질서가 필요하다는 것 같아요.
재우: 자연이라는 말은 동물하고는 상관없는 말인 줄 알았어요. 그냥 나무나 풀, 꽃 이런 것들만 자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선생님 말대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것도 자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좀 어렵긴 하지만 알긴 알겠어요.
수업을 마치며
이렇게 세상의 작은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낀다. 고작 딱새 몇 마리와 덥수룩한 곰 같은 아저씨 한 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살맛이 날 줄이야.
아이들도 내 맘 같아 보인다. 지식은 언제나 시대에 맞게 돌변한다. 하지만 감동은 늘 시대가 바뀌어도 그만큼의 무게로 다가오는 것 같다. 두 차시 동안 아이들과 오글오글 머리를 맞대고 숨죽여가며 딱새 둥지만 살핀 느낌이다.
당장 문제해결이 필요한 수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가 밋밋하다.
공존이니, 자연이니, 질서니 하는 낱말을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필요했다. 행여 딱새 이야기의 생생한 감동에 어떤 다른 힘이 실어질까봐 조바심 낸 탓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