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 나만의 소중한 꿈을 위하여

하정숙 | 글샘 공부방 교사

대상: 초등 3~4학년
수업시간: 2차시 (90분씩)
함께 읽은 책: 『꿈꾸는 호랑이』(이윤희 글 / 윤정주 그림 / 파랑새어린이)
『사자개 삽사리』(이가을 글 / 곽영권 그림 / 사계절)
함께 본 비디오: <달걀 꼬리> 중 <에그에그>
학습목표:
1. 꿈의 다양한 의미를 안다.
2. 꿈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자세를 배운다.

아이들을 처음 만나면 먼저 이름을 물어보고 그 다음 몇 살인지 물어보고,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물어보았다가 좀 더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꿈을 물어 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어디선가 학습되었을 꿈을 이야기합니다. 대통령, 교수, 변호사, 과학자, 피아니스트, 선생님……열거를 해도 열 개가 넘지 않을 꿈들. 아이들은 어디선가 그런 직업을 가진 이가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제히 배운 듯 비슷비슷한 꿈을 이야기합니다.
"그래, 그래." 하며 맞장구를 쳐주지만 마음 한 구석에 서늘한 가을 바람이 휑하니 훑고 지나갑니다.
"저는 온 세상을 여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우주를 바다처럼 돌아다니고 싶어요."
"저는 전쟁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 꿈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탁 트이고 세상이 드넓어지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꿈을 아이들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꿈이란 무엇입니까? 자신이 되고 싶은 직업인가요? 아니면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 모양인가요? 꿈은 어느새 자신이 되고 싶은 직업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의 대답을 듣노라면 근사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에 자신의 엉뚱한 꿈도 제대로 말 못하는 친구는 혹시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엉뚱하기 짝이 없는 꿈을 꾸는 주인공들을 만나보기로 하였습니다.

1.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 『꿈꾸는 호랑이』
'너희들은 꿈이 뭐니?' 하고 묻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작가는 첫 장부터 아이들이 그동안 의식 속에 담아온 세상을 활짝 열어젖힙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걷으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기를 하였습니다.

● 얘들아, 여기 꿈꾸는 호랑이가 있구나. 이 호랑이가 지금 바위 위에 턱을 괴고 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하늘을 쳐다보는 것 같아요.
-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무슨 행복한 생각을 하고 있나 봐요.
● 이 호랑이가 바로 여러분은 상상도 못한 아주 엉뚱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구나. 도대체 호랑이가 가진 엉뚱한 꿈이란 무엇일까?
- 사자가 되는 것?
- 아니, 고양이가 되는 것!
- 우하하하.
- 잘 모르겠어요.
- 하늘을 날고 싶다는 건가?
● 한 번 볼까? 악어를 기르고 싶었던 적은 없니?
- 아니요, 없어요.
- 에이 악어를 어떻게 길러요? 강아지라면 모를까
● 투명인간이 되어 보고 싶었던 적은?
- 그건 있어요.
- 그러면 아주 신날 것 같아요.
● 호랑이는 어떤 꿈을 가지는 것이 좋을까?
- 가장 힘센 호랑이가 되는 것이요.
- 동물의 왕이 되는 것이요.
● 그런데 이 호랑이의 꿈은 뭐였지?
-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에요.
● 맞아. 그것도 호랑이처럼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이른 봄의 시냇물처럼. 햇빛 눈부신 날의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지. 호랑이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 보자.
- 어흥, 어흥.
● 과연 호랑이는 이른 봄의 시냇물처럼, 햇빛 눈부신 날의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르는 것이 가능했을까?
- 힘들지 않았을까요?
- 노력하면 되지요.
- 그래도 호랑이처럼 씩씩하게 노래를 잘 부를 수도 있는데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것은 안 될 것 같은데요.
● 이에 여우가 한 마디 하지. "기름진 살코기는 목청을 더욱 탁하게 할 걸요?"
여우의 속셈이 보이는 구나. 무엇이었을까?
- 호랑이의 먹이를 빼앗아 먹을 속셈이군요.
● 결국 여우의 말을 들은 호랑이는 먹이를 바꾸어서 흐르는 시냇물과 새들의 알을 먹는데, 이렇다고 꾀꼬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호랑이가 점점 야위어 가는 구나.
하느님이 말씀하시지. "네가 노래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은 어떠냐?"
과연 이 말은 무슨 말일까? 노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 음표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 호랑이가 들어가는 노래의 주인공이 되는 건가?
- 음…….

● 결국, 호랑이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되었니?
- 아니요. 악기가 되었어요.
● 맞아, '어'라는 악기가 되었지. 선생님이 덕수궁 안에 있는 궁중 박물관에 갔더니 이 웃는 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는 '어'라는 악기가 진짜 있더구나. 여러분도 다음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찾아보세요. 호랑이는 노래를 잘 부르게 된 것이 아니라 악기가 되었는데 그럼, 호랑이는 꿈을 이룬 것일까?
- 네, 저는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악기도 노래의 일종이니까요.
- 아니요. 저는 호랑이가 꿈을 반밖에 못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노래를 잘 부르고 싶었던 것이지, 악기가 되는 것이 꿈은 아니었잖아요.
- 그래도 호랑이가 좋아하고 행복해 하였으니 꿈을 이룬 것은 아니었을까요?
● 글쎄, 호랑이가 꿈을 이룬 것인지, 못 이룬 것인지는 잘 모르겠구나. 너희들 생각은 어떤지 토론해 보자.

*『꿈꾸는 호랑이』를 읽은 후 토론하기
- 호랑이는 과연 꿈을 이룬 것일까?
호랑이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소원이지 악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노래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무생물인데다가 사람이 조종을 하여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호랑이의 꿈이 올바르지 않다. 하느님 덕에 산 것이지 죽을 수도 있다. 악기가 된 게 다행이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굶어 죽을 수도 있다.) 그것은 노래를 위해 자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이다. 나라면 밥은 먹고 소리 곱게 내는 것을 구해 먹겠다. 나는 죽기 싫다. 나는 하늘의 구름을 만져보는 게 꿈이다. 이 꿈은 구름이 어떤 느낌인지 호기심이 생겨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거의 다 꿈을 버리고 용기를 버린다. 나는 용기를 버리지 않고 꼭 그 꿈을 이룰 것이다. 꿈은 가지는 것보다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곽규범(돈암초 3)

호랑이는 노래를 부르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다. 여우를 만나서 여우가 호랑이를 보고 시냇물을 먹으면 목소리가 맑아진다고 하고 개구리를 만나서 입을 조금 더 벌리라 해서 그렇게 했더니 귀여운 목소리가 나오고, 새들은 잘난 척을 하면서 노래는 아무나 하냐고 지껄였다. 그래서 호랑이는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하느님이 노래가 그렇게 좋으냐고 한 다음 하느님이 호랑이의 꿈을 이루어 주었다. '어'라는 악기로 만들어 준 것이다.
나는 호랑이가 잘 생각했다고 생각했다.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가 생각도 할 수 없는 생각을 했다. 상상이 풍부한 호랑이다. 호랑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많이 많이 했다. 나는 호랑이가 그나마 악기가 되어 노래를 악기로 부른 것이 잘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악기가 되어서 사람들이 악기를 쳐서 음악이 나온 게 호랑이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기 때문이다.
- 박준영(돈암초 3)

꿈꾸는 호랑이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그러나 호랑이는 악기가 되었다. 나는 그래도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몸에서 노래 소리를 낸 거기 때문에 노래를 부른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래는 입으로만 불러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호랑이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자기가 악기가 되어서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호랑이는 악기가 되었으면 노래를 부른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호랑이는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노래를 부르지 못했지만 몸에서 노래 소리가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리고 호랑이는 자기 이빨을 등에 붙이면서까지 노래했다. 그리고 몸에서 노래 소리가 난 게 노래를 못 부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호랑이의 꿈이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들도 마찬가지로 장래희망을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노력하여 자기가 하면서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또 자기가 잘하지 못해도 정 하고 싶은 것이면 노력해서 꼭 해도 될 것 같다.
나도 춤도 별로 못 추고 자신감도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가수나 선생님이 꿈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렇고 노래라는 노래는 모두 외운다. 그러니까 호랑이도 꿈이 잘못되지 않은 것 같다. 호랑이가 노래를 하는 것이 잘못한 게 아니고 자기가 노력만 하면 되는 거니까 조금 이상한 꿈이라고 좀 생각하긴 하는데 그래도 가질만한 꿈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노래를 잘 못하지만 꿈이 가수이다.
- 윤가영(돈암초 3)

호랑이의 소원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지 몸이 굳어서 악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호랑이는 사람한테 도움 받아서 음악이 된 것이지 장래 희망은 자기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호랑이의 생각이 엉뚱한 생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호랑이의 생각이 나쁘지만은 않다. 그저 호랑이의 생각이 엉뚱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호랑이는 자기한테 맞는 장래희망을 생각해야 하는데 자기는 바보같이 새들이 하는 걸 일부러 따라하니 나는 호랑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나의 장래희망은 치과의사이다. 왜냐하면 사람들 이빨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아는 사람이면 거의 공짜로 해주겠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은 그래도 돈을 받겠다.
나는 누가 뭐래도 계속 나의 장래희망은 치과의사이다. 꿈이란 용기보다 희망이 더 중요하다.
- 박희찬(돈암초 3)

2. '가치'를 지킨 꿈 이야기 - 『사자개 삽사리』
● 여기 또 엉뚱한 소원을 가진 사자가 있구나. 사자의 꿈이 무엇이었니?
-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먹고사는 것이요.
- 밥을 먹고사는 것이에요.
● 사자는 어떻게 해서 그런 소원, 혹은 바람을 가지게 된 것이었을까?
- 어린 사슴의 뒷목덜미를 물어뜯는데 어린 사슴의 눈과 마주쳤어요.
● 그것이 왜 육식을 하는 사자가 더 이상 사냥을 못하게 만든 이유가 되지?
- 살려달라고 하는 슬픈 눈빛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 그래도, 어차피 사자는 태어날 때부터 육식을 해야 하는 동물인데 눈빛 때문에 사냥을 못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굶어죽어야 한다는 것인데?
- 맞아요. 그냥 눈 감고 먹어버리지.
- 그래도 저는 못 먹을 것 같아요. 그냥 풀 먹으면 되지요. 호랑이처럼.
●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먹는 돼지고기 쇠고기, 맛있는 프라이드 치킨을 먹을 때 돼지와 눈이 마주치고, 소나 닭과 눈이 마주친다면 어떨까?
- 아이쿠, 못 먹을 것 같아요.
- 못 먹지요.
- 난 그래도 먹겠다. 눈 딱 감고.
● 결국 사자는 자신의 원래 모습을 버리고 삽사리가 되어 더 이상 육식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그럼 사자는 꿈을 이룬 것일까?
- 네.
- 사자로 살지 못하게 되었어도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모습이 되었으니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 네, 맞아요. 남자 중에도 있잖아요. 여자가 되고 싶어서 여자가 된 사람이요.

3. '정체성'을 찾고 지키려고 애쓴 꿈 이야기 - <달걀 꼬리> 중 <에그에그>
● 달걀들은 자신이 무엇인지 깨달은 후, 놀기만 하다가 병아리가 되기 위해 무척 노력을 했네요. 그럼, 달걀들은 꿈을 이루었나요?
- 아니요.
- 안됐지만 꿈을 못 이루었어요.
● 여기, 달걀이 있는데 손 위에 놓고 꼭 쥐어 보세요. 어떤 느낌이 드나요.
- 이 비디오를 본 후 달걀 속에 병아리가 있는 것 같아요.
- 함부로 못 만지겠어요.

*우리가 읽은 두 권의 책 주인공과 달걀들이 가졌던 꿈 비교·정리하기
(표)

● 이 세 책 속의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꿈을 가졌어요.
- 좀 독특해요.
- 그래도 자신이 한 번 가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내는 힘을 가졌어요. 꼭 자신의 꿈을 완벽하게 이루지 못했지만요.
● 이렇게 이루지 못하는 꿈을 가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너무 힘들어 보여요.
- 아름답게 느껴져요.
● 여러분은 혹시 지금 마음 속에서 감추었던 엉뚱한 꿈이 솔솔 새어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오며
수업을 진행하던 중 아이들이 물었습니다.
"그럼 선생님은 꿈을 다 이루었어요?"
어릴 적부터 늘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또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고……. 이런 것들은 나의 직업에 대한 꿈이었고 그것을 이루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으니 『꿈꾸는 호랑이』의 호랑이처럼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그러나 아직 꿈을 다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꿈꾸던 나의 삶은 아직 다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꿈이란 '무엇이 되는 것'의 의미일 뿐 아니라, 『사자개 삽사리』의 사자개처럼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거나 <에그에그>의 달걀들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뜻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