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화났어요!
- 분노를 올바르게 표현하기

황정희 | 논술교사

대상: 초등 4학년 이상
수업 시간: 2차시 (90분씩)
함께 읽은 책: 『생각을 키워주는 이야기』(로버트 피셔 글 / 어린이철학교육연구소 옮김 / 해냄)
참고 자료: 『그림 보는 아이 4 - 얼굴』(B. 바움부쉬 글 / 이주헌 옮김 / 비룡소)
『그림 보는 아이 5 -바다』 (B. 바움부쉬 글 / 이주헌 옮김 / 비룡소)
『한 권으로 읽는 청소년 서양 미술사』 (박우찬 글 / 이룸)
『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이주헌 글 / 보림)
학습목표:
1.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분노에 대해 생각해 본다.
2. 생활 속에서 분노란 감정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다.
3. 분노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릴 때에는 누구나 싸우면서 큰다고 한다. 아이들이 많은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면 집에 와서까지 펄펄 화를 낸다. 왜 이렇게 화가 나는 일이 많고, 싸울 거리도 많을까? 아이들에겐 하나같이 좋은 것만 보여주고, 예쁜 것만 들려준 것 같은데, 가르쳐 주지도 않은 화는 어찌 그리 잘 낼까? 참 신기한 조화다.
아이들에게 화가 왜 나는지 가르쳐준 적이 있었나?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화에 대해서 얼마나 알려 줬었지?' 생각해보니 제발 화 좀 내지 말라고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니 아이들이 되건 말건 화부터 냈는지도 모른다. 물길을 따라 올라가 깊은 산속 옹달샘을 보여주듯이  화의 근원을 보여주면 어떨까? 또 그 물길을 따라 내려가고 내려가서 큰 바다를 보여 주듯이 분노의 위력도 함께 보여주면 어떨까?

1차시

마음 열기
■ 살면서 화 안 내는 사람 있을까요? 저는 어제 우리 집 아이들한테 좀 충격적인 말을 들었어요. 아이들이 엄마가 화 좀 그만 냈으면 좋겠대요. 나는 내가 그렇게 화를 많이 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내가 유독 아이들한테만 화를 맘놓고 냈더라고요. 그래서 맘이 내내 편치 않았어요. 그런데 화 안 내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일 거예요.
오늘 하루 내내 내가 몇 번이나 화가 났었나 생각해 보세요. 화가 한 번도 안 났다고요? 내색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분이 살짝 언짢았거나 잠깐 짜증이 났다거나, 혹은 뭔가 성가셨거나 하는 맘도 없었는지 생각해보세요.
- 저는 짝꿍이 자꾸 이거 빌려 달라, 저거 빌려 달라 해서 귀찮았어요. 그래서 그냥 "좀 갖고 다녀라."라고 말해 줬어요. 화가 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냥 좋게 말했죠.
- 별로 없었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 엄마가 막 빨리 일어나라고 해서 좀 짜증이 났어요. 그런데 그건 매일 그래요.
- 매일 짜증나죠. 오늘도 집에 오는데 누가 툭 치고 지나가기에 제가 "어?" 이랬는데도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해요. 그런 애들 많아요. 진짜 웃겨요.
- 저는 없었어요. 그런데 뭔가 기분이 조금 나빴던 생각은 나요. 하지만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큰일이면 기억할 텐데 그냥 별 일 아니었나 봐요. 그 나머지는 대체로 좋았어요.

■ 그렇군요. 저도 늘 아침이면 한두 가지씩 화가 나고 짜증이 나요. 아무렇지도 않은 날은 별로 없어요. 늘 뭔가가 내 심기를 건드리거든요. 하물며 무심히 본 텔레비전 뉴스가 나를 화나게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때 그때 모두 드러내지는 않아요. 그냥 참기도 하고 넌지시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정 안 되겠다 싶을 때는 화를 내버리죠.
그런데 화도 화 나름이에요. 쉽게 삭히는 화가 있는가 하면 화산 폭발하듯이 쏟아내야 하는 화도 있잖아요. 최근 들어서 그렇게 무섭게 화가 난 일이 언제 있었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일을 <1분 토크> 방식으로 이야기해 보세요.

<아이들의 1분 토크>
*1분 펼치기 방식 :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후, 1분 동안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방법

- 원욱 : 저는 지난겨울 방학 때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컴퓨터 때문이었어요. 그날 아빠랑 제 동생 생일이었는데요. 엄마가 웬일로 여섯 시간 내내 컴퓨터 해도 된대요. 그래서 신나게 하고 있는데 한 시간도 안 됐는데 엄마가 좀 비켜 달래요. 사이트에서 뭐 좀 찾을 게 있대요. 그래서 싫은데 겨우 비켜드렸어요.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났는데 엄마가 계속 앉아 계시는 거예요. 그래서 기다리다가 지쳐서 가봤더니 글쎄 엄마가 게임하고 있는 거예요. 저 그때 뚜껑 열리는 줄 알았잖아요. 진짜 화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한테 좀 따지다가 안 돼서 제방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쓰고 자 버렸어요. 저는 화가 나면 그냥 자버리거든요.  (이야기 펼친 시간 : 1분 20초)

- 재우 : 저는 이틀 전이었는데요. 영어 테이프를 듣고 있었어요. 테이프 두 개를 들어야하거든요. 헤드셋을 끼고 소리를 높여서 듣고 있는데 형이 들어왔었나 봐요. 처음에 저는 몰랐어요. 뒤에서 형이 뭐라고 했어요. 형도 들어야한다고 하면서 뭐라고 자꾸 그러는 것 같았어요. 그냥 계속 들었죠. 그랬더니 형이 갑자기 저를 막 때리는 거예요. 얼마나 황당했는데요. 그래서 문을 박차고 나와 버렸어요. 그때 기분이요? 진짜 막 패버리고 싶었죠. 근데 어떻게 그래요. 그냥 식탁에 앉아서 투덜거렸죠 뭐.  (이야기 펼친 시간 : 1분 12초)

- 상제 : 어제 신형이가 집에서 몰컴(몰래 사용하는 컴퓨터)하고 있었거든요. 학교 갔다 와서요. 신형이는 제 동생이고요. 저는 그냥 그 옆에서 만화책 보고 있었어요. 근데 엄마가 갑자기 들어오시는 거예요. 원래 그 시간에 컴퓨터 게임하고 있으면 안 되는 시간이거든요. 엄마가 막 혼내시는 거예요. 저도 덩달아서 막 혼났어요. 제가 억울하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인정을 안 해 주셨어요. 진짜 화가 났어요. 얼마나 억울했는데요. (이야기 펼친 시간 : 1분 25초)

- 은지 : 저는 겨울 방학 때 일이었는데요. 제 이름이 심은지잖아요. 우리 반 남자애 두 명이 저를 보고 자꾸 놀리는 거예요. "농심 심라면!"하면서 광고하는 거 따라하는 거예요. 막 큰 소리로 그러면서 도망치는 거예요. 화가 나잖아요. 그래서 뛰어가서 붙잡았어요. 머리를 마구 잡아당겼거든요. 도망치더니 또 "농심 심라면!"하고 놀리는 거예요. 쉬는 시간에도 또 놀리고. 제가 달리기가 좀 빠르거든요. 그래서 놀리고 도망가도 금방 잡아요. 붙잡으면 막 패줘요. 그래도 그때 뿐이에요. 또 놀려요. 진짜 화가 났어요. 이름 갖고 놀리면 얼마나 치사한지 몰라요. (이야기 펼친 시간 : 1분 20초)

펼치기
■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때에 느끼는 그런 격한 감정을 우리는 '분노'라고 말을 해요.
그냥 평상시에 화가 나는 걸 분노라고 하지는 않아요. 무엇인가로 인해 엄청나게 화가 나서 내 안에서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분노라고 해요.
아까 여러분들이 이야기했던 그런 경우도 분노라고 할 수 있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고 했으니까요.
여기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주인에게 목숨을 바친 개
오랜 옛날, 영국 웨일스에 르웰린이라는 왕자가 살았습니다. 르웰린 왕자는 산과 들을 달리며 날짐승을 사냥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는 사냥개를 여러 마리 길렀는데, 특히 겔러트라는 개를 무척 아꼈습니다. 겔러트는 훌륭한 사냥개였을 뿐만 아니라 영리하고 온순해서 르웰린 왕자와 그의 가족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어느 날, 왕자는 먼 산으로 사냥을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왕자의 아내가 하인들을 모두 데리고 이웃 성의 무도회에 간 뒤였기 때문에 집에는 왕자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성에서 가까운 숲에 사나운 늑대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늑대들이 종종 먹잇감을 찾아 왕자의 집까지 내려오곤 했기 때문에, 왕자는 빈집에 남겨질 아기가 걱정스러웠지요.
그래서 그는 겔러트에게 집에 남아 아기를 잘 보호하라고 하였습니다. 영리한 겔러트는 왕자가 명령을 내리자마자 아기가 잠들어 있는 요람 옆에 앉았습니다.
르웰린 왕자는 겔러트가 자신의 아들을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이라 생각하고, 서둘러 사냥을 떠났습니다. 사냥 나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고, 겔러트는 혼자 남아 아기를 지켰습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겔러트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귀를 쫑긋 세우고, 킁킁 공기를 타고 오는 냄새를 맡았습니다.
'이 이상한 냄새는 뭘까?'
복도를 따라 발을 끌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게 대체 어떤 놈, 아니 무엇일까?'
바로 그 때, 반쯤 닫혀 있던 문이 천천히 열리며, 커다란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굶주린 늑대는 겔러트 뒤편에 있는 아기를 바라보고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침을 질질 흘렸습니다.
'아, 여기에 맛있는 식사거리가 있군.'
늑대는 아기의 요람 위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러자 겔러트도 늑대의 목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겔러트와 늑대는 서로 엉켜 으르릉거리며 싸웠습니다. 치열한 싸움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방 안 곳곳에 두 동물의 털이 날리고 피가 흥건하게 흘렀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요람이 뒤집어졌지만, 다행히 아기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담요 밑에서 계속 잠을 잤습니다.
마침내, 겔러트가 죽을 힘을 다해 늑대의 목에 날카로운 이빨을 깊숙이 박았습니다. 늑대는 몸부림치며 그 자리에 쭉 뻗어 버렸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힘이 빠진 겔러트 역시 축 늘어졌습니다. 지친 겔러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상처를 혀로 핥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르웰린 왕자가 사냥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방 안에 들어선 왕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방 안의 모습이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으니까요. 아기가 자고 있던 요람은 뒤집혀 있었고, 여기저기에 피가 흥건했습니다.
그때 겔러트가 입가에 피를 묻히고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놀란 왕자는 방 안을 둘러보며 아기를 찾았지요. 하지만 아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악한 짐승! 내 아들은 어디에 있느냐?"
르웰린 왕자가 울부짖었습니다.
"네가 내 하나뿐인 아들을 잡아먹었구나!"
그는 분노의 소리를 지르며 칼을 뽑아, 겔러트의 심장 깊숙이 찔렀습니다. 목숨을 걸고 싸워 아기를 지켜낸 겔러트는 힘없이 죽어 갔습니다. 그때, 쌔근쌔근 잠들어 있던 아기가 겔러트의 신음 소리를 듣고 깨어났습니다.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자 왕자는 얼른 요람을 치웠습니다. 비로소 왕자의 아기와 커다란 회색 늑대가 보였지요.
그제야 왕자는 겔러트의 입가에 묻은 피가 아기의 피가 아니라 늑대의 피였으며, 그가 자신의 아들을 살린 은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겔러트에게 돌아간 대가는 어이없는 죽음뿐이었습니다. 왕자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행동을 뉘우쳤습니다. 그러고는 충직한 사냥개 겔러트를 땅에 묻고, 그 자리에 '베드 겔러트'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베드 겔러트란 '겔러트의 무덤'이라는 뜻이죠.
지금도 영국 웨일스에는 충성스러운 겔러트의 이야기를 기념하는 '베드겔러트'라는 마을이 있답니다.
- 『생각을 키워주는 이야기』 중에서

■ 이야기를 듣고 받은 느낌을 이야기해 보세요.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한대로 솔직하게 말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무슨 왕자라면서 시녀나 하인들이 없어서 개한테 아기를 맡겨요?
- 개가 진짜로 영리했겠지.
- 왕자라면 유모도 있을 거 아니야. 아무리 개가 영리해도 개는 개잖아.
- 가난한 왕자겠지 뭐.
- 좀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요. 이야기가 좀 잔인해요. 억울하기도 하구요.
- 성에 산다면서 늑대가 쉽게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게 좀 웃겨요.
- 왕자가 성격이 이상해요.
- 왕자 아내는 하인들을 몽땅 데리고 무도회에 갔다는 것도 좀 이상해요.
- 잔인하고 허무해요.
- 개가 배신감이 더 클 것 같아요.

■ 이 이야기는 영국의 옛날 이야기예요. 옛날 이야기는 대체로 이렇게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지요.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도 그렇잖아요. 그런 거 다 감안하고 읽는 게 옛 이야기니까 우린 오늘 왕자의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좀 해 보자고요.
사냥을 마치고 성으로 돌아온 왕자를 상상해 보세요. 아기 방에 들어섰을 때 왕자의 눈에는 뭐가 보였을까요?
- 아기가 없어요. 온 방이 피투성이예요.
- 겔러트가 입에 피를 잔뜩 묻히고 있어요.
- 아기요람이 뒤집어져 있고 방안이 엉망이에요.
- 문이 활짝 열려 있어요.
- 겔러트가 헥헥거리고 있어요.
- 털이 날리고 이상한 냄새도 많이 나요.

■ 만일 내가 왕자라면 이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무슨 큰 일이 일어났구나. 아기는 어디 있지? 혹시 겔러트가 아기를?
- 설마 겔러트가 아기를 잡아먹었을까? 아니야, 그럴지도 몰라.
-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 혹시 숲에 사는 늑대가 들어왔나? 늑대가 아기를 물고 도망갔나? - 그런데 겔러트의 입가에 묻어 있는 저 피는 뭐야? 내가 겔러트를 너무 믿었어.
- 아, 불쌍한 우리 아기. 사냥을 가지 말걸.
-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

■ 그런데 왕자는 어떻게 생각을 했나요? 겔러트가 아기를 잡아먹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왕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 죽이고 싶었어요.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 아기가 너무 불쌍해서 가슴이 아팠어요.
- 겔러트가 애완견이 아니라 악독한 짐승으로 보였어요.
- 아기를 잡아먹었으니까 개도 죽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 결국 왕자는 칼을 뽑아 겔러트를 찔렀어요. 자신의 아기를 지켜준 은인인줄도 모르고 죽여버렸어요. 그러자 요람 밑에 깔려 있던 아기가 깨어났어요. 또 그 옆에 가려져 있었던 회색 늑대도 보였고요. 왕자는 그때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깨닫게 되지요.
어떤가요? 마음이 아프죠? 이런 이야기를 비극이라고 하지요. 아까 누군가가 허무하다고 했던 것처럼 정말 허망하고 안타깝죠. 내가 만일 왕자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여러분도 왕자처럼 그 믿었던 충견을 단칼에 죽여 버렸을까요?
- 왕자는 성격이 너무 급해요. 저는 좀 더 살펴보겠어요.
- 아기가 안 보이니까 제정신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왕자처럼 행동하는 건 좀 심해요.
-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해 보겠어요.
- 왜 아기를 두고 갔었나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아요.
- 그렇지만 왕자도 이해할 수 있어요. 얼마나 화가 났겠어요.

■ 왕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했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끼겠지요? 옛 속담에 '참을 인(忍)자가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는 말이 있어요. 아무리 흥분되고 분노가 끓어올라도 일단 참고 보면 큰 일 저지를 가능성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꼭 왕자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지요? 화가 난다고 즉흥적으로 그 화를 터트릴 게 아니라 먼저 상황을 더 알아보고, 또 웬만한 건 참고 넘기라는 얘기겠지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화를 내고, 분노를 느끼고 살아요. 누구나 생각할 줄 알고, 느낄 줄 알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지극히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거예요. 단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또는 자신이나 남들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하느냐가 문제가 되는 거지요. 사람이 분노를 느끼면 어떤 표정이 될까요? 여러분의 얼굴은 어떻게 일그러지는지 본 적이 있나요? 사람만 분노하나요? 자연이나 동물도 분노를 느낄까요?

그림 감상하기
1. 루이 레오폴드 부알리, <35가지 얼굴 표정 습작>

이 그림에는 놀란 얼굴, 화난 얼굴, 찡그린 얼굴, 놀리는 듯한 얼굴, 기타 여러 가지 표정들이 숨어 있어요. 누군가와 닮은 듯한 얼굴을 찾아보세요.

2. 후고 짐베르크, <부상당한 천사>

이 그림 속에는 부상당한 천사가 들것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검고 어두운 옷을 입은 두 어린이가 들것을 들고 슬프다 못해 화가 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어요. 원망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어린이의 표정을 유심히 보세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요?

3. 고야 <1808년 5월 3일>

이 그림은 총으로 무장한 군대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는 그림이에요.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들이 그 앞에서 처참하게 쓰러져 가고 있어요. 그림 윗부분에 교회가 보이지만 불은 꺼져 있네요. 어떤 느낌이 끓어오르나요?

4. 이반 아이바조프스키 <파도>

이 그림을 보고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낱말들로 먼저 표현해 볼까요?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짧은 시를 지어 보는 거예요.

△ 이 그림에서 건져 올린 낱말들:
분노. 화나다. 무섭다. 죽음. 파괴. 두려움. 불. 해일. 파도. 거칠다. 생명. 침몰. 휩쓸리다. 희생. 회오리. 희망. 사라짐. 안개. 구조. 태풍. 물귀신. 공포감. 소름끼치다. 천사. 악마. 장례식. 슬픔. 실종. 피. 상처. 사망. 뼈. 텔레비전. 배. 오염. 폭발. 미끄러움. 추움. 어지러움. 비명소리. 고함소리. 애절함. 천둥. 번개. 포기. 비. 절망. 절규. 고아. 난리. 꿈. 현실. 소금. 상어. 살아남. 생존. 예수님. 공포영화. 거품. 블랙홀. 먹구름. 암초. 기름. 저체온. 등대. 119. 전화. 빛. 갈매기. 해변. 항구. (4학년)

분노. 난파. 쓰나미. 화. 침몰. 넘치는 물. 지진. 죽음. 폭풍우. 파도. 포세이돈. 파인 물. 저주. 입. 어두움. 날씨. 검은 구름. 번개. 기후변화. 구조. 무서움. 두려움. 천둥. 출렁임. 공포. 해일. 물고기 밥. 몰아침. 그리움. 살고 싶은 마음. 바다. 간절함. 위험. 높음. 상어. 줄. 생명. 기도. 천벌. 비명소리. 고함소리. 추위. 악. 악마. 희망. (5학년)

이반 아이바조프스키의 <파도>를 보며

파도가 움푹 파여 있다
그곳에는 희망을 걸고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
비명을 지르는 사람
파도의 무서움을 알고 두려워하는 사람
하느님께 기도를 해도
비명을 질러도
두려워해도
이미 엎질러진 악마의 저주
그래서인지 가족들을 더 그리워한다
- 5학년 정재우

이반 아이바조프스키의 <파도>를 보며

토네이도 때문에
배가 난파되었다
사람들은 바다로 뛰어들고
죽음을 무릅쓰고 살고 싶어한다
이 어두움에 그지없는 바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도하며
희망을 붙잡고 있다
- 5학년 이상제

이반 아이바조프스키의 <파도>를 보며

높은 파도 높은 파도
죽음에 시달리는 사람들
어떤 사람은 기도하고
어떤 사람은 천사가 되고
그리운 해변 그리운 해변
무인도라도 좋다
땅은 다 좋다
높은 파도가 높은 파도가
사람을 죽이네
구조를 기다리네
- 4학년 김수진

2차시
■ 지난 시간에 분노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 몇 장을 봤어요. '분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 폭발, 거친 말투, 싸움, 욕, 화산, 피, 불, 거친 행동, 빨간색, 은색(칼), 범죄, 부글부글, 억울함……

■ 사실 우리들은 살면서 분노라는 말을 잘 쓰지는 않아요. 그냥 화가 난다는 표현을 쓰지요. 사람마다 화가 많이 날 때마다 잘 쓰는 말이 있어요. 아니면 조금만 화가 나도 습관처럼 쉽게 내뱉는 말이 있지요. 어떤 말들이 있을까요?
- 나 무지 화났어. / 폭발할 것 같아. / 머리 뚜껑이 열려버릴 것 같았어. / 화가 나서 미치겠어. / 확 죽여버리고 싶어. / 진짜 짜증 나. / 왕 짜증이야. / 돌아버리겠어. / 아이, 열 받아. / 진짜 재수 없어. / 왕 재수야. / 진짜 미치겠네.

■ 이 표현은 '내 감정이 이만큼 격해져 있어'라고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거예요. 누군가가 그런 말을 내뱉으면 곁에 있던 사람들은 이 사람이 지금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느끼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말을 어쩌다 해야 되지, 너무 자주 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게 돼요. 말끝마다 이런 표현을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건 정말 좋지 않은 버릇인 것 같아요.
말이 얼마나 거칠어지겠어요. 듣는 사람도 편치 않을 거고요.
여러분도 화 자주 나죠? 엄청 화날 때도 많죠? 누구나 다 그래요. 어떤 경우에 화가 많이 나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아연이 - '영어 공부하라고~ 하라고~' 할 때 / 엄마가 잔소리 많이 하실 때 / '세봄'이라는 친구 때문에 / 오빠가 심하게 배 찰 때 / 잘난 척 하는 우리 반 누구 볼 때 / 친구가 자꾸 놀릴 때.
*도담이 - 우리 반 애들이 잘난 척 할 때 / 오빠가 컴퓨터하고 있는데 뺏을 때 / 매일 공부하라 할 때 / 엄마가 이것 저것 해라 할 때.
*재민이 - 배가 많이 고플 때 / 책 안 사 줄 때 / 언니가 내 의견 무시할 때 / 엄마의 잔소리.
*수진이 - 아토피 때문에 가려울 때 / 내 말 무시당했을 때 / 밥 안 줄 때 / 누군가가 날 때릴 때.

■ 당연히 모두 화가 날만 한 것들이네요.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도 화가 나고,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 주지 않을 때도 화가 나요. 또 내가 싫은 걸 억지로 해야 할 때도 화가 나죠. 그건 어른들도 그래요. 사람이니까요.
그렇게 화가 날 때 할 수 있는 다른 표현은 어떤 게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 비명을 지르고 싶다.
- 버려버리고 싶다.
- 죽여 버리고 싶다.
- 없어졌으면 좋겠다!
- 쓰레기라고 소리치고 싶다!
- 패주고 싶다.
- 침 뱉고 싶다.
- 무릎 꿇고 빌게 하고 싶다.
- 지옥으로 보내고 싶다!
- 내 노예로 평생 살게 하고 싶다.
- 욕 하고 싶다!
- 나에게 했던 것보다 100배 갚아주고 싶다!

■ 그렇게 격한 표현들이 있었군요. 그러고 보면 화가 난다는 건 엄청난 감정인 것 같아요. 화가 난다는 말 속에 이런 위험하고 무서운 생각들이 들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이런 화가 날까요? 도대체 이런 무서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요.
- 내가 하기 싫은데 자꾸 억지로 하라고 하니까요.
- 싫은데 자꾸 해야 하니까요.
- 놀리는 건 나쁜 거니까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
- 약하다고 함부로 하면 안 되죠.
- 어른들 맘대로 해요. 애들도 애들 맘대로 할 권리가 있는데.
- 안 믿어주니까요.
- 때리지 말고 말로 하면 되잖아요.

■ 모두 맞는 말이에요. 지나치게 간섭하고, 믿어주지 않고, 불편하게 하고, 괴롭히니까 화가 나는 거죠. 그런데 왜 여러분들은 화가 나는 대로 다 행동하지 않나요? 왜 대부분 내색하지 않고 맘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아 버리나요?
- 그럼 진짜 싸움이 나요.
- 욕하는 건 나쁜 거잖아요.
- 죽여 버리고 싶다고 죽여 버리면 살인하는 건데 어떻게 그래요?
- 그랬다가는 더 혼나요.
- 참는 게 더 나아요.
- 빨리 어른이 되면 그때는 맘대로 할 수 있어요.
- 참는 게 아니라 양보하는 거라고요.

■ 여러분은 아이라서 참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참아야하는 건 아니에요. 참는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른들도 여러분과 똑같이 화가 날 때가 많아요. 어른이라고 맘대로 화내는 것 같아 보여도 절대 그렇지 않아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어떤 일에 대해서 옳은지 그른지를 가릴 줄 아는 판단력이라는 게 있어요.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도 있어요. 또 착한 것과 악한 것을 가릴 줄 아는 양심이라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 달라요. 기준이 다르니까 어떤 사람은 화를 많이 내기도 하고 안 내기도 하는 거예요. 화를 많이 내면 누구나 좋아하지 않죠. 대부분 화를 잘 참으려고 해요. 그럼 화를 내면 다 나쁜 걸까요? 이런 경우를 보세요.
급식 시간에 줄을 섰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했어요. 그럴 땐 누구든지 나서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할 거예요. 어떤 아이는 화도 낼걸요. 그럼 그건 나쁜 걸까요?
- 뒤에 가서 줄 서라고 소리 질러도 꼼짝 안 해요.
- 그 애가 잘못 했는데 왜 나빠요?
- 그럴 때는 선생님도 뭐라고 하세요.

■ 줄을 서야 할 때 줄을 서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화가 나는 건 당연하지요. 왜냐면 줄을 서야 하는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자기 양심을 속이고 남에게 피해를 준 경우잖아요. 그러면 우리 주변에는 당당하게 화를 내도 되는 일이 있다는 얘기네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누가 내 것을 훔쳐 가면 화내야 해요.
-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때리면 당연히 화내야죠. 바보 같이 맞고만 있어요?
- 급식시간에 뛰어다니거나 씹고 있는 밥알을 옆 사람에게 튀기면 화를 내야 해요.
- 이름 갖고 자꾸 놀리는 애들한테도 화를 내야 해요.
- 억울할 때도 화를 내요.
- 의심받을 때도 화를 내야 해요.
- 비밀도 안 지키고 잘 일러주는 애한테도 화를 내야 해요.
- 엄마가 계속 공부만 하라고 해도 화를 내야 해요. 히히
- 맞아요. 학원 많이 가라고 하면 화내야 해요.

■ 당연히 화를 내야 하죠. 하지만 어떻게 화를 내면 좋을까요?
그냥 무조건 큰소리로 욕하고 소리 지르면 안 되잖아요. 내가 무조건 기분이 나쁘다는 것만 전달하면 뭐하겠어요. 왜 기분이 나쁜지 알려줘야지요. 그리고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분명히 밝혀야지요. 화가 날 때 분명하게 화를 내는 건 참 중요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화를 내면 좋을까요?
- 왜 날 때리니? 아무 이유도 없는데. 이유 없이 때리는 건 나쁜 짓이야. 한 번 더 때리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
- 밥 먹을 때 떠들지 말았으면 좋겠어. 밥알이 튀잖아. 너 때문에 밥을 못 먹겠어.
- 내 이름 갖고 놀리지 마. 너 이름 갖고 놀리면 좋겠니? 너 이름 소중하지? 내 이름도 소중해. 놀리는 건 비겁한 짓이래. 그러니까 그만 놀려. 하나도 재미없으니까.
- 저는 절대 그러지 않았어요. 저는 그런 나쁜 짓 안 해요. 저한테도 양심이 있어요.
- 비밀은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야. 우리 약속했잖아. 네가 약속을 안 지켜주어서 내가 얼마나 곤란한지 아니?
- 학원 다니기가 너무 힘이 들어요. 좀 줄여 주세요. 너무 피곤하니까 자꾸 짜증이 나는 거예요.

■ 가끔은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일에도 화가 날 때가 있어요. 텔레비전 뉴스에서 유괴사건이나 나쁜 짓 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노를 느껴요. 또 엄청난 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거나 다쳤다고 하면 너무 안타깝고 속이 상하죠.
또 저 시청 앞에 가면 가끔씩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또 회사 앞이나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그런 것들도 모두 크고 작은 분노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당하고 옳지 못하다고 느낄 때, 누려야할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게 생겼을 때, 그럴 때 용기 있는 사람들은 당당히 분노를 표현한답니다.
- 우리 동네 시장에서 매일 까만 조끼 입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노래 부르고 구호 외치는 사람들도 다 그런 사람들이겠네요.
- 그 사람들 너무 시끄러워요. 학원 갈 때마다 보는데 왜 저러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 누가 그러는데 돈을 많이 받아 내려고 그런대요.
- 그런 사람들 중에는 깡패도 많대요. 지나갈 때 무서워요.

■ 그 사람들의 행동도 자기들의 권리를 제대로 찾아내기 위한 거예요. 시장 공간을 재건축 하려는 사람들과 그 재건축 때문에 일을 하던 가게를 내놓아야 하는 사람들 간에 정당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러는 거예요. 부당하다면 당연히 물러서지 않겠죠.
이렇게 분노는 필요한 경우가 있어요. 만일 우리나라를 빼앗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또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자기 욕심에만 빠져있는데 국민들이 가만히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멋대로 버릇없이 구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둔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억울하게 누명을 썼을 때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에 온갖 도둑이 판을 치고 있는데 아무도 화를 내지 않고 있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화를 내고 분노를 느끼는 일이 아주 사소한 일인 것 같지만 때로는 아주 큰 힘을 발휘한답니다. 바르지 못하고, 옳지 못하고, 착하지 못한 것에는 화가 나야 정상이에요. 그래야 고칠 수 있고 바로 잡을 수 있잖아요. 이렇게 분노는 내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지만 이 사회를 바르게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한답니다.

아이들 글
난 오늘 분노에 대해서 공부하였다. 나는 분노가 필요 없는 화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분노가 필요한 때도 있는 것 같다. 무엇을 빼앗겼을 때 가만히 있으면 다 빼앗기고 만다. 그래서 그럴 때는 화를 내야 한다. 분노를 느끼지 않으면 하나도 남지 않은 빈털터리가 된다. 나도 이제는 그럴 때만 화를 내야겠다.
- 4학년 김수진

분노에 대해서 배웠다. 사람한테는 마음에 양심의 저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그 양심에 따라 화가 났다 안 났다 하는 것이다. 분노는 꼭 필요하다. 다 빼앗겼을 때, 사기 당했을 때, 억울할 때는 분노가 생긴다. 그럴 때는 잘 생각해서 화를 내야한다.
- 4학년 남아연

마무리
2차시 수업을 하는 도중에 처연하게 떠오르는 광경이 있었다. 시청 앞, 촛불에 담은 그 소리 없는 아우성. 그것은 바람 앞에 아슬아슬한 촛불이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거침없는 불꽃이었다. 아, 아쉬웠다. 아이들에게 그 타오르는 불꽃을 사진 자료로 보여주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미 그려져 있는 그림은 감상에서 멈추지만, 어제 오늘 찍은 사진은 현장감이 있어서 전달하는 힘이 훨씬 강하다. 아이들과 사회 현상과 연결되는 수업을 할 때에는 사진 자료처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이 수업에서 아쉬운 부분이 그것이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또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화를 내보는 부분이 수업 속에서 빠졌다. 화의 원인을 일방적으로 밖에서만 찾았다. 내 자신이 스스로 볶는 화도 많은데 말이다. 혹시 화와 분노에 대해서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가 있다면 이런 부분을 꼭 놓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