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토끼눈 세종대왕 할아버지와 흙바닥 훈장    
- 『초정리 편지』

대상: 초등 4~6학년
수업시간: 2차시 (90분씩)
함께 읽은 책: 『초정리 편지』(배유안 글 / 홍선주 그림 / 창비)
참고자료: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종대왕』(고정욱 / 산하)
학습목표:
1. 한글 창제 배경과 역사적인 사실을 이해한다.
2. 한글의 소중함을 안다.

해마다 10월 9일 유네스코에서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가르치는 일에 힘쓴 사람에게 상을 주는데, 이 상 이름은 ‘세종대왕상’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미국의 노암 촘스키 교수 또한 한글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고 인정하였다. 우리는 이렇듯 세계인이 인정하고 칭찬하는 위대한 문자를 이용하여 생각을 키우고, 지식을 익히고, 또 나누며 살고 있다.
더욱 고마운 것은 우리가 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고, 문자를 남기고, 또 공부를 할 때 쓰는 이 문자 안에는 깊은 사랑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글자를 모르는 백성을 안타깝게 여겼던 세종대왕의 깊은 사랑으로 만들어진 글자를 우리는 쓰고 있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 신문의 새 책 리뷰를 보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책 『초정리 편지』를 발견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눈병’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장운’이라는 산골 소년과의 만남을 상상력으로 엮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다.

마음열기

․여러분, 글이 없는 세상을 한 번 떠올려 볼까요? 우리의 생활은 어떠할까요?
- 우와, 공부를 안해도 되겠다.
- 난, 그림 그리며 살래.
- 재미있는 이야기도 못 읽겠네.
- 핸드폰 문자도 그럼 못 남기겠네.

․여러분들은 글자를 언제 익혔나요? 글자를 배울 때 기분은 어땠는지,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 마음껏 이야기해 보세요.
- 저는 네 살 때 익혔다고 하는데 어떻게 익혔는지 모르겠어요.
- 한 여섯 살이면 다 배우지 않아요? 기분이 어땠는지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도 글자를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이름도 못 썼다고 해요.
- 에이, 선생님이요?

․그때는 거의 그랬어요. 그래도 학교만 들어가면 글자를 금방 배우게 되죠. 여러분도 이렇게 어린 나이에 한글을 배웠으니 한글이 쉽긴 쉬운 글자인가 봐요. 외국인 경우는 어른이 되어도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해요. 우리가 이번에 이야기를 나누어 볼 책 『초정리 편지』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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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소감이 어땠나요?
- 재미있었어요.
- 정말 장운이가 세종대왕을 만났던 이야기인가요?
- 아니지, 작가가 쓴 이야기야.
- 옛날 글자가 재미있었어요. 지금과 다른 글자도 많이 있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다 눈병이 난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요? 세종대왕이 눈병 때문에 좋은 약수를 찾아 요양을 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주인공 장운이부터 만나볼까요? 장운이는 근심이 참 많은 아이인데 어떤 근심을 가지고 있었나요?
- 아버지가 아파요.
-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요.
- 또 어머니 약값 때문에 빚을 많이 졌는데 아버지 약을 사드릴 수가 없어요.
- 집이 가난해요.
-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은 거요.

․장운이가 만난 토끼눈 할아버지도 근심이 아주 많다고 하였습니다. 산처럼 물처럼 많다고 하였지요. 장운이가 근심이 무엇이냐고 여쭈어 보아도 빙긋 웃기만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토끼눈 할아버지의 근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였나요?
- 글자가 널리 퍼지지 않은 것이요.

․글자가 왜 널리 퍼지지 않은 것이지요?
- 신하들이 반대가 심하였어요.

․맞아요. 여러분이 알다시피 훈민정음이 만들어졌을 때 신하들의 반대가 심하였어요. 이제까지 자신들이 익히고 배워온 어려운 한자를 두고 새 글자를 익히라 하니 화도 났겠지요. 그 당시의 유명한 학자였던 최만리라는 분의 상소문은 아직도 유명한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에요.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자기네 문자가 따로 있던 나라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몽고라던가 여진이나 왜 같은 나라도 자기네 문자가 있지만, 모두 오랑캐 나라입니다. 우리가 그들처럼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작은 중국이라고 칭찬해 주었는데, 이제 우리의 문자를 만들면 우리도 오랑캐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중략…)
“만일, 훈민정음을 세상에 내놓으시면, 백성들이 한자 공부는 하지 않고 새 문자만 익히려 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옛 성현들의 글을 알지 못해 어리석어집니다. 사람들이 옛것을 멀리하면서 새것만 좋아하는 것은 골칫거리입니다.”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종대왕』 중에서

․최만리는 왜 한글창제에 반대했나요?
- 한글을 쓰면 오랑캐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 한글 때문에 옛 성현들의 글을 알지 못해 어리석어진다고 했어요. 번역해서 한글로 읽으면 되는데.

․그 생각은 못했나 봅니다. 그 당시에는 중국의 것들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조선을 다스리던 사상인 유교 또한 중국에서 온 것이니 중국을 아주 위대한 나라라고 여겼으니까요. 그럼 토끼눈 할아버지로부터 글자를 배우게 된 장운이는 글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였나요?
- 처음에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윤초시네 대문 앞에 써진 글자와 다르다고 했어요.
- 신기하다고 했어요. 글자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고 했어요.

․여러분은 한글이 어려운가요?
- 아니요. 한글이 뭐가 어려워요. 어려운 글자도 있지만 몇 개 안되고. 그 한글로 공부하는 게 어렵지요.

․장운이가 글자를 배우게 되면서 장운이의 생활에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는데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요?
- 쌀이 생겼어요.
- 맞아, 하하. 그게 제일 좋다.
- 토끼눈 할아버지와 쪽지처럼 짧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었어요.
- 자기가 배운 것을 적어서 잘 배울 수 있었어요.
- 헤어진 누나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어요.
- 난이가 적어준 약초 사용방법으로 상수를 치료해 줄 수 있었어요.
- 흙바닥 훈장이 되었어요.
- 아, 그러고 보니 흙바닥 훈장 때문에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서 세종대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구나.

․와, 글자를 안다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일이 생겼는데 여러분은 장운이가 글자를 알게 되면서 생긴 일 중에서 어떤 일이 제일 좋았나요?
- 누나와 편지를 주고 받은 것요. 멀리 있는데 못 만나서 소식도 모르는데 편지를 받을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었어요.
- 아무래도, 세종대왕을 다시 만난 것이지요.

“네가 뭐 글자를 안다고? 쯧쯧, 말세군.천한 것들까지 글 배우겠다 난리라니.” (약재영감)
“비석이나 공덕비 같은 건 글을 알아야 맡을 수 있지. 그러니까 점밭 아저씨 같은 사람이 특별하다는 거야. 비석 글을 뭐 돌 깨는 기술만 가지고 새길 수 있겠냐?”
“네 사정 어렵다고 아저씨가 좀 봐주는 모양인데, 그래 열심히 해 봐라, 잘만 하면 노비출신이라도 축대나 계단 기술자 정도는 안 되겠냐?“ (상수)

․이 두 사람의 말을 보면 그 당시 글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 글자는 가난하고 노비 출신의 사람들은 배우면 안된다고 생각하였네요.
- 장운이처럼 가난한 사람이 글자를 배운다고 왜 말세지?
- 상수도 글자를 안다고 잘난 척을 하는 것 같아요.

․장운이는 누이와 토끼눈 할아버지와 헤어진 후 돌 깎는 일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양으로 가게 되었는데 장운이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합니다. 여러분이 장운이였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지, 왜 그런지도 이야기해 봅시다.
- 저는 가겠어요. 난이와 오복이 형이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가서 돈을 벌고 와서 아버지 약을 사서 치료를 해드리는 것이 나으니까요.
- 저도 가겠어요. 자신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아버지 때문에 못 하면 아버지가 너무 미안해하실 것 같아요.
- 저는 못 갈 것 같아요. 아버지가 화장실도 혼자서 못 가시고, 밥도 못 하시는데, 기회는 다음에 또 온다고 생각해요.

․한양에 간 장운이는 흙바닥 훈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자기가 배운 한글을 여러 석수들에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에요.

․장인이는 연꽃을 정성껏 파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연꽃 잎 하나가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장운이는 슬프고 화나고 절망하였습니다. 점밭 아저씨는 이런 장운이를 보고도 아무 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처음에 아저씨가 하신 말씀 중에 시작하면 책임도 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돌을 조각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좀 서운하지 않을까? 상황만 보면 누가 그 연꽃 확을 깨뜨렸는지 알만도 한데.
- 친척이라고 봐준 것은 아닐까?
- 점밭 아저씨는 누가 했는지 알고 있지만 그것도 장운이 책임이라고 했어요. 미움을 못 풀어 주었으니까요.

․이때 여러분이라면 연꽃잎을 어떻게 하였겠나요?
- 다시 작은 연꽃으로 파면 안될까…….
- 깨진 연꽃잎 위에 청개구리가 앉은 걸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 다른 돌로 쪼개서 붙일래요. 단단한 접착제로.

․장운이는 토끼눈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장운이에게 ‘네 근심을 네가 덜어주었구나’라고 하였습니다. 앞 부분에서도 장운이에게 ‘너와 네 누이가 내 근심을 많이 덜어주었구나’라고 하셨지요. 장운이가 덜어 준 세종대왕의 근심은 무엇이었나요?
- 세종대왕의 근심은 새 글자를 널리 알리는 것이었는데 장운이가 여러 사람에게 글자를 알려 주었어요.
- 또, 글자가 잘 사용될지 안 될지 몰랐는데 잘 사용되는 것을 알았어요.

․여러분도 지금 세종대왕의 근심을 아주 많이 덜어주고 있는 사람들이랍니다.

열매맺기

․처음 만들어진 한글의 자모를 써봅시다. 지금과 다른 글자, 지금은 쓰지 않은 글자도 있을거예요. 세종대왕 시대에 썼던 글자 중에서 잘 모르거나 지금과 쓰임이 다른 글자가 있으면 찾아 보세요.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제정한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르면, 한글은 자음(子音) 14자, 모음(母音) 10자, 합계 24자의 자모(字母)로 이루어져 있다. 1자 1음소(一字一音素)에 충실한 음소문자(音素文字)인 이 한글 자모 24자는 훈민정음 28자 가운데서 󰡐 ․, ᅀ, ᅙ, ᅌ󰡑의 네 글자가 제외된 24자인데, 그 중 ․, ᅀ, ᅙ의 세 글자는 음운변화(音韻變化)의 결과 그 음(音)과 함께 문자로 쓰이지 않게 된 것이며, ᅌ은 현대국어의 받침 󰡐ᄋ󰡑 속에 음가(音價)는 남아 있으나 글자는 쓰이지 않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ᅌ󰡑자는 󰡐ᄋ󰡑자에 합류된 셈이다.
* 참고로 ‘ ․, ᅀ, ᅙ, ᅌ’는 순서대로 아래아 / 반치음 / 여린히읗 / 옛이응이라고 읽는다.

▶ 옛이응 ᅌ: 이 옛이응은 원래 소리가 나는 글자가 아니에요. 세종대왕께서는 모든 글자가 처음소리(초성), 가운데 소리(중성), 마지막 소리(종성)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하셨어요. 예를 들어 보면 종이라는 글자를 보면 ‘’ㅈ‘은 초성, ’ㅗ‘은 중성, ’ㅇ‘은 종성인데 ‘일’이라는 단어를 보면 ‘ㅣ’에 ‘이’라는 소리가 벌써 들어 있지요. 그렇다고 ‘’이라고만 쓰면 글자가 이상하니까 그 앞에 ‘ㅇ’을 그려 넣어서 모양을 만들어준 거예요. 그래서 세종대왕 시대 글자를 보면 받침 ‘ㅇ’은 꼭지 있는 이응으로 되어 있는 거예요. 나중에 두 개의 모양이 그냥 ‘ㅇ’ 하나로 합쳐진 거랍니다.

▶ 반치음(ᅀ): ‘ㅅ’과 ‘o'의 가운데 소리라고 전해집니다. 여우, 동생을 가리키는 아우라는 말의 ’우‘가 예전에는 이 소리로 발음되었다고 해요.

※ 아이들과 함께 반치음 소리를 찾아 ‘ㅅ’과 ‘o' 소리를 내보았습니다.
- 잘 안된다.

▶ 아래 아 : ‘ㅏ’와 ‘ㅗ’의 가운데 소리라고 합니다. 한 번 내보세요.
- 그런데 왜 이런 글자들이 사라졌어요?

․글자에도 모두 생명과 역사가 있는 것이라서 소리내기 어렵거나, 혹은 비슷한 소리들은 하나의 소리로 합쳐지기도 하는 것이랍니다.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 그래도 그 소리가 궁금하다. 남아 있었으면 알 수 있었을텐데.

․여러분은 이 책을 읽으며 세종대왕이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 혹시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나요?
- 백성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백성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였는데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한글이 왜 백성들을 위한 글자라 하는지 한번 알아봅시다. 장운이와, 난이, 오복이, 누나 등 여러 등장 인물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참고하여 생각해 봅시다.

글을 알게 되면서 글을 몰랐더라면장운• 누나와 편지를 주고받아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 배운 것을 정리해서 오랫동안 잘 기억할 수 있었다.•누나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없어서 걱정이 많았을 것이고 누나가 돌아온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돌을 깨는 것을 배운 방법을 잊어버려서 혼이 났을 것이다.난이•들에 나는 약초의 이름과 효능을 잘 정리해 두었다.•약초 이름과 효능이 헷갈려서 잘 배울 수 없었을 것이다.덕이 • 장운이와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와 장운이에게 소식을 전할 수 없고, 고향 소식을 몰라 속이 상하였을 것이다.오복이• 덕이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다.• 덕이에게 편지를 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여러분은 한글을 배움으로써 어떤 혜택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 지겹긴 하지만, 일기를 쓸 수 있어요.
- 아, 문자 메시지!
-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 공부도 할 수 있어요.

․맞아요. 글자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요? 아마 이렇게 똑똑해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만일 세종대왕이 우리에게 한글을 선물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 어려운 한자를 공부하고 있었을 거예요.
- 일제시대에 일본어를 다 배웠다고 했으니 일본어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필리핀에서도 미국 식민지를 거치고 나니 영어를 많이 쓴다고 해요.
- 영어로 말하고 쓰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요. 자기 나라 말은 있어도 그것을 기록할 글이 없으니 자꾸 남의 나라 글을 가져다 쓰려고 했을 거예요. 그러다 보면 말도 사라졌을 거구요. 지금도 한 달에 2개 정도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답니다. 한글을 만든 사람들 뿐 아니라 우리의 말을 지킨 사람들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한글’로 바꾸고 한글보급 운동에 애를 쓰신 주시경 선생님 또한 우리에게는 참으로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자, 여러분! 독서토론을 다 하고 난 뒤 소감을 간단히 이야기해보세요.
- 세종대왕님 옆에 제가 있었다면 좀 더 친하게 다가섰을 것 같아요.
- 세종대왕 할아버지 덕분에 한글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 이렇게 이야기로 읽으니까 세종대왕님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한글을 만든 뜻을 헤아려볼 수 있었어요.

마무리

아이글

세종대왕께서 왜 근심이 그렇게 많았는지 이 책을 읽고 그것이 내 마음에 참 와 닿았다. 나는 그 동안 외래어를 우리말과 섞어 쓰고, 줄임말을 많이 썼던 일들이 참 많았다. 그래도 지금이나마 세종대왕의 그런 뜻깊은 걱정을 알고 그 일들을 후회하며 이제부터는 세종대왕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말을 아껴 써야겠다.
우리말은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말인데도 영어와 인터넷 용어 때문에 많은 글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들은 그냥 지나쳐 가는지 몰라도 세종대왕의 그 근심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꼭 알아야겠다. 어떻게 보면 한글을 반대하던 옛날보다 지금이 한글의 가치가 더 떨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한글이 없어진다면 알기 쉬운 한글을 놔두고 배우기도, 쓰기도 어려운 외국어를 다시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꼭 한글을 아껴 쓰고, 소중히 써야 한다. 앞으로 나도 외래어를 한글에 섞어 쓰지 않아야겠다.
- 이윤선(서울사대부초 4학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왜 만들었는지를 느끼고, 한글이 소외된 백성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보며 글쓰기로 수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여러 논술자료를 살펴보면 글과 말을 혼동하며 수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글 수업을 하고서 인터넷 용어나 요즘 유행하는 말을 가지고서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고 말을 아름답게 사용하자고 수업을 이끄는 것이지요. 위 학생의 글을 보면, 우리가 오늘 한 수업은 한글 창제의 의도를 파악하고 한글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수업이었는데도, 아이는 잠재의식처럼 외래어와 인터넷 용어 사용에 대한 죄책감을 글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사용해 온 고유한 의사소통의 도구였다면, 글은 그 말을 기록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언어는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말과 문자의 사용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 용어나 새로이 등장한 말들을 놓고서 언어파괴, 한글파괴라고 주장하는 예와, 새롭게 등장하는 인터넷 용어와 줄임말들이 한글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예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글의 역사를 보면 한글도 시대에 따라 소리가 사라지기도 하고, 소리나는 대로 적었다가, 말의 근원을 밝혀 적기도 하는 등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하였습니다. 인터넷 용어는 시대와 문명의 요구라면, 유행하는 말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온 시대 현상입니다.
수업을 할 때 자국말을 사랑하는 예로 중국을 예로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카콜라를 ‘加口加口’라고 쓰는 것을 예로 들어 외국어를 자신들의 말로 바꾸어 쓴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것은 ‘코카콜라’라는 말을 기록하여 뜻이 통할만한 음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은 시대적으로 변하고 새로 생기고 사멸되어 가는 것이고, 그것들을 기록하는 것이 문자입니다. 시대적으로 새로 생기는 말, 혹은 유행어, 인터넷 용어, 외래어 등에서 한글 오염을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한글순결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글은 좀 더 세계적으로 확산되어야 할 문자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한글만큼 유용한 문자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 스스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세계 여러 나라 말을 기록해 보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글이 하나의 문화상품이 되어 고유한 문자가 없는 민족에게 그들의 언어를 기록할 수 있는 문자가 되고, 디지털 시대에 또 하나의 문자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